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약값 인하 계획을 밝히면서 제약주가 가파르게 떨어진 가운데 뉴욕증시가 내림세를 나타냈다.
투자자들이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인상 여부를 지켜보며 관망하는 가운데 주가는 완만한 조정을 이어가는 모습이다.
월가 트레이더 <출처=블룸버그> |
7일(현지시각) 다우존스 지수가 29.58포인트(0.14%) 하락한 2만924.76에 거래됐고, S&P500 지수는 6.92포인트(0.29%) 내린 2368.39를 나타냈다. 나스닥 지수는 전날보다 15.25포인트(0.26%) 떨어지며 5833.93에 마감했다.
주요 지수가 이틀 연속 하락한 것은 1월 이후 처음이다.
새로운 주가 상승 동력이 부재한 가운데 연준의 이달 금리인상 가능성이 투자 심리를 압박하는 양상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10일 발표되는 2월 고용 지표에서 시간당 평균 임금 상승률이 단기적인 주가 흐름에 커다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트윗을 통해 약값 인하를 유도할 뜻을 밝혔다. 주요 외신에 따르면 그는 제약업계의 경쟁을 촉진하기 위한 새로운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고, 이를 통해 약값이 크게 떨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대통령 선거 기간 이후 거듭해서 약값에 관한 문제를 지적한 그가 다시 한 번 비판적인 목소리를 내자 관련 종목이 일제히 급락하며 민감하게 반응했다.
다음주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과 역시 투자자들을 긴장하게 하는 부분이다. 국채선물 시장은 이달 금리인상 가능성을 90%로 반영하고 있다.
테미스 트레이딩의 마크 케프너 이사는 마켓워치와 인터뷰에서 “주식시장이 조정 양상을 보이고 있다”며 “투자자들은 고용 지표와 연준 회의를 포함한 이벤트를 앞두고 관망하는 모습”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시장 전문가들은 추세적인 하락을 우려할 시점이 아니라는 데 의견을 모으고 있다. 프랭크 카펠렐리 인스티넷 이사는 “S&P500 지수가 사상 최고치 대비 1.4% 떨어졌을 뿐”이라며 “과격한 하락을 예고하는 적신호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퀸시 크로스비 푸르덴셜 파이낸셜 전략가는 CNBC와 인터뷰에서 “임금 상승률이 이번 고용 지표의 하이라이트가 될 것”이라며 “지표가 시장 기대치를 부합시키면 이달 금리인상이 확실시된다”고 전했다.
경제 지표는 부진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무역적자 축소에 사활을 거는 가운데 상무부가 발표한 1월 무역수지 적자가 전월에 비해 9.6% 늘어나며 485억달러를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2012년 3월 이후 최고치에 해당한다.
섹터별로는 아이셰어 나스닥 바이오테크놀로지 상장지수펀드(ETF)가 1% 이상 떨어졌고, 밸리언트 제약이 5% 이상 급락했다. 엘라이 릴리가 1.3% 떨어졌고, 알러간과 엔도 인터내셔널이 각각 1%와 4% 선에서 하락했다.
이 밖에 패션 유통업체 마이클 코어스가 4분기 실적 호조에 2% 이상 뛰었고, 딕스 스포츠 구즈는 실적 악화로 8% 이상 폭락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