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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시장 “대한민국 지방자치는 ‘미성년’ 수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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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지방자치 20주년, 광역단체장에게 듣다(서울특별시장편②) 일문일답(1)

[뉴스핌=이영태 기자] 박원순 서울특별시장의 뉴스핌 단독인터뷰는 지난 21일 <지방자치 20주년과 서울시장 4년> <서울시정> <복지 안전 일자리정책> <경제와 사회 일반> <남북관계와 대선출마 여부> <서울의 문화와 관광> 등을 주제로 진행됐다.

다음은 박 시장과의 인터뷰 일문일답이다.

박원순 서울특별시장이 뉴스핌과의 단독인터뷰에서 대한민국 지방자치와 서울시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사진=김학선 기자>
◆ 지방자치 20주년과 서울시장 4년

- 민선 지방자치 20주년을 맞아 한국 지방자치제도의 문제점과 성과를 평가한다면?

“대한민국 지방자치는 성년의 나이가 됐지만 현실은 여전히 ‘미성년’의 수준이다. 특히, 지방분권의 기초인 재정권, 자치조직권 모두 중앙에 예속된 상태다. 국세, 지방세 비율은 2:8인데 실질 업무 비중은 6:4로 권한과 책임이 역행하는 재정구조가 20년째 이어지고 있고 부시장은 물론 국장 한 명 늘리고, 실·국·본부 신설하는 것도 행정자치부 허가 없이는 불가능한 게 현실이다. 이런 여건에선 시민과 가장 가까운 곳에서, 현장 밀착형 행정으로 시민의 행복을 도모하는 진정한 지방자치의 꿈은 영원한 과제로 남을 수밖에 없다.
이에 서울시부터 제 살을 깎는 심정으로, 팔 다리를 잘라내는 심정으로 진정한 자치분권을 솔선하기로 결단했다. 지금 자치구는 당장 기초연금, 보육료도 편성 못할 정도로 재정이 열악한 만큼 조정교부금을 인상(21%→22.78%)해 내년부터 총 2862억원(구별 평균 119억)을 추가 이양할 계획이다. 이렇게 되면 자치구가 적어도 기본경비는 100% 충족할 수 있게 된다.
이제는 중앙정부가 답할 차례다. 현 11%의 지방소비세 세율을 20%로 인상하고 복지 사업 국고부담 상향, 국세 지방세 이양으로 지역의 잠재력을 높이고 이를 통해 국가경쟁력을 키워가는 윈윈의 협력이 이뤄지도록 건의할 것이다.”

- 박 시장은 청계천 복원이나 세빛섬과 같이 눈에 보이는 토목이나 건설정책은 하지 않겠다는 입장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선 시민들이 확실히 체감할 수 있는 ‘박원순표 정책’이 뭔지 잘 모르겠다는 지적도 있는데?

“토목, 건설 정책은 도시의 골격을 완성하는 중요한 사업이다. 토목, 건설 정책을 하지 않겠다고 한 적도 없거니와 토목, 건설 정책 없이 천만 시민의 서울을 유지해 갈 수도 없다. 실제로 지금 서울시에선 서울역7017 프로젝트, 세운상가 도시재생사업, 영동권 마이스 산업지구나 창동․상계 신경제중심지 조성사업 등 서울의 10년 후, 100년 후를 풍요롭게 할 토목, 건설 사업들이 진행 중이다.
단, 도시의 변화를 이처럼 토목, 건설과 같은 눈에 보이는 사업만으로 평가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 시민의 삶을 근본적으로 개선해 나가기 위해선 토목, 건설과 같은 하드웨어적 변화와 함께 복지, 환경 등의 소프트웨어적 과제, 공직 혁신, 재정 건전성 확보 등 도시 전반의 체질 개선이 동반돼야 한다고 본다.
채무 7조원 감축과 공공임대 8만호 공급을 동시에 이룬 일, 지하철9호선 재구조화로 3조2000억원 혈세를 아끼고 비정규직 직원 7000명을 정규직으로 전환하고 ‘박원순법’으로 공직사회의 신뢰를 탄탄히 구축해 가는 등 이전과 달리 보이지 않는 행정의 중요성을 강조, 실천하는 이유다.”

◆ 서울시정

- 2011년 출마할 때 구호가 ‘내 삶을 바꾸는 첫 번째 시장’이었는데 4년 지난 현 시점에서 서울시민들의 삶이 바뀌었다고 생각하는지?

