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권 전매 여부, 노후주택 대비 신규 주택 공급량이 청약 성적 판가름
[뉴스핌=최주은 기자] 수도권 청약 경쟁률을 웃돌기도 했던 영남권 주택 청약시장이 지역별로 온도차를 보이고 있다.
부산을 포함해 진주, 양산과 같은 경남지역은 여전한 인기를 보이는 반면 대구를 비롯한 경북지역에서는 순위 내 청약 마감이 손에 꼽힐 정도로 줄고 있다.
18일 금융결제원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4월까지 부산광역시를 비롯해 양산, 창원을 비롯한 경남지역에서 분양한 신규 단지 10곳 가운데 1청약 마감에 실패한 단지는 한 곳이다. 반면 대구·경북에서는 분양 단지 7곳 가운데 두 곳에서 청약이 마감됐다.
부산을 포함한 경남지역에선 청약 흥행이 이어지는 분위기다.
실제로 지난해 정부의 부동산 11.3대책 이후인 12월부터 지금까지 분양된 아파트 중에서 ‘부산 연지 꿈에그린’이 평균 228.28대1로 가장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직전 최고 청약 경쟁률은 같은 부산에 공급된 해운대 롯데캐슬 스타가 거뒀다. 이 단지는 평균 57.9대1을 기록했다.
경남 창원과 진주에서도 높은 청약률을 기록한 단지들이 나왔다.
경남 창원에서 분양한 ‘메트로시티 석전’(1763가구)의 평균 청약경쟁률은 13.1대1, 경남 진주에서 분양한 ‘신진주역세권 시티프라디움’(869가구)은 10.9대1을 기록했다. 이들 단지는 1순위에서 청약을 마감했다. 대단지인데다 재개발, 공공택지지구 분양이라는 점에서 수요자들의 관심을 받은 것으로 시장 전문가들은 풀이했다.
특히 부산은 분양권 전매제한 지역에서 제외됐다는 점이 청약 시장 인기에 한몫 했다. 여기에 최근 공급이 많았지만 노후아파트 비율이 높아 예비 청약자들의 관심이 높았다는 분석이다.
반면 대구와 경북지역에선 신규 아파트 청약이 부진하다.
대구에선 올해 분양한 4곳 가운데 이달 분양한 ‘수성 효성해링턴플레이스’(평균청약경쟁률 36.9대1)를 제외하고 전부 청약이 미달됐다. 대구에서 1순위 마감 단지가 나온 것은 지난해 12월 ‘만촌 삼정그린코아 에듀파크’ 이후 처음이다. 올 들어 대구에서 분양한 ‘서호동 효성노블시티’와 ‘신천동 오성2차’, ‘내당동 킹스턴파크’ 등 3개 단지는 모두 청약 미달을 기록했다.
칠곡과 포항 등 경북지역에서도 미달 행진이 이어졌다. 칠곡에선 ‘왜관 드림뷰’가, 포항에선 ‘라온프라이빗 스카이파크’가 각각 청약 마감에 실패했다.
이 같은 대구·경북지역 청약 실패는 지난 2015년부터 이어진 공급량 증가가 원인이라고 시장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실제 수도권을 제외한 지방에서는 대구의 입주 물량이 가장 많다. 대구지역 주택공급량은 지난 2015년부터 빠르게 늘고 있다. 아파트 입주(예정) 물량은 달성군, 달서구, 북구, 동구를 중심으로 2015년 1만4969가구에 이어 지난해 2만6635가구, 올해 2만1535가구 등 3년 동안 6만3139가구에 달한다. 내년에도 1만3641가구가 대기 중이다. 이는 지난 2012년 이후 대규모 아파트 공급이 이뤄졌던 세종시보다 많은 수치다. 세종시에서는 지난해 7652가구가 입주했으며 올해 1만5432가구, 내년 1만3328가구가 집들이를 할 예정이다.
함영진 부동산114 센터장은 “부산은 전매 제한 규제가 사실상 적용되지 않아 청약 가수요가 많은 편이어서 청약 시장이 인기를 보이고 있다”며 “반면 대구는 지난해부터 집값이 조정을 받고 있는데다 과잉공급에 대한 우려가 있어 이 같은 요인이 신규 주택시장에 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했다.
[뉴스핌 Newspim] 최주은 기자 (jun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