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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SK 회장의 '반도체 왕국', 도시바 품으며 '현실'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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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바 메모리 인수, 최태원 회장의 반도체 육성 의지 결실"
'SK하이닉스 인수'주역 박정호 사장, 도시바 인수도 총괄

[서울=뉴스핌] 양태훈 기자 = 취임 20주년을 맞은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일본 도시바를 품에 안으며 '반도체 왕국 건설'이라는 꿈에 한 발짝 더 다가섰다. 최태원 회장은 SK그룹의 도시바 인수에 난색을  표하는 중국정부를 설득하기 위해 최고위층을 직접만나 설득하는 등 도시바 인수를 주도했다. 이번 도시바 인수로 최태원 회장은 혁신을 넘어 기업의 근원까지 변화시키는 경영철학  '딥체인지'의 성과를 확인하는 동시에 SK그룹 '제2의 도약' 발판을 직접 마련했다는 게 재게의 중론이다.   

18일 지지통신 등의 일본 언론과 SK하이닉스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최근 한·미·일 연합의 도시바 인수를 승인했다. 이에 따라 도시바는 내달 1일 베인캐피탈이 주도하는 한·미·일 연합에 메모리 반도체 사업부를 2조엔(한화 19조4620억원)에 매각할 예정이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9월 이사회를 열고 4조원 규모의 도시바 메모리 투자안을 의결, 투자금 중 1290억엔(한화 1조2555억원)은 전환사채 형식으로 투입하기로 정한 바 있다.

SK그룹 관계자는 "최태원 회장이 반도체 사업을 그룹 차원에서 육성하고자 하는 강한 의지가 있고, 이에 도시바 메모리 반도체 사업부 인수도 원활히 진행하기 위한 대외행보를 거듭해왔다"며 "SK하이닉스의 도시바 인수는 재무적투자로 진행된 것이지만, 도시바가 중국 등 경쟁기업에 매각되지 않도록 미리 방어선을 구축했다는 부분에서 그 자체로도 의미가 크다"고 설명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 <사진=SK>

실제 반도체 사업은 최태원 회장의 경영인생에서 최대 업적 중 하나로 꼽힌다.

지난 2011년 SK그룹이 인수한 SK하이닉스는 2012년 출범 당시 매출 10조1622억원·영업손실 2273억원에 불과했다. 하지만 6년후 지난해 매출 30조원·영업이익 13조원이라는 사상 최대의 성과를 기록했다. 나아가 올해 1분기 영업이익률 50%를 처음으로 달성했다. 매출과 영업이익도 각각 전년동기 대비 각각 39%, 77% 증가한 8조7197억원과 4조3673억원을 기록했다.

SK그룹 내부에서 최태원 회장의 반도체 사랑은 유명하다. 최 회장은 SK하이닉스 인수 후 약 8000억원을 연구개발(R&D)에 투자했다. 또한 2015년 반도체용 특수가스 제조사인 OCI머티리얼즈(현 SK머티리얼즈)와 지난해 반도체 웨이퍼 전문기업인 LG실트론(현 SK실트론)을 인수하는 등 반도체 수직계열화에도 공을 들여왔다.

낸드플래시 시장 세계 2위인 도시바 인수 역시 최 회장의 의중이 컸다는 게 SK그룹의 설명이다. 실제로 최 회장은 중국 정부가 미국과의 통상마찰로 도시바 인수 승인을 미루자 중국으로 직접 떠나 중국 상무부 전(前) 장관인 천더밍 부장과 회동하는 등 주도적으로 돌파구를 찾았다. 

김양팽 산업연구원 연구원은 "최태원 회장이 직접 해외(일본, 중국)로 나가 관계자들을 만나 의견을 교류했다는 것 자체만으로 SK하이닉스가 그룹 차원에서 반도체 사업을 육성하겠다는 의지가 강하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총수가 직접 나섰던 만큼 도시바 인수 역시 진행이 빨랐던 것이고, 앞으로 시간이 걸리겠지만 양사의 시너지 역시 큰 효과를 볼 것"이라고 설명했다.

◆'SK하이닉스 인수'주역 박정호 사장, 도시바 인수도 총괄 

전문가들은 이번 SK하이닉스의 도시바 메모리 사업부 인수에 대해 SK하이닉스가 지분투자자로써 참여해 당장의 시너지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렵지만, 중국 등 경쟁업체가 도시바 인수를 할 수 없도록 사전에 진입장벽을 구축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분석한다. 또 향후 도시바와의 기술협력이 SK하이닉스가 반도체 최강자로 성장하기 위한 핵심 경쟁력을 확보하는데 필요한 기반을 마련하는 요소가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이사는 "만약 도시바가 중국 자본이나 다른 경쟁사에 넘어가게 되면 장기적으로 큰 리스크가 될 수 있는데 SK하이닉스가 이를 사전에 차단했다는 부분에서 큰 의미가 있다"며 "도시바 인수로 당장 SK하이닉스와 시너지가 날 수 있는 부분은 제한적이지만, 장기적으로 봤을 때는 (다양한 반도체 업계의 정보를 얻을 수 있어) 지분을 갖고 있는 것 자체가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박성욱 SK하이닉스 부회장도 지난 2월 열린 반도체협회 정기 총회에서 "올해는 향후 5년을 준비하는 해가 될 거 같다"고 언급, 올 하반기 중국의 반도체 시장 진출 등 반도체 업계의 변화에 대비하는 움직임이 필요하다고 강조한 바 있다.

한편, SK하이닉스의 이번 도시바 메모리 사업부 인수는 최 회장의 최측근인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의 주도로 성사됐다. 박정호 사장은 지난해 SK그룹의 도시바 반도체 사업 인수전을 전두지휘하며 최종 낙찰자로 선정되는데 공을 세웠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flame@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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