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선거 및 지정학적 리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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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트럼프 랠리가 꺾이면서 이머징마켓으로 자금이 홍수를 이루고 있지만 속도 조절에 나설 때라는 의견이 나왔다.
주가 상승이 지속되면서 밸류에이션 부담이 높아진 데다 지정학적 리스크와 정치권 불확실성이 관련 시장을 강타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국제금융협회(IIF)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신흥국 자산으로 약 600억달러에 이르는 자금이 유입됐다. 이에 따라 관련 주식과 통화가 분기 기준 2년래 최고 수익률을 기록했다.
멕시코 페소화 <사진=블룸버그> |
MSCI 이머징마켓 지수는 2015년까지 3년 연속 하락한 뒤 지난해 턴어라운드를 이뤘고, 올들어 상승세를 지속한 셈이다.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인상에도 2013년과 같은 이른바 발작은 나타나지 않았고, 경제 외적 변수에 대한 저항력도 강화됐다.
중국 경제가 1분기 6.9%에 이르는 성장률을 기록했고, 아르헨티나 역시 침체에서 벗어나는 등 굵직한 경제 지표가 관련 시장의 밸류에이션을 일정 부분 뒷받침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협박에도 국제 무역이 탄탄하고, 이에 따라 수출 의존도가 높은 신흥국의 경기 신뢰도가 높은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하지만 시장 전문가들은 유럽 정치권의 불확실성과 한반도 지정학적 리스크에 긴장해야 할 시점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뉴버거 버만의 토마스 바다스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월스트리트저널(WSJ)과 인터뷰에서 “곳곳에서 정치적, 지정학적 리스크가 고개를 들고 있다”며 “신흥국 자산시장에 방향 전환이 나타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뉴버거는 최근 멕시코 페소화를 포함해 신흥국 통화를 매도해 차익을 실현했다. 적어도 프랑스 대통령 선거 결과가 확인될 때까지 적극적인 베팅에서 발을 뺄 계획이다.
IIF에 따르면 신흥국 주식과 채권으로 지난 3월에만 298억달러의 해외 자금이 밀려들었다. 이는 2015년 1월 이후 최고치에 해당한다. 이 중 약 75%에 해당하는 220억달러가 아시아에 유입됐다.
이는 해외 투자자들의 고수익률 추구를 드러내는 단면으로 해석된다. 문제는 지난달 24일 이후 남아공 랜드화가 7% 이상 급락한 데서 보듯 정치 리스크를 포함한 경제 외적 변수로 인해 자산 가격이 급격한 반전을 이룰 수 있다는 사실이다.
한국 원화는 정치 소용돌이와 북한의 연이은 미사일 발사에도 올들어 6% 이상 상승했고, 대만 달러화 역시 7% 가까이 랠리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이 같은 강세가 영속되기 어려울 뿐 아니라 고수익률 추구 측면에서 보더라도 설득력이 떨어진다고 지적하고 있다.
한국과 대만의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각각 2.2%와 1.0% 선에서 움직이고 있고, 이는 같은 만기의 인도네시아 및 국채 수익률인 7.0%와 2.3%에 못 미친다는 얘기다.
UBS 웰스 매니지먼트가 최근 브라질 헤알화와 인도 루피화, 러시아 루블화 및 남아공 랜드화에 대한 상승 베팅을 종료한 것은 신흥국 자산에 대한 투자은행(IB)권의 경계감을 보여주는 사례로 꼽힌다.
UBS 측은 투자자 보고서를 통해 위험/보상 측면에서 적어도 6개월 사이 신흥국 자산의 투자 매력이 6개월 이전에 비해 떨어졌다고 평가했다.
한편 블룸버그에 따르면 글로벌 금융시장 스트레스 지수가 연중 최고치로 상승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메릴린치가 집계하는 지수는 지난 한 주 사이 0.24로 상승해 2월 기록한 고점에 도달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