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스피싱범, 은행 직원 사칭하며 대출 유도
이 과정에서 보이스피싱 되는 앱 설치 권유해
[서울=뉴스핌] 박진숙 기자= 서울 강동경찰서는 은행에서 사용하는 것과 유사한 앱을 스마트폰에 깔게 만들고 돈을 송금하게 만드는 신종 보이스피싱 신고가 들어와 수사에 착수했다고 7일 밝혔다.
스마트폰에 은행 앱을 깔도록 유도해 돈을 뜯어내는 신종 전화금융사기가 등장했다. <사진: 게티이미지 코리아> |
경찰에 따르면 황모(32)씨는 은행 직원이라고 속이며 대출을 유도하는 보이스피싱범의 전화를 받고는 자신의 계좌에서 총 4200만 원을 인터넷 뱅킹으로 이체했다.
황씨는 지난달 29일 은행에서 금융기관에서 대출을 받은 뒤 이전의 대출금이나 연체금을 갚는 대환대출 가능 여부를 알아보기 위해 상담을 받았다. 그 후 보이스피싱범이 황씨에게 전화해 “은행에서 대환대출을 알아본 것 같은데, 같은 계열사인 저희가 진행해드리겠다”며 황씨를 유혹했다.
보이스피싱범은 6%대 최저금리로 정부지원자금 대출이 가능하다고 황씨를 속인 뒤 본인인증 앱을 깔도록 권유했다. 해당 앱에는 실제 은행명과 로고가 찍혀있어 황씨는 큰 의심 없이 앱을 내려받았다.
보이스피싱범은 대환 대출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한 것처럼 황씨를 속이며 입금을 유도했다. 오류코드가 떠서 보증금을 내야 한다, 기존 대출 때문에 승인이 안 나온다는 말에 황씨는 평소 이용하던 은행과 카드사 등에 전화해 2800만 원의 대출금을 정리했다.
그러나 황씨가 설치한 앱은 실제 은행이나 정부 기관 번호로 전화를 걸어도 보이스피싱 조직에 연결되도록 설계돼 있었다. 황씨의 전화는 보이스피싱 조직으로 연결됐고, 황씨가 이체한 2800만 원은 전부 보이스피싱 조직에 넘어갔다.
보이스피싱범은 이밖에도 대환 대출 승인받는데 국세청 인지세 납부, 보증금 납부가 필요하다고 황씨를 속이며 이체를 유도해 총 4200만 원을 뜯어냈다.
경찰은 황씨가 돈을 송금한 계좌에 대해 지급정지 조치를 했으며, 현재 통장 소유자 등을 추적 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현재 피해자 접수된 사례는 1건이며 신종 수법인 만큼, 유사 사례나 다른 피해자가 더 있는지 더 수사를 진행해보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justi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