“그건 시민들에게 물어보셔야지. 최선을 다했는데 시민 각자가 느끼는 게 다를 테니까. 서울시 청사에 산하 투자기관, 근무하는 사람 중 7000여 명 정도가 환경미화원, 경비, 경호 방호, 이런 일에 종사하시는 분들이 비정규직에서 정규직으로 전환됐다. 비정규직에서 정규직이 된다는 것은 인생의 안정성이 담보된 것이다. 이것이 한 인간에게 주는 큰 변화가 있다고 생각한다. 서울시립대 반값등록금이 화두였는데 서울시는 딱 실천했다. 학생들이 알바 시간 뺏기지 않고 스스로 공부할 수 있는 시간, 사회 공헌할 시간을 온전히 얻게 된 것이다. 이런 식으로 곳곳에 그런 변화가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너무 거대한 눈에 보이는 변화만이 아니라 각자의 삶 속에서 작은 변화, 자기 마을 속의 변화, 자기 삶의 변화가 참으로 소중한 게 아닌가. 옛날에는 과거에는 거대한 하드웨어가 변화하는 사회였다면 지금은 삶의 질과 자신의 행복에 있어서 작은 변화들이 훨씬 소중한 시대가 됐다. 하드웨어 시대에서 소프트웨어 시대, 외관의 변화 보다는 내면의 변화가 중요한 시대가 됐고 서울시가 그런 것을 열심히 잘해온 것이 아닌가 자평하고 있다.”

- 서울시가 추진해온 동북아시아 금융허브 추진 계획은 어느 정도 진척됐는지?

“지난 번 영국 이코노미스트에 따르면 서울이 뜨는 금융도시 7위에 랭크됐다. 그런 걸로 보면 세계 도시 중 괜찮은 금융도시로 평가받고 있는 것이긴 한데 저는 불만이 많다. 우리가 대한민국의 금융이 서울에 집중돼도 상해, 동경 이런 도시들과 경쟁하기가 만만치 않은데 거래소는 부산 가 있고, 흩어져서 문제가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위안화 결제 도시 중 하나로 서울이 지정됐다. 이런 것 잘 활용하고 지금 여의도에 IFC가 많이 비어있긴 한데 차츰 채워갈 생각이고, 여러 가지 금융과 재정의 중심도시로서 여러 가지 구상을 하고 있다. ‘지방에 간 기관들을 서울에 합동사무소를 두자’ 이런 거나, 영국의 핀테크 산업단지가 있는데 ‘레벨39’라는 기관이 서울시와 함께 지금 IFC에다가 핀테크 산업 센터를 만들고 있다. 이런 걸 통해서 서울의 금융발전을 이끌고 있다.”

- 서울시는 최근 잠실~서울역~마곡지구를 큰 축으로 MICE(기업회의·Meeting, 포상관광·Incentive trip, 컨벤션·Convention, 전시·Exhibition를 통틀어 말하는 서비스산업의 약자) 산업시설을 포함한 개발마스터플랜을 발표했다. MICE 산업에 관심을 갖게 된 이유와 필요하다고 판단한 이유, 예상되는 경제적 효과는?

“MICE 관광객이 서울에서 쓰고 가는 돈은 일반 관광객의 몇 배다. 지난 경제 위기에서도 MICE 산업만큼은 유일한 무풍지대였을 정도로 MICE는 도시 경제를 지탱하는 미래형 핵심 먹거리 산업이다. 게다가 MICE에서 공유되는 최신정보와 기술은 서울형 창조경제의 기초자원이 될 수 있고 마이스 때문에 서울을 찾는 외국인들은 대부분 자국에서 어느 정도 사회적 영향력을 갖는 오피니언 리더들이다.
이에 서울시는 MICE를 서울형 창조경제의 핵심산업으로 지정하고 MICE 유치를 위한 사전분석부터 유치 후 맞춤형 지원책까지를 담은 ‘2015 MICE 육성정책’을 추진 중이다. 그 결과 서울은 (2013년 기준) 싱가포르, 브뤼셀, 비엔나에 이어 세계에서 4번째로 국제회의가 많이 개최되는 도시가 됐고, 관광분야 최고 권위의 여행지인 비즈니스 트래블러지에서 수여하는 ‘최고의 국제 비즈니스 미팅 도시’상을 3회 연속 수상하는 등 국제행사 개최로서의 매력을 인정받고 있다.
그럼에도 부족한 MICE 인프라는 서울시가 극복해야 할 과제다. 이에 코엑스와 현대차그룹이 매입한 강남의 한전부지, 잠실종합운동장을 MICE 복합단지로 조성하는 한편, 서울역 북부역세권, 마곡지구에도 호텔‧회의장 등 마이스 관련시설을 확충해 서울을 향한 마이스 수요를 적극 흡수해 나갈 계획이다.”

