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세 차례뿐... “수급 부담으로 시장에 악재”
[뉴스핌=이수진 기자] 국내 채권 순발행액이 올해 100조원을 넘어설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과거 연간 발행 규모가 100조원대를 기록한 것은 단 세 차례뿐이었다.
<자료=한국투자증권> |
오창섭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9일 보고서에서 “올해 기준금리 인상 국면에서 채권순발행이 이례적으로 100조원대를 기록할 가능성이 있다”며 “통상적인 통화정책 순환 주기를 볼 때 향후 2~3년간 금리 인상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돼 금리인상 초기에 채권순발행이 늘어날 가능성이 큰 데다가 문재인 정부의 국공채 순발행 증가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2000년 이후 국내 연평균 채권순발행 규모는 70조원대를 나타내고 있다. 지난해 11월 한국은행이 6년5개월 만에 기준금리를 0.25% 올리는 등 금리인상 국면에 들어서면서 국내 채권 순발행 규모는 85조원 가량으로 전년보다 40조원 늘어났다. 과거 연간 순발행 규모가 100조원을 넘어선 것은 총 세 차례로, 2009년(166조원), 2013년(114조원), 2015년(109조원)에 국제 금융위기 사태로 발생했다.
오 연구원은 “금리인상 국면에서는 경기 확장 진입에 따른 자금수요 증가와 저금리 상황이 맞물리면서 민간부문 채권순발행이 늘어난다”며 “중앙은행 통화조절 수단인 통화안정화증권도 수출 경기 호조에 따른 외화 유동성 흡수를 위해 증가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문재인 정부가 국정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정부부채가 늘어날 가능성이 커 국공채 순발행도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오 연구원은 금리인상 국면에서 대규모 채권 발행이 시장에 악재가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과거 100조원대 채권순발행 당시는 기준금리 인하 국면이라서 경기 부양을 위한 적자 국채 확대가 채권순발행을 주도했지만, 현재와 같이 기준금리 인상 국면에서는 대규모 채권순발행이 예상돼 채권시장 수급여건이 차별화된다”며 “채권투자가 위축됨에 따라 채권공급이 크게 늘어날 경우 수급 부담이 시장 악재로 드러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뉴스핌 Newspim] 이수진 기자 (sue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