[뉴스핌=백현지 기자] 전통적 안전자산인 금에 대한 투자심리가 위축된 지금이 오히려 투자할 적기라는 의견이 나왔다. 미국 금리인상이라는 리스크가 제거되면 반등에 나설 수 있다는 분석에서다.
12일 뉴스핌이 은행, 증권, 보험, 자산운용사 등 30개 금융기관을 대상으로 실시한 ′5월 글로벌 포트폴리오 전략′ 설문 결과 금에 대한 단기 투자의견은 '유지'가 20표로 압도적으로 많았다. 비중확대를 권고한 곳은 2곳에 그쳤다. 하지만 이들 2개 기관은 현재 금이 저가 매수라는 관점에서 접근할 만하다고 주장했다.
통상 금리가 상승하면 금가격은 하락한다. 기존에 미국이 연내 기준 금리인상에 나설 것이라는 소식은 금 가격 상승을 짓누르는 악재였다.
하지만 유가상승에 따른 인플레이션 기대심리가 나타나며 금의 인플레 헤지 매력이 높아지고 있다.
최근 글로벌 국채금리 상승에서도 주간 기준 금가격은 오히려 1.2% 상승한 것도 유가상승에 따른 인플레이션 기대심리 때문으로 풀이된다.
금 가격은 금리에 연동되지만 명목금리보다는 실질금리와 밀접하다. 실질금리는 '명목금리-물가상승률'인데 미국이 금리를 올리더라도 물가상승이 금리 상승분을 넘어서면 실질금리 상승폭이 제한돼 오히려 금가격에는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얘기다.
최근 인플레이션 기대감은 유가상승에서 비롯됐다. 현재 국제유가는 서부텍사스산원유(WTI)기준 60달러 턱밑에서 움직이고 있으며 2분기 중 60달러 중반까지 상승할 수 있다고 전망된다.
차은주 삼성생명 패밀리오피스 차장은 "미국 금리인상 속도가 늦춰지고 있다는 분위기 속에서 달러 강세가 둔화된다는 게 포인트"라며 "달러 강세가 이어지면서 미국 1분기 경제지표들이 둔화되면서 달러강세가 주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금 글로벌 주식시장 전체적으로 밸류에이션 부담이 크지만 돈이 많이 풀려있어 상대적으로 밸류에이션이 싼 원자재에 몰리고 있다"며 "하반기 미국이 금리를 인상해도 금 뿐 아니라 원자재 전반적으로 레벨업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리스 디폴트(채무불이행) 우려도 안전자산인 금가격 상승을 부추길 수 있다는 평가다. 그리스 정부의 채무 상환 일정은 6월 전후로 몰려있어 72억 유로를 수령하기 위한 재협상 기한은 6월말까지다.
인도와 중국의 금소비 증가도 기대되고 있다. 전세계 금의 50% 이상이 인도와 중국에서 소비되는데 웨딩시즌 돌입 등으로 금 세공품 수요가 늘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황병진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인도에서는 4~6월 결혼시즌의 금수요가 연간 금수요의 60%에 달한다"며 "중국도 금리인하를 단행하는 등 금 프리미엄이 오르고 있다"고 분석했다.
금에 투자하려는 투자자들은 금펀드, 금 상장지수펀드(ETF)뿐 아니라 HTS로 금 현물 매매를 할 수 있다. HTS에서 KRX금시장을 활용하면 실물거래 없이 계좌상으로 매매할 수 있다. 금에 투자하는 ETF로는 'KODEX골드선물', 'TIGER금은선물' 등이 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 따르면 지난 11일(현지시각) 국제 금시세는 온스당 1182.90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지난해 금시세는 현재 1200달러 아래서 움직이고 있다. 현재 1200달러 아래에서는 달러 조달금리가 금 조달금리보다 낮아지는 저가 매수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금펀드는 최근 1년 수익률이 -10.91%로 원자재펀드 전체 수익률 -12.67%를 소폭 웃돌았다. 하지만 연초이후 금펀드의 수익률은 1.06%로 돌아섰다.
다만, 미국의 금리인상이라는하락 리스크는 남아있다. 강유진 NH투자증권 연구위원은 "미 기준금리 인상 시기에 대한 컨센서스가 9월로 유지되고 있어 7~9월에 달러화 강세와 함께 (금)가격 하락 리스크가 커질 것"이라며 "중장기적으로 7월경 저가 매수전략을 가져갈만 하다"고 설명했다.
[뉴스핌 Newspim] 백현지 기자 (kyunji@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