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지은 기자] 시종일관 유쾌하다. 6명이 만드는 각기 다른 러브스토리가 지루할 틈 없이 관객을 홀린다. 한번쯤 들어봤을 히트 넘버들로 전 연령층의 귀까지 사로잡았다. 마치 휴양지 리조트에서 즐기는 디너쇼를 보는 듯 무한한 즐거움을 선사한다.
뮤지컬 ‘오! 캐롤’은 1964년 미국 플로리다 비치에 위치한 파라다이스 리조트에서 펼쳐지는 허비(남경주‧서영주‧서범석)와 에스더(전수경‧김선경‧임진아), 게이브(허규‧성두섭)와 로이스(안유진‧오진영‧이유리), 마지(임강희‧정단영), 델(정상윤‧서경수)의 사랑을 옴니버스식으로 보여준다.
공연은 오프닝부터 강렬하다. 1세대 뮤지컬 배우 남경주는 파라다이스 리조트의 공연 MC 허비로 완벽하게 변신했다. 남경주는 실제 본 공연 시작 전, 관객의 호응을 이끄는 MC역할을 톡톡히 소화했다. 여기서 최순실 게이트와 박근혜 대통령을 풍자하는 대사는 극 초반부터 관객의 시선을 잡아 끄는 데 일조했다.
미국 팝 아티스트 닐 세다카의 주크박스 뮤지컬인 만큼, 중장년층의 향수를 자극하는 넘버가 가득하다. ‘아이 에인트 허틴 노 모어(I ain't Hurtin' No More)’부터 젊은이들에게는 CF 광고 속에서, 혹은 영화에서 들어봤을 법한 ‘스투피드 큐피트(Stupid Cupid)’도 흘러나온다.
하나 아쉬운 점은, 1막에서 허비와 에스더의 비중이 다소 적다는 것. 노래보다는 재치 있는 ‘만담꾼’의 모습이 부각된다. 다만 그 자리는 델이 채운다. 능글맞은 연기와 뛰어난 가창력은 모든 아쉬움을 잠재우기에 충분하다.
모두가 알고 있는 닐 세다카 명곡은 2막에서 더 화려하게 터진다. ‘원 웨이 티켓 투 더 블루스(One Way Ticket To The Blues)’ ‘아이 머스트 비 드리밍(I Must Be Dreaming)’ ‘유 민 에브리싱 투 미(You Mean Everything To Me)’ ‘캘린더 걸(Calender Girl)’, 그리고 뮤지컬이 타이틀이자 닐 세다카의 최고 히트곡 ‘오! 캐롤(Oh! Carol)’까지 연달아 흐른다.
1막은 재미를 위주로 갔다면, 2막은 관객이 다 같이 즐길 분위기에 ‘감동 코드’를 적절하게 섞었다. 또 남경주가 부르는 ‘유 민 에브리싱 투 미’는 에스더에게 고백을 하는 부분에서 사용되는 넘버지만, 관객에게 진한 울림을 선사하는 곡이기도 하다.
‘오! 캐롤’에서는 가장 눈여겨볼 부분은 무대에 오르는 주인공들의 각기 다른 사랑이야기다. 그러다보니 2시간이 넘는 공연에서 마치 영화 ‘러브 액츄얼리’를 보는 듯한 달달한 기분이 들기도 한다. 하지만 6명의 주인공이 자신의 얘기를 무대 위에서 풀어내다보니 비중이 골고루 배분되지 못한 점은 조금 아쉽다.
뮤지컬 ‘오! 캐롤’은 오는 2017년 2월 5일까지 광림아트센터 BBCH홀에서 공연을 이어간다. 미취학 아동이 제한된다.
[뉴스핌 Newspim] 이지은 기자 (alice09@newspim.com)·사진=쇼미디어그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