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 홍보 위해 손실 감수...인천공항 제2여객터미널 벌써 경쟁
[뉴스핌=김나래 기자] 공항에 입점한 은행 지점은 영업해서 번 돈으로 임대료도 못내는 것으로 나타났다. 임대료가 워낙 비싼 데다 환전업무 외엔 다른 영업을 하기에 어려운 환경이기 때문이다.
이에 '돈 먹는 하마'라는 비판도 받고 있지만 은행들은 공항 내 지점을 포기하지 않는다. 오히려 인천공항의 제2여객터미널 내 은행 입찰을 앞두고 경쟁이 뜨겁다는 관측이다. 홍보효과를 무시할 수 없기 때문.
13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박용진 의원(더불어민주당)에 따르면 인천공항에 입점한 KEB하나은행은 2015년과 2016년 각각 323억원, 337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하지만 임대료로 각각 527억원, 637억원을 지급했다.
우리은행 역시 인천공항 지점에서 2015년 227억원, 2016년 293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하지만 두 해 연속 임대료로 301억원을 썼다. 우리은행은 김포공항에서도 2년 동안 임대료를 247억원씩 냈지만 영업이익은 2015년 93억원, 2016년 100억원에 불과했다.
은행들은 임대료를 감안하면 공항 지점에서 많게는 연간 300억원의 손실을 본 것이다.
이와 관련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은행들이 홍보를 위해 막대한 손실을 감수하다보면 결국 고객들의 부담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라며 "과도한 경쟁으로 불필요한 손실을 초래하는 것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2014년 인천국제공항이 진행한 4개 사업권 입찰에서 외한·우리·신한은행 3곳이 낙찰받았다. 은행들은 당시 인천공항에 들어가기 위해 무리한 베팅을 했다. 당시 외환은행(현 KEB하나은행)이 572억원, 우리은행 301억원을 써냈으며, 신한은행은 사업권 2개에 236억원을 제시했다. 그 결과 기존 사업자였던 KB국민은행은 사업권 획득에 실패했다.
한편,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올해 말 제2여객터미널을 열 예정이다. 여기에도 은행이 들어간다. 금융권에선 2014년에 고배를 마신 KB국민은행이 공격적으로 입찰에 참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적자에도 불구하고 은행들이 공항에 들어가는 이유는 연간 5000만 명의 여행객이 드나들기 때문이다. 이들에게 은행 브랜드를 홍보하는 효과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인천공항 입점은 수익성이 아닌 상징성 때문"이라며 "대한민국의 대표 은행이라는 브랜드 인지도가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뉴스핌 Newspim] 김나래 기자 (ticktock0326@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