- 올해 상반기에 발표할 예정이던 '한강 개발 마스터플랜'이 늦어지고 있다.

“한강은 우리의 문화재급 보물이다. 한강이 살고, 살아난 한강이 다시 사람을 부르고, 관광을 불러일으킨다면 바야흐로 ‘제2의 한강의 기적’을 이뤄낼 수 있다. 이 같은 공감대 아래 작년 9월 한강개발 TF를 결성해 근 1년에 걸친 논의를 진행해 왔다. 그 결과 한강의 자연성 회복, 재해예방, 관광자원화, 도시계획적 잠재력을 통합적으로 반영한 한강 개발의 큰 그림이 완성된 상태로 늦어도 이달 말에는 구체적 안을 발표할 계획이다.”

- 지하철 9호선은 ‘지옥철’로 불리고 서울시내 버스와 지하철 등 대중교통 요금이 인상된 데 따른 불만의 목소리가 높은데?

“안전하고 편리한 대중교통으로의 혁신이 서울 교통 문제 해결의 핵심이다. 이에 지금 서울시는 집 앞 5분 거리의 도시철도 시대를 목표로 촘촘한 도시철도망 구축에 착수했다. 특히 시민들의 안전하고 편리한 대중교통 이용을 운행을 위해 노후전동차 교체, 9호선 조기 증차 등을 추진 중이다.
단, 대중교통 요금이 운행 원가를 밑돌고, 무임승차 요금 보전이 되지 않으면서 대중교통 운행 적자가 축적돼 대중교통 개선을 위한 재정적 여력을 갖고 있지 못한 상태다. 지난 6월 불가피하게 요금 조정을 단행해야 했던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에 서울시는 대중교통 체질 개선을 위한 자구적 노력과 함께 무임승차 요금 보전을 비롯한 9호선 증차 비용에 대한 중앙정부의 지원을 지속적으로 요청 중이다. 동시에 빅데이터를 활용해 올빼미버스와 같은 교통 혁신을 성취했듯, 재정 차원의 접근 방식을 넘어선 대중교통 혁신의 길을 찾아갈 것이다.”

- 강남구 삼성동 한국전력 부지 공공기여금 1조7000억원의 사용을 놓고 강남구의 반발이 거세다. 삼성동 옛 서울의료원 부지 매각을 위한 공개입찰에 대해서도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헐값 매각’과 ‘기업 특혜’라는 비판이 일고 있는데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

“(삼성동) 국제교류복합지구는 국가경쟁력 강화를 위한 사실상 범국가적 아젠다로 지역의 이해를 넘어 공존‧상생의 개념으로 접근해야 할 문제다. 무엇보다 이 사업으로 탄천변 개발, 잠실종합운동장 리모델링이 이뤄지면 강남구 주민의 삶의 질 개선에 크게 기여할 것이다. 특히 이 일대에 투자와 소비, 일자리가 몰리면 그 자체가 지역경제에 어마어마한 효과로 돌아올 것이다. 나아가 국제교류복합지구 조성으로 이 일대에 집중될 투자, 소비, 일자리 효과까지 감안한다면 강남구에서는 충분히 협력해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서울의료원 부지 매각 역시 마찬가지다. 이 부지가 가진 재산 가치를 넘어 국제교류복합지구라는 큰 구상 아래 이 부지가 제대로 활용되려면 민간자본의 투자와 창의력이 필요하다는 판단에 공개입찰 매각을 결정한 것이다. 이에 서울시에선 매각에 앞서 의료원 부지에 대한 용도를 지정, 국제업무‧MICE 지원공간으로 개발을 유도하도록 지구단위계획 세부 개발 지침을 마련하는 등 공공성 확보 및 계획적 활용을 위한 장치를 갖춰놓은 상태다. 또한 이 부지는 용도지역을 종 상향(제2종일반주거 → 준주거지역)해 시장가격이 반영된 주변 시세대로 공개 매각해 세수를 최대한 확보할 계획이다.”

