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서울 아파트 전세가율 평균 66.2%
강남구 전세가율 50.6%..지난 2013년 6월 이후 최저치
[서울=뉴스핌] 김신정 기자 = 서울 강남구의 전세가율(매매가 대비 전셋값 비율)이 50%선 붕괴 초읽기에 들어갔다.
강남구를 중심으로 서울 강남권 아파트 전세가율이 모두 떨어지고 있는 상황. 이 때문에 세입자들이 전세금을 돌려받지 못하는 역전세난이 현실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5일 KB국민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강남3구(강남·서초·송파구)의 전세가율은 50.0%대 초반까지 주저 앉았다. 특히 강남구의 전세가율은 50.6%로 50% 붕괴도 초읽기에 들어갔다. 이는 지난 2013년 6월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서초구와 송파구는 각각 53.6%, 54.1%로 하락했다.
그동안 강남일대는 좋은 학군과 질 좋은 의료시설, 다양한 문화시설로 전세수요가 가장 컸던 지역이었다. 이곳마저 하락하는 전세가격으로 세입자를 찾기 힘들어진 것이다.
올 들어 강남3구의 전세가격이 하락하는 이유는 재건축 아파트가 많은데다 근처 수도권의 아파트 공급물량이 늘면서 외곽으로 빠지는 임차 수요 많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송파구는 올해 연말 9510가구 규모의 '헬리오시티'가 입주를 앞두고 있어 공급확대로 아파트 전세가격 추가하락이 예상된다.
이런 상황은 서울 비강남권 일대도 마찬가지다. 올해 서울 서북권 일대서 가장 높은 아파트 상승을 기록한 마포구의 지난달 전세가율은 68%를 기록했다. 3년여만에 70%를 밑돌았다
실제 지난달 서울 아파트 전세가율은 평균 66.2%로 집계됐다. 지난해 70%를 웃돌았던 서울 전세가율은 올 들어 매매가 상승과 전세가격 하락으로 60% 선으로 떨어졌다. 지난 2015년 2월 이후 3년여만에 최저치다.
마포 일대 공인중개소 관계자는 "서울 전반적으로 전세가격이 하락하고 있다"며 "세입자 찾기가 어려운 집주인의 경우 전세금을 소폭 조정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최근 서울 지역에 전세매물이 증가하는 가운데 세입자를 구하지 못해 역전세난 우려가 커지고 있다. 21일 오전 서울 송파구 인근의 공인중개소에 급전세 매물을 알리는 알림판이 붙어 있다. /이형석 기자 leehs@ |
전세가율이 떨어지면 무주택 서민들은 전셋값 부담이 줄지만 노후 아파트나 대량 입주물량이 몰린 지역은 세입자의 전세금 반환이 어려울 수 있다. 또 보증금 회수기간이 지연돼 보증금 반환 소송에 휘말릴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부동산 정보 모바일 앱 서비스업체인 직방은 세입자의 임차보증금 반환 위험이 늘어 임대차 시장이 위협받고 있다고 진단했다. 직방에 따르면 지난해 말부터 지방 전세가격이 하락하더니 올해는 경기, 인천을 포함한 수도권마저 하락해 세입자의 임대료 보증금 반환 민사소송이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더욱이 이런 전세가율 하락은 소액의 자금으로 아파트를 매입한 소위 갭투자자들도 위협하고 있다. 전셋값이 떨어지면 그 차액을 집주인(갭투자자)이 마련해야 하는데 정부의 대출규제까지 강화되면서 되돌려주는데 어려움을 겪기 때문이다. 세입자의 보증금 회수기간이 지연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앞으로 당분간 전세가율 하락은 계속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내년 1분기까지 분기당 10만가구씩 아파트 물량이 쏟아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전세가격이 경기, 인천을 포함한 수도권 중심으로 하락중으로 하반기 입주물량 증가로 향후 전세가격은 오르기 쉽지 않을 것"이라며 "역전세난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세입자들은 늦어지는 보증금 환급으로 피해를 볼 수 있고 더 나아가 깡통전세도 우려된다"고 말했다.
aza@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