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항소심 첫 기일서 양형부당 주장…딸 이모 양도 이날 재판
이씨, 머리 삭발하고 출석…범행사실 들을 때 몸 들썩이며 울기도
[서울=뉴스핌] 고홍주 기자 = 딸의 친구를 추행한 뒤 살해한 혐의로 1심에서 사형을 선고 받은 ‘어금니 아빠’ 이영학이 항소심 첫 기일에서 형이 너무 무겁다고 주장했다.
여중생 딸 친구를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한 혐의를 받고 있는 '어금니 아빠' 이영학씨가 지난해 10월 11일 오전 서울 중랑구 사건 현장에서 진행된 현장검증에서 시신이 든 검정색 가방을 차에 싣는 장면을 재현하고 있다. /이형석 기자 leehs@ |
서울고등법원 형사합의9부(김우수 부장판사)는 17일 오후 이 씨와 이 씨의 도피를 도운 친구 박모 씨, 이 씨의 후원금 창구로 쓰였던 홈페이지를 제작한 이 씨의 친형 등 세 명에 대한 항소심 첫 공판기일을 열었다.
이날 이 씨는 카키색 수의를 입고 삭발한 모습으로 법정에 출석했다. 이 씨는 진술거부권 등을 고지하는 재판부의 말에만 대답할 뿐 고개를 숙이고 별다른 발언은 하지 않았다.
이 씨의 국선변호인은 “피고인은 이 사건 범죄 사실에 대해서 다 인정하고 있다”면서도 “범행 동기나 수법, 범행 이후의 처리 과정을 봤을 때 비난 받아 마땅한 부분 있지만 과연 사형이 선고되는 게 마땅한지 다시 한 번 살펴봐달라고 항소했다”고 항소 이유를 밝혔다.
검찰 측은 이에 대해 “피고인 이영학에 대해서는 살인 외에도 무고까지 죄명이 무려 14개가 적용된다”며 “범행을 한 것도 나쁘지만 자신의 죄를 뉘우치지 못하고 위증하는 행위까지 자행한 피고인에 대해 1심에서 법정 최고형인 사형이 선고된 건 어찌 보면 당연하다. 따라서 피고인 측의 항소이유는 여러모로, 어느 모로 보더라도 이유가 전혀 없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이 씨는 재판부가 피해자를 살해한 경위에 대해 우발적 범행인지 계획된 범행인지 더 살펴볼 필요가 있다며 공소장에 적시된 범행과정을 이야기하자 감정이 격해졌는지 몸을 들썩이며 울기도 했다.
이 씨의 첫 재판이 끝난 후 이 씨의 딸 이 양에 대한 항소심 첫 재판도 곧바로 진행됐다.
이 양 역시 양형부당을 주장했다. 변호인은 “피고인은 정상적이지 못한 가정에서 성장해 정상적인 가치 판단 능력이 훼손된 상태였고 부친인 이영학에 절대적으로 의존하는 심리구조가 돼 있었던 사정이 있었다”며 “피고인이 나이 어린 청소년이고 병을 앓는 환아인 점, 초범인 점을 감안했을 때 1심의 형이 지나치게 무겁다고 생각돼 항소했다”고 항소 이유를 밝혔다.
이 양은 “지금까지 거대백악종 수술을 몇 번이나 받았느냐”, “할머니나 고모가 몇 번이나 면회를 오느냐”, “잠은 잘 자고 있느냐”는 등 재판부의 질문에 고개를 끄덕이며 답하기도 했다.
이 씨 부녀에 대한 다음 기일은 6월 21일 오후 3시 30분에 서울고등법원에서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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