[뉴스핌 Newspim] 이영태 기자 (medialyt@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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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대전망] '달러 시대의 느린 균열' [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 2026년 글로벌 자산시장 지형은 조용하지만 분명하게 바뀔 모양새다. 월가 주요 IB와 글로벌 운용사들이 제시한 내년 전망을 종합하면, 핵심 키워드는 ▲약해지는 달러 ▲강해지는 금 ▲제도권에 깊숙이 편입되는 코인 ▲전략자산으로 격상된 원자재로 압축된다. 기축통화로서 달러의 지위는 유지되지만, 각종 정책·재정·지정학 리스크로 인해 달러 의존도를 낮추는 '조용한 탈출(quiet hedging)'이 진행 중이라는 분석이다. [사진=퍼플렉시티 생성 이미지] ◆ 달러: 패권은 유지되지만 '천천히 새는 배' 2026년 달러를 둘러싼 큰 그림은 '완만한 약세' 흐름 속에서, 기축통화 패권은 유지하되 매력은 서서히 떨어지는 구조다. 여기에 연준의 금리 인하 경로, 주요국과의 금리 격차, 글로벌 성장·정책 리스크, 그리고 디달러라이제이션(de-dollarization, 탈달) 흐름이 겹치며 달러의 방향성을 좌우할 전망이다. 먼저 연준의 완화 경로를 살펴보면, 2026년 말 기준금리는 약 3%대 중반(3.4% 안팎)까지 내려갈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다만 최근 발언들을 종합하면 인하 속도는 초기 시장 기대보다 더 느리고 신중한 방향으로 조정되고 있어, 지나친 달러 약세를 막아주는 '하방 안전판' 역할을 하고 있다는 평가다. 둘째는 금리 격차다. 연준이 금리를 내리더라도, 정책금리는 유럽중앙은행(ECB)의 2%, 영란은행(BoE)의 2~3% 수준보다 여전히 높은 수준이 유지될 것으로 예상된다. 수익률 격차가 과거만큼 크지는 않지만, 달러 자산이 어느 정도 금리 메리트를 제공하는 만큼 "달러가 한 방향으로 급락하는 구도"까지 보긴 어렵다는 진단이다. 이 같은 상대 금리 우위는 2026년 내내 달러가 급격히 무너지는 것을 막는 완충장치로 작용할 수 있다. 셋째는 글로벌 성장과 정책 리스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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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P모간은 2025년 말 온스당 3,600달러대에서 2026년에는 4,000달러를 넘어설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고, 일부 프라이빗 뷰에서는 5,000달러 안팎까지 거론한다. 골드만삭스·UBS 등도 4,000~4,500달러 구간을 기본 밴드로 제시하면서, 구조적 강세장이 이어질 경우 5,000달러 돌파 가능성까지 열어두는 분위기다. 이 같은 '슈퍼 헤지' 논리는 세 축에 기대고 있다. 첫째, 중앙은행의 공격적인 금 매수와 디달러라이제이션 흐름이다. 러시아 준비자산 동결 이후 "제재로 묶이지 않는 준비자산"을 찾는 움직임이 강화되면서, 다수 중앙은행이 외환보유액에서 달러·유로 비중을 줄이고 금 비중을 늘리는 방향으로 서서히 포트폴리오를 바꾸고 있다. 둘째, 미국을 비롯한 글로벌 재정악화와 부채 누적이다. 천문학적 정부부채와 확대된 재정적자는 통화가치 희석 우려를 키우며 "법정통화의 거울"로서 금의 역할을 다시 부각시키고 있다. 셋째, 연준의 완화 전환과 약달러 구도다. 금리가 내려가면 무이자 자산인 금의 기회비용이 줄고, 달러 약세는 달러 표시 금 가격을 끌어올리는 이중 효과를 낳는다. 기관투자가들의 인식도 이를 뒷받침한다. 나티시스 설문에서 글로벌 기관의 3분의 2는 "2026년에는 금이 코인보다 더 나은 성과를 낼 것"이라고 답하며 금을 1순위 방어자산으로 꼽았다. 동시에 상당수 기관이 전통적인 60:40 포트폴리오 대신 인프라·부동산·원자재·금 등을 섞은 60:20:20 구조를 선호한다고 응답해, 금과 실물자산을 "인플레이션·재정·지정학 리스크가 겹친 시대의 전략자산"으로 재평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다만 IB들은 2025년 급등 뒤 2026년 일부 구간에서 단기 조정과 높은 변동성은 불가피하다고 보면서도, 조정이 나오더라도 "고점을 한 단계 올리는 조정"이라는 표현을 쓰며 중장기 방향성만큼은 강하게 위를 가리키고 있다. ◆ 코인: '대체 가치 저장 수단'...