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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처톡] 웅장하고 다이나믹하다…현대적 해석 더한, 판소리극 '적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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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황수정 기자] 천하를 통일하려던 조조의 대군을 유비와 손권의 연합군이 맞서 싸워 승리를 따낸 전투. 수적 열세에도 불구하고 계략을 통해 이를 극복했던 해당 전투는 붉은 절벽 아래서 행해졌다고 해 '적벽대전'이라 불린다.

2018년 정동극장의 첫 무대로 오른 공연 '적벽'(작/연출 정호붕)은 삼국지의 세 영웅 유비, 관우, 장비와 조조의 적벽대전을 배경으로 한 판소리 작품 '적벽가'를 바탕으로 한다. 삼국 영웅들의 이야기 뿐만 아니라 그 속에 담긴 백성들의 소리와 민초들의 삶을 부각시키며 한국적 해석을 가미했고, 여기에 현대적인 감각까지 더해 완성한 작품이 바로 '적벽'이다.

세력다툼으로 전쟁이 끊이지 않는 중국에서 도탄에 빠진 백성을 구하고자 유비, 관우, 장비가 도원결의 한다. 책략가 제갈공명을 얻기 위해 유비가 삼고초려하고, 이후 그의 계책으로 동남풍을 이용해 적벽에 정박해 있는 조조의 선박을 모조리 불태운다. 대패 후 도망치던 조조는 관우에게 붙잡혔으나, 과거 베푼 은혜로 목숨을 구한다. 제갈공명은 조조를 놓아준 관우를 벌하려 하지만 형제의 의리로 유비, 장비가 함께 용서를 구한다.

공연은 시작부터 끝까지 화려하고 역동적이며 에너지가 넘친다. 19명의 배우들이 노래와 춤만으로 적벽대전의 치열함을 90분동안 압축해 보여준다. 판소리라면 흔히 떠올릴 수 있는 북 장단에 한 명의 소리꾼이 무대에 오르는 이미지를 깨트리고, 합창과 군무가 이어진다. 현대무용과 힙합, 스트릿 댄스의 동작들을 활용한 안무에 거대하고 웅장한 소리는 관객들을 단숨에 사로잡는다.

배우들은 유비, 관우, 장비, 제갈공명, 조조 등 굵직한 인물을 제외하곤 모두 멀티 캐릭터로 분한다. 이들은 '군사점고'를 통해 목소리를 내는데, 여기서 판소리 특유의 골계미를 살린 해학과 기지를 볼 수 있다. 쉴새 없이 달려가다 이들을 통해 한숨 쉬어가면서도 풍자와 유희로 웃음과 메시지는 잃지 않는다. 모든 배우들의 힘 넘치는 합창도 훌륭하지만, 중간중간 선보이는 독창을 통해 아름다운 가락도 감상할 수 있다.

극에서 가장 중요한 소품은 부채다. 부채는 칼이 되기도 하고 창이나 방패가 되기도 하며, 적벽대전에 없어서는 안 될 동남풍을 만들고, 타오르는 불길을 그리기도 한다. 무엇보다 부채를 펼치고 접는 경쾌한 소리는 관객들의 몰입도를 높이는 것은 물론, 하나의 음악적 요소로 활용된다. 또 부채를 활용한 군무는 극을 더욱 스펙타클하게 만들고, 남성성을 부각시키며 눈을 뗄 수 없게 만든다.

무엇보다 북을 치고 추임새를 대신하는 라이브 밴드가 무대 위에 함께 하며 생동감을 더한다. 북, 꽹과리, 대금, 피리, 아쟁 등 기본적인 국악기들은 물론, 드럼과 신디사이저 등 전자악기가 더해져 훨씬 풍성하고 힘있는 소리가 울려퍼진다. 의상 또한 지난해와 달리 훨씬 현대적으로 변모했다. 화이트와 블랙, 레드만 이용해 심플하면서도 강인한 군사들의 이미지를 덧붙였다.

무대의 비주얼 또한 모던하게 만들었으며, 전문성을 높이기 위해 소리꾼 비율도 높였다. 판소리와 창작음악의 조화까지 더해지며 전통과 현대의 경계를 뛰어 넘어 새로운 작품이 탄생했다. 2016년 '적벽무'라는 이름으로 'DIMF 대학생 뮤지컬 부문' 우수상, 'H-스타 페스티벌' 금상을 수상한 작품을 2017년 정동극장에서 창작ing를 통해 개발, 보완했다. 판소리극 '적벽'은 오는 4월 15일까지 서울 중구 정동극장에서 공연된다. 

[뉴스핌 Newspim] 황수정 기자(hsj1211@newspim.com)·사진 정동극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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