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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황세원 기자] 2017년 정유년(丁酉年), ‘붉은 닭의 해’. ‘푸른 닭의 해’로 불렸던 12년전 2005년 을유년과 비교해 오늘의 중국 경제는 얼마나 달라졌을까. 신기술의 발전, 부동산시장 성장, 경제규모 변화 등 다양한 측면에서 12년간 중국경제는 상전벽해의 발전상을 나타냈다.
2005년 을유년에서 2017년 정유년에 이르기까지, 지난 12년간 중국의 경제규모는 약 8배가 불어났고 선전(深圳)의 부동산 가격은 10배나 치솟았다. 당시에는 아무도 생각지도 못했던 새로운 기술이 보급되면서 신(新)경제이익도 창출했다.
대표적인 사례가 중국의 모바일 세뱃돈으로 알려진 ‘훙바오(紅包)’다. 올해 춘제(春節, 설)연휴 기간 텐센트 웨이신(微信, 중국판 카카오톡)을 통해 발송한 훙바오는 142억건으로 웨이신 사상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특히 올해에는 ‘위치기반서비스(LBS)+증강현실(AR)’기능의 신개념 훙바오 서비스가 출시, 해를 거듭할수록 진화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러한 훙바오 문화는 지금이야 춘제연휴 이후 자연스럽게 접하는 소식 중 하나가 됐지만, 12년전만해도 상상조차 못할 일이었다. ‘훙바오’는커녕 모바일인터넷의 개념조차 생소했고, 최근 중국 내 차세대 신기술로 주목받는 AR, 증강현실(VR) 등 신기술은 더욱 그러했다.
중국 대표 ‘인터넷공룡’이자 ‘IT기술의 역사’라 할 수 있는 텐센트만 놓고 봐도 12년 중국 신기술 발전상을 체감할 수 있다.
중국 유력매체 왕이차이징(網易財經)에 따르면 텐센트의 순이익은 2005년 연간 5억위안(약 839억원)에서 2016년 3분기 기준 305억위안(약 5조1200억원)으로 60여배 이상이 증가했다.
양호한 실적 향상으로 텐센트의 주가는 ‘고공행진’했고 시가총액은 늘어났다. 2005년 2월 14일 기준 텐센트의 시가총액은 88억홍콩달러(약 1조3000억원)에 불과했지만 그로부터 12년후인 2017년 2월 1일에는 무려 약 200배가 증가하며 시가총액 1조9579억홍콩달러(약 289조원)를 기록했다.
시총규모로만 보면 중국 4대은행이자 글로벌은행 브랜드가치 1위업체 궁상(工商)은행을 비롯해, 시노펙, 차이나모바일 등 중국 대형 국영기업을 넘어섰다. 중국 내 신기술산업과 '국영기업 천하' 전통산업의 역전된 위상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 부동산투기 12년전처럼 활개, 가격 약 10배 급등
중국 내 산업판도가 재편된 것과 달리, 12년전이나 지금이나 똑같은 게 있다. 바로 ‘부동산 투기 열풍’이다.
2005년 중국 상하이, 선전 등 주요 도시 부동산 가격은 투기열풍 속에 급등세를 거듭했다. 이에 중국당국은 부동산정책의 일환인 ‘궈바탸오(國八條)’를 발표하고 부동산대출금리혜택을 폐지하는 등 일련의 조치를 취했다. 뿐만 아니라 7개 주요 정부기관(중국국가발개위, 교통운송부, 상무부, 위생부, 감찰부, 농업부, 국가지적재산국)이 ‘부동산가격 안정화를 위한 관련 문건’을 공동으로 발표, 전례없이 강력한 부동산 안정화 정책을 시행했다.
2005년 중국의 부동산가격이 투기열풍으로 급등했다고는 하나, 지금과 비교해보면 상대적으로 수용가능한 범위에 있었다. 아무리 12년의 시간이 흘렀다지만 최근 중국의 부동산 가격을 보면 올라도 너무 올랐다는 의견이 많다.
실제 2005년 1분기 상하이시 주택 거래평균가는 제곱미터당 1만위안(약 168만원), 시내 중심지 매물가는 제곱미터당 2만위안(약 335만원) 수준이었다. 당시 중국당국의 강력한 부동산정책이 시행되면서 하반기 이후 가격 급등세가 완화됐고 상하이 황푸(黃埔)구 매물가는 당해 연말기준 제곱미터당 1만6000위안(약 268만원) 수준까지 하락했다.
최근 상하이통계국이 발표한 통계자료에 따르면 2017년 1월 기준 상하이 중심지 매물가는 제곱미터당 12만위안(약 2013만원) 수준이다. 12년전과 비교하면 무려 7배 이상이 상승했다.
중국 주요 도시의 부동산가격 폭등은 비단 상하이지역만의 현상은 아니다. 또 다른 중국 대도시인 선전난산선전완(深圳南山深圳灣) 부근 신규 매물가는 2005년 제곱미터당 8000위안(약 134만원)에 불과했지만, 2017년 1월 기준 9만위안(약 1509만원)으로 상승하며 10여배 이상 뛰었다.
중국의 부동산 시장이 급격히 성장하면서 굵직한 공룡기업이 출현한 점은 주목된다. 2005년만해도 상대적으로 규모를 갖춘 중국 부동산기업은 완커(萬科)가 거의 유일했다. 당시 완커는 업계 최초 매출 100억위안을 돌파하며 동종업계 최고 선망의 대상이 됐다.
12년이 지난 지금, 중국에는 완커를 비롯해 헝다(恒大), 비구이위안(碧桂園) 등 몇몇 대형 부동산업체가 출현하며 업계를 장악하고 있다. 이들 3사 매출은 평균 3000억위안(약 50조원) 이상으로 주당 평균 매출로 단순히 추산해도 규모가 200억위안(약 3조3500억원)에 달한다.
한편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2016년 중국 GDP는 11조3900억달러로 2005년 대비 약 7.7배가 증가했다. 세계 최강국인 미국과 비교 시 중국의 GDP 수준은 2005년 미국의 13.5%에서 2016년 61.2%로 상당부분 따라잡았다.
12년간 중국경제가 ‘덩치’만 불어난 것은 아니다. 2010년 중국의 제조업 산출량은 전세계 19.8%를 차지, 중국은 110년 이상 ‘왕좌’ 자리를 지켜온 미국을 제끼고 ‘세계 1위’에 당당히 올라섰다. 현재 중국은 자동차, 선박, TV, 냉장고, 에어컨, 스마트폰 등 주요 제조업 분야에서 생산량 기준 글로벌 1위를 기록하고 있다. '붉은 닭의 해' 2017년, 새로운 도약기이자 성장전환기를 맞은 중국이 향후 12년간 어떠한 경제성과를 이룰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뉴스핌 Newspim] 황세원 기자 (mshwangsw@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