그러나 여전히 '실험 구역' 코인에 대한 월가의 시각은 한 줄로 "커진 건 맞지만, 아직은 실험 구역"이다. JP모간은 비트코인을 포함한 디지털 자산을 "달러에 대한 또 하나의 도전자"라고 부르면서도, 극단적인 변동성과 짧은 히스토리를 이유로 전략적 코어 자산이 아니라 위성(satellite) 성격의 위험자산으로 다뤄야 한다고 경고한다. 2024년 초 2조달러 수준이던 크립토 전체 시가총액이 2025년에는 4조달러 안팎까지 불어난 가운데, 규제 환경이 ETF·ETP 승인 등으로 제도권 친화적으로 바뀌며 비트코인을 '가치 저장 수단'으로 보는 시각이 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다만 실제 결제·상거래 규모는 여전히 수백억 달러 수준에 머물며, 일상적 화폐나 결제 인프라로서의 역할은 초기 단계라는 점이 반복해서 지적된다.​ UBS와 같은 보수적인 하우스는 이런 변화를 인정하면서도 "코인은 어디까지나 투기적 자산"이라는 입장을 고수한다. UBS CIO는 비트코인 변동성이 연 70~80% 수준으로 전통 자산 대비 현저히 높고, 70% 이상 급락하는 대형 조정이 여러 차례 반복된 탓에 포트폴리오의 전략적 축으로 편입하긴 어렵다고 본다. 대신 장기 잠재력을 믿는 투자자라면 "완전 손실이 나도 전체 계획이 흔들리지 않을 정도의 극소 비중으로, 장기 보유하는 전략" 정도만 고려하라고 조언한다. 반대로 SSGA나 모간스탠리, 반에크 등 디지털 자산에 우호적인 기관들은 비트코인이 전통 자산과의 상관관계가 낮고 장기 위험조정 수익이 높다는 점을 들어, 1~4% 수준의 소규모 전략적 배분이 포트폴리오 다변화에 기여할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는다.​ 기관 머니의 온도차도 뚜렷하다. 나티시스 2026 인스티튜셔널 서베이에 따르면 글로벌 기관의 36%는 향후 크립토 투자 비중을 늘릴 계획이라고 답하지만, 동시에 66%는 "2026년 성과는 금이 크립토를 이길 것"이라고 응답했다. EY·코인베이스가 2025년 초 실시한 설문에서도 응답 기관의 59%가 "AUM의 5% 이상을 디지털 자산에 배분할 계획"이라고 답해 성장 잠재력을 보여줬지만, 가장 큰 우려 요인으로 여전히 변동성과 규제 리스크를 꼽았다. ◆ 원자재: AI·에너지 전환·안보가 만든 '전략자산'의 귀환 2026년 원자재 시장은 더 이상 단순한 인플레이션 헤지가 아니라, AI·에너지 전환·안보 이슈가 맞물린 '전략자산'으로 재조명되고 있다. BNY멜론, JP모간, UBS, 냇웨스트, 피델리티 리포트는 접근법은 조금씩 다르지만, 공통적으로 원자재·에너지·전환 메탈에 구조적인 강세 요인이 집중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 BNY멜론은 AI 데이터센터 구축, 전력 인프라 확충, 에너지 전환과 함께 각국의 방위·인프라 지출이 향후 수년간 원자재 수요를 떠받칠 것이라고 본다. JP모간은 천연가스와 전력을 "AI 혁명의 병목(bottleneck)"으로 규정하며 가스 발전, LNG 프로젝트, 송전망 등에 장기 투자 기회가 많다고 짚었다. UBS는 구리·알루미늄 등 산업금속 비중 확대를, 냇웨스트는 희토류·전략자원이 '공급망 안보'와 직결되면서 지정학적 중요성이 커질 것이라고 제시하고, 피델리티는 구조적으로 높은 인플레이션 환경에서 실물자산·절대수익 전략이 전통 60:40 포트폴리오의 필수 보완재가 된다고 분석했다. 나티시스 설문에서도 기관투자가의 65%가 전통 60:40 대신 인프라·부동산·원자재·금 등을 섞은 60:20:20 구조가 2026년에 더 높은 수익을 낼 것이라고 답해, 원자재·실물자산을 '필수 축'으로 보는 인식 전환이 확인된다.​ 블룸버그NEF와 IEA 자료를 인용한 보고서들은 AI 데이터센터와 전력망 확충 수요만으로도 2030년까지 전 세계 구리 수요의 2~3%포인트 추가 상향을 가져올 수 있다고 추정한다. AI 데이터센터는 단일 시설당 수만 톤 단위의 구리와 막대한 전력을 소모하는 만큼, 이미 공급 부족이 우려되는 구리·은·희토류·갈륨 등 핵심 금속 시장에 추가적인 타이트닝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전기차·배터리·재생에너지 확대로 리튬·니켈·코발트 등 전환 메탈 수요가 2026년 한 해에만 30~40% 급증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어, 에너지 전환과 AI가 결합된 새로운 '미니 슈퍼사이클' 가능성이 거론된다.