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 뉴스핌 홍우리 특파원] 중국 영화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는 가운데 인터넷기업들이 앞다투어 영화산업에 뛰어들고 있다. 영화제작에 투자는 물론, 직접 제작에까지 뛰어들면서 전통 영화업계에 판도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소득 수준 향상으로 문화소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중국 정부 또한 문화예술산업 발전을 적극 지원하면서 중국 영화시장은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현재 중국 영화시장 규모는 300억 위안으로 연평균 23%의 성장률을 기록하며 오는 2020이면 시장규모가 1000억 위안(18조5000억 원)까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박스오피스 수입은 올 들어 현재까지만 지난해 대비 48% 증가, 작년의 성장률인 32.3%를 가뿐히 넘어섰고, 중국 내 영화관 및 스크린 수도 매년 두 자릿수 성장을 이어가면서, 현대증권은 작년 기준 중국의 영화관 수는 전년대비 14%가 늘어난 5300여개, 스크린 수는 20.9% 늘어난 2만2000여 개에 달할 것으로 추산했다.
외국 투자은행들은 오는 2017년 중국이 북미를 추월해 세계 최대 영화소비시장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거대한 성장 가능성을 지닌 영화시장은 중국 인터넷기업들의 또 다른 각축장이 되고 있다.
가장 최근인 이달 11일, 턴센트는 본격적인 미디어 시장 진출을 위해 자회사 치어잉예(企鵝影業, 펭귄픽쳐스)를 설립했다. 치어잉예는 향후 턴센트의 인터넷 드라마 제작과 영화 투자·메니지먼트 업무를 전담하게 되며, 해마다 인터넷 드라마 8편을 제작하고 10-15편의 영화에 투자할 계획이다.
알리바바 자회사인 알리픽쳐스는 크라우드 펀딩 성격의 엔터테인먼트 투자펀드 위러바오(娛樂寶)를 통해 지난해 12편의 영화에 총 3억3000만 위안을 투자했다. 현재 모든 투자영화의 박스오피스 수익은 30억 위안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온라인동영상업체들 또한 동영상 재생에서 직접 제작 및 투자로 눈을 돌리고 있다.
러TV(樂視網, 러스왕)는 증자를 통해 48억 위안을 조달, 자금을 주로 콘텐츠 개발에 사용한다고 밝혔으며, 유쿠투더우(優酷土豆)는 산하 허이픽쳐스(合一影業)을 통해 이미 '절청풍운(竊聽風雲)3', '기약 없는 만남(後會無期)' 등 다수 영화를 제작했다. 유쿠투더우는 앞으로 매년 8편의 스크린용 영화를 제작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업계 전문가들은 중국 영화시장이 고속 성장기에 진입한 가운데 중국 모바일 인터넷 사용자 수가 1억 명을 돌파하면서 인터넷에서 우위를 점한 기업들의 투자 구미를 자극하고 있다며, 인터넷기업들의 영화 투자 및 콘텐츠 직접 제작은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신흥 경쟁자 부상은 전통 영화사에 상당한 충격을 줄 것으로 보인다.
중국 영화 배급사인 바오리보나의 위중(於冬) 회장은 "미디어 기업들은 스크린뿐만 아니라 TV·인터넷 드라마 수요 또한 만족시킬 수 있어야 한다"며 "인터넷기업들의 경쟁 가세 이후 콘텐츠와 인재 쟁탈전이 가열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뉴스핌 Newspim] 홍우리 기자 (hongwoori@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