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장기 강세장 8주년을 맞은 뉴욕증시가 상승 탄력을 상실한 모습이다. 국제 유가가 배럴당 50달러 아래로 떨어진 가운데 주가는 약보합을 나타냈다.
장중 완만하게 하락한 주식시장은 막판 강보합으로 반전했지만 동력이 부족했다. 투자자들은 다음주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인상을 확실시하는 가운데 향후 긴축 속도를 주시하고 있다.
월가 트레이더 <출처=블룸버그> |
9일(현지시각) 다우존스 지수가 2.46포인트(0.01%) 오른 2만858.19에 마감했고, S&P500 지수는 1.89포인트(0.08%) 상승한 2364.87에 거래됐다. 나스닥 지수는 전날보다 1.26포인트(0.02%) 오른 5838.81을 기록했다.
경제 지표가 호조를 이루며 다음주 연준의 금리인상 가능성에 더욱 무게를 실었고, 유럽중앙은행(ECB) 역시 추가적인 경기 부양책이 시급하지 않다고 밝혔다.
국제 유가가 투자자들의 시선을 끌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2% 떨어지며 배럴당 49.28달러에 마감했다.
장 초반 유가는 배럴당 48달러 선까지 밀렸다. 이날 종가는 지난해 11월 이후 최저치에 해당한다. 또 유가가 배럴당 50달러 아래에서 마감한 것은 지난해 12월 이후 처음이다.
유가 하락에도 에너지 관련 종목은 완만하게 올랐다. 하지만 트럼프 랠리를 지속할 만한 모멘텀이 부족한 가운데 유가 하락은 증시 전반에 걸쳐 조정의 빌미를 제공했다는 분석이다.
키 프라이빗 뱅크의 브루스 맥케인 전략가는 마켓워치와 인터뷰에서 “뉴욕증시가 장기간에 걸쳐 상승했다”며 “주가를 추가로 밀어올릴 만한 호재가 부족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따.
그는 투자자들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에 대해 현실적인 평가에 나섰다고 판단하고, 당분간 주가가 약세 흐름을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재니 몽고메리 스콧의 마크 루치니 최고투자전략가는 CNBC와 인터뷰에서 “증시 주변의 매수 여력이 단기적으로 고갈 상태를 맞았다”며 “주가를 끌어올릴 ‘서프라이즈’가 보이지 않는다”고 전했다.
10일 발표되는 2월 비농업 부문 고용 지표와 관련, 시장 전문가들은 신규 고용을 19만건으로 예상하고 있다.
일부 투자자들은 고용 지표가 시장의 기대치를 충족시키지 못하더라도 연준이 이달 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주식부터 부동산까지 자산 가격의 과열을 진정시키고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다.
경제 지표는 긍정적이었다. 미국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 4일 기준 한 주 사이 신규 실업수당 신청 건수가 2만건 증가한 24만3000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시장 전문가들의 평균 전망치인 23만8000건을 웃도는 수치이지만 여전히 30만건을 하회, 고용 시장의 펀더멘털이 탄탄하다는 평가다.
인플레이션 지표는 크게 뛰었다. 2월 수입물가가 전월에 비해 0.2% 상승해 3개월 연속 오름세를 나타냈고, 연율 기준 상승폭이 4.6%로 5년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종목별로는 유가 하락에도 옉손 모빌이 0.8% 상승했고, 셰브런 역시 0.4% 완만하게 올랐다.
유통업체 시어스는 4분기 매출액이 시장 전문가의 예상치를 뛰어넘으면서 7% 이상 랠리했고, PPG는 네덜란드 화학업체 악조 노벨이 220억달러 규모의 인수 제안을 거절했다는 소식에 3.7% 떨어졌다.
이 밖에 스태플스는 실적 부진에 5% 이상 급락했고, AIG는 피터 핸콕 최고경영자가 사임 의사를 밝힌 가운데 0.4% 떨어졌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