​ 인플레이션·무역·정책 측면에서의 환경도 원자재에 우호적이다. 모간스탠리 등은 미국·유럽에서 관세·보호무역 정책이 상수로 남는 한, 명목 물가가 2%를 상회하는 기간이 길어질 수 있다고 경고하면서, 과거 데이터상 인플레이션이 2%를 넘는 구간에서 원자재 상품 수익률이 평균적으로 기타 자산 대비 20%포인트가량 우위였다고 지적했다. 동시에 에너지 안보 우려와 탄소 규제가 섞이면서, 가스·LNG·원유·우라늄은 "절대 줄일 수 없는 베이스 에너지"로, 구리·알루미늄·리튬·희토류는 "에너지 전환을 위한 전략 금속"으로 포지셔닝이 재정의되고 있다. 이런 환경 속에서 월가 IB와 기관투자가들은 2026년 포트폴리오에서 원자재 비중을 한 단계 높이는 전략을, "달러·채권·전통 주식만으로는 감당하기 어려운 에너지·인플레이션·안보 리스크를 헷지하는 가장 실질적인 방법"으로 제시했다. kwonjiun@newspim.com 2025-12-15 0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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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대통령, 전재수 장관 면직안 재가 [서울=뉴스핌] 박찬제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11일 '통일교 금품수수' 의혹을 받는 전재수 해양수산부 장관에 대한 면직안을 재가했다. 대통령실 대변인실은 이날 오후 언론 공지를 통해 "이재명 대통령은 전재수 해양수산부 장관에 대한 면직안을 재가했다"고 밝혔다. [영종도=뉴스핌] 김학선 기자 = 통일교로부터 금품을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된 전재수 해양수산부 장관이 11일 오전 'UN해양총회' 유치 활동을 마친 후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을 통해 귀국해 입장을 밝힌 후 공항을 나서고 있다. 전 장관은 "직을 내려놓고 허위사실 의혹을 밝힐 것"이라고 밝혔다. 2025.12.11 yooksa@newspim.com 통일교 측으로부터 금품을 받았다는 의혹이 불거진 전 장관은 앞서 "장관직을 내려놓고 당당하게 응하는 것이 공직자로서 해야 할 처신"이라며 사의를 표명했다. 전 장관은 이날 오전 인천국제공항으로 입국하면서 기자들과 만나 '통일교 금품 수수 의혹'에 대해 "전혀 사실무근"이라면서도 사의를 밝혔다. 그는 "흔들림 없이 일할 수 있도록 제가 해수부 장관직을 내려놓는 것이 온당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전 장관은 의혹에 대해 "전혀 사실무근이고, 불법적인 금품수수는 단언컨대 없었다"며 "추후 수사 형태든지, 아니면 제가 여러 가지 것들 종합해서 국민들께 말씀드리거나 기자간담회를 통해 밝혀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 장관은 "(통일교 측으로부터)10원짜리 하나 불법적으로 받은 사실이 없다"면서 "600명이 모인 장소에서 축사를 했다는 것도 사실무근"이라고 반박했다. 앞서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지난 8월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으로부터 2018∼2020년께 전재수 당시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명품 시계 2개와 함께 수천만 원을 제공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면서 한일 해저터널 추진 등 교단 숙원사업 청탁성이라고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pcjay@newspim.com 2025-12-11 1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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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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