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가 후원금 요청 이메일 둘러싸고 논란
[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도널드 트럼프 45대 미국 대통령 당선자를 반대하는 과격 시위가 미국 곳곳에서 벌어지는 가운데 그가 벌써 2020년 대선까지 욕심을 내고 있다는 의혹이 나왔다.
공식 취임조차 하지 않은 것은 물론이고 대선에서 승리를 거머쥔 지 불과 3일만에 이 같은 주장이 나온 것은 트럼프 캠프 측이 아직도 후원자들에게 자금 지원을 요청하고 있기 때문이다.
도널드 트럼프 <사진=디이차이징(第一財經)> |
11일(현지시각) 주요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 캠프 측은 대선 과정에 그를 후원했던 지지자들에게 추가 자금 지원을 요청하는 이메일을 보냈다.
소식통은 ‘감사합니다’라는 제목의 이메일의 하단에 ‘기부’라고 표시된 빨간색 버튼이 준비돼 있었다고 전했다. 후원금 모집의 목적과 의도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설명이 제시되지 않았다.
이 때문에 이메일을 접한 후원자들은 캠프 측이 대선이 마무리된 뒤 순수한 감사의 의미에서 보낸 것이 아니라 재정적인 목적으로 접근한 것이라는 데 의견을 모으고 있다.
뿐만 아니라 선거가 끝난 뒤 추가로 후원금을 요청하는 것은 지극히 이례적이라는 것이 정치권과 외신들의 반응이다.
미국 선거법에 따르면 후보는 선거가 종료된 이후에도 캠페인 과정에 발생한 부채를 청산하거나 재선을 준비하기 위한 자금을 모집할 수 있다고 명시하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지난 10월20일 기준 트럼프 캠프 측이 손에 쥐고 있던 현금은 1600만달러로 넉넉한 형편이 아니었다. 당시 부채 규모는 200만달러로 파악됐다.
부채가 보유하고 있던 현금에 비해 지극히 작은 규모였지만 선거 막판 ‘베팅’을 대폭 확대했을 경우 트럼프 당선자가 갚아야 할 빚을 일정 부분 떠안고 있을 가능성이 열려 있다.
트럼프 캠프 측의 재정 현황은 내달 8일 발표되는 보고서에서 확인될 전망이다.
정치권 전문가들은 이번 이메일에 대해 이해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캠페인법률센터의 브렌던 피셔 대표는 CNBC와 인터뷰에서 “트럼프 당선자는 선거 기간 중 1억달러의 사재를 선거 자금으로 내놓을 것이라고 수 차례 공언했지만 실제 기탁한 것은 6600만달러에 불과했다”며 “지지자들에게 추가로 후원금을 요청한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일부에서는 트럼프 당선자가 이미 2020년 대선까지 노리는 것일 수 있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그의 웹사이트에 일부 자금이 2020년 선거에 할애될 것이라는 내용이 명시된 데서도 이 같은 추측이 가능하다는 얘기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