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합측, 시공사 입찰 유찰에도 조건 강화..건설사 반응 ‘미지근’
9월 입찰 무산시 조건변경 없이 두 차례 더 진행..이후 수의계약
[뉴스핌=이동훈 기자] 서울 서초구 방배동 최대 규모 재건축 단지인 ‘방배5구역’ 조합이 사실상 수의계약 방식으로 시공사를 선정할 전망이다.
조합측이 경쟁입찰 방식의 시공사 재입찰에 나섰지만 조건이 까다로운만큼 나서는 건설사가 없어 이번에도 유찰될 공산이 커서다.
19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방배5구역 조합이 최근 시공사 선정을 위해 재입찰을 공고했다. 하지만 대형 건설사들은 입찰 참여를 결정하지 못하고 있다. 이번 입찰 마감은 오는 9월 5일이다.
앞서 시공사로 선정됐다가 계약이 해지된 프리미엄사업단(GS건설, 포스코건설, 롯데건설)과 소송을 벌이고 있고 초기 사업비 부담도 너무 커 건설사들이 사업 참여에 적극적이지 않은 상황이다.
서울 서초구 방배5구역 위치도<자료=서초구> |
프리미엄사업단은 지난달 방배5구역 조합을 상대로 대여금을 포함해 3200억원 규모의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업체별로는 시공사 주간사인 GS건설이 가장 많은 1205억원이고 포스코건설 1014억원, 롯데건설 951억원 등이다. 시공사 해지가 무효라는 내용도 포함했다.
대형 건설사 정비사업 한 관계자는 “프리미엄사업단과의 시공사 계약 해지가 깨끗하게 해결되지 않았고 초기 사업비 1100억원을 부담해야 해 선뜻 입찰 참여를 결정하지 못하고 있다”며 “도급제 사업이지만 총 사업비 7500억원 공사를 단독으로 이끌어 가는 것도 리스크(위험)가 존재 한다”고 말했다.
새 시공사가 초기에 부담해야하는 사업비는 1100억원이다. 이 돈은 방배5구역 조합이 정비사업을 진행하면서 프리미엄사업단에 빌려 사용한 돈을 변제하기 위한 것이다.
지금으로선 시공사 선정이 유찰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지난 2일 진행한 시공사 입찰에는 현대건설만 단독으로 참여해 유찰됐다. 일반경쟁으로 최소 2곳 이상의 건설사가 응찰해야 하는 조건을 맞추지 못했다.
그럼에도 조합측은 입찰 조건을 더욱 강화했다. 일반경쟁에서 제한경쟁으로 입찰 방법을 바꿨다. 이 방식은 최소 5개 이상의 건설사가 참여해야 입찰이 성립한다. 또한 회사채 신용평가등급 ‘A+’ 조건을 걸었다. 이 조건에 해당하는 건설사는 삼성물산(AA+)과 현대건설(AA-), 대림산업(A+), 현대엔지니어링(AA-), 현대산업개발(A+) 모두 5곳이다. 한 곳만 불참해도 입찰은 무효가 된다.
조합측도 수의계약까지 염두하고 있다. 이번에 결정한 입찰 내용은 고수할 계획이다. 이 조건으로 3차례 입찰이 성사되지 않으면 조합은 시공사를 수의계약으로 결정할 방침이다.
조합측 관계자는 “이번 시공사 입찰이 어떻게 끝날지 예측하기 어렵지만 유찰된다면 조건을 변경하지 않고 입찰을 두 차례 더 진행할 계획”이라며 “수의계약 방식이 가능해지면 앞서 시공 계약을 해지한 건설사를 포함해 사업을 함께 할 수 있는 파트너를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단독·연립주택으로 구성된 방배5구역은 서울 서초구 방배동 946-8 일대에 있다. 최고 32층, 아파트 2557가구(임대 170가구 포함)로 탈바꿈한다. 공사 예정 금액은 7492억원이다. 내년 초 일반분양을 진행한다.
[뉴스핌 Newspim] 이동훈 기자 (leed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