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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미도는 라라 그 자체였다. 신비롭고 청아한 목소리, 때로는 불안한 소녀 같으면서도 때로는 성숙한 여인 같은 분위기와 연기는 그만의 무기였다. 전미도가 노래할 때마다 권력과 혁명, 피할 수 없는 운명 앞에서 나약한 인간으로 객석은 그에게 깊이 공감할 수 있었다. 강필석의 연기는 매 순간 놀라웠다. 파샤로 라라에게, 혁명에 매료된 젊은이일 때와 잔인하기 그지없는 스트렐니코프 때가 동일 인물인가 싶을 정도. 강필석이 쉼 없이 무대에 오르고, 수많은 팬들을 거느린 이유를 시종일관 느낄 수 있었다.
◆ 지나치게 정적이지만, 대체할 수 없는 특유의 매력
'닥터 지바고'의 약점은 사실 이야기 그 자체다. 혁명의 상황, 매 순간 벌어지는 갈등과 비극은 별다른 해소가 이루어지지 않은 채 점점 더 심화된다. 극이 지나치게 차분하고 정적인 이유가 여기에 있다. 서사는 방대하지만 구조가 다소 단순한 탓에 객석은 너무도 조용하고 일부 관객은 지루해하기도 한다. 이를 최소화하기 위해 배우들이 무던히 노력한 흔적은 곳곳에 역력하다. 덕분에 막이 내릴 때까지 꽤 집중력있게 무대를 끌고 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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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러 여백을 많이 만든 무대는 러시아의 추위와 광활한 대지를 표현했다. 다만 샤롯데씨어터처럼 시야 방해가 극심한 극장에서 사이드 무대의 활용이 과도하다는 느낌이 없지 않다. 뮤지컬 '닥터 지바고'는 역사적 소용돌이 속에서 여러 인간 군상을 보여주며 혁명과 권력, 폭력에 관해 재차 생각하게 한다. 마치 잘 만든 시대극 속으로 들어갔다 나온 듯한 기분이다. 5월 7일까지 샤롯데 씨어터에서 공연.
[뉴스핌 Newspim] 양진영 기자 (jyyang@newspim.com) 사진=오디컴퍼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