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단 GAA 공정으로 수율 개선…전략 고객사 신뢰 확보
테일러 공장 첫 양산 제품, 테슬라 생태계 확장 발판
[서울=뉴스핌] 김정인 기자 = 삼성전자가 테슬라의 차세대 인공지능(AI) 반도체 'AI6' 생산을 맡으면서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경쟁력 강화의 전기를 마련했다. 첨단 2나노 공정을 기반으로 자율주행차를 넘어 로봇·데이터센터 등 다양한 응용 시장을 공략할 발판을 확보했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생산할 AI6는 테슬라가 자체 개발한 고성능 자율주행용 반도체로, 완전자율주행(FSD) 기능 구현의 핵심 부품이다. 기존 칩 대비 연산 능력과 전력 효율이 대폭 개선돼 2나노미터(nm) 공정이 적용될 예정이다. 특히 테슬라는 이 칩을 자율주행차뿐 아니라 휴머노이드 로봇 '옵티머스', 데이터센터, 슈퍼컴퓨터 등으로 활용할 계획인 만큼 삼성전자의 생산 물량도 향후 더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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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그룹 서울 삼성전자 서초사옥 삼성 깃발 [사진=뉴스핌DB] |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앞서 지난 27일(현지시간) 자신의 엑스(X, 옛 트위터)에 "삼성의 대형 텍사스 반도체 공장은 테슬라의 차세대 AI6 칩 제조를 전담할 예정"이라며 "이 전략적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고 밝힌 바 있다. 업계에서는 이를 두고 삼성이 단순 공급자를 넘어 전략적 생산 파트너로 격상됐다는 해석을 내놓는다.
◆ 첨단 공정 신뢰 확보…삼성이 잡은 전략 파트너십
특히 이번 협력은 삼성전자가 그동안 투자해온 초미세 공정 기술의 진보가 반영된 결과라는 평가가 나온다. 삼성전자는 게이트올어라운드(GAA) 구조를 적용한 3나노 공정의 수율을 최근 상당 수준 끌어올렸고, 자사 폴더블 신제품 갤럭시 Z 플립7에 엑시노스 2500(3나노)을 탑재하며 성과를 입증했다. 하반기부터는 2나노 공정 양산을 본격화해 엑시노스 2600과 AI6 칩을 생산할 계획이다. 업계에서는 최근 2나노 공정 테스트 수율이 30%를 돌파해 40%대 진입이 임박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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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 로고 [사진=로이터 뉴스핌] |
◆ 자율주행을 넘어 로봇까지…삼성의 확장 기회
AI6 칩은 기존 차량용 자율주행 반도체의 성능 한계를 뛰어넘어 테슬라가 구상하는 차세대 AI 생태계의 핵심으로 자리 잡을 전망이다. 단순히 완전자율주행(FSD) 구현을 위한 차량용 칩에 그치지 않고, 테슬라가 개발 중인 휴머노이드 로봇 '옵티머스'는 물론 데이터센터, 슈퍼컴퓨터 등 고성능 연산 환경에도 적용될 가능성이 크다. 특히 로봇·AI 인프라 분야는 테슬라가 사업 확장을 위해 집중 투자하는 영역으로, 삼성전자가 안정적인 2나노 공정 생산 능력을 입증할 경우 장기적·대규모 물량 확보로 이어질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이 이번 협력을 통해 자동차 산업을 넘어 로봇·클라우드 등 새로운 고부가가치 시장으로 발을 넓힐 기회를 잡았다"며 "2나노 공정 상용화가 이뤄지면 글로벌 빅테크의 대형 수요까지 흡수할 가능성이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kji01@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