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부 "언급할 사안 아니지만…판문점 선언 따라야"
전문가 "일종의 선제공격…위협요소 제거하려 할 것"
[서울=뉴스핌] 노민호 기자 = 북한이 대남 선전매체를 동원, 북한인권법 폐기를 주장하고 나섰다. 인권문제에 극도로 예민한 북한이 우리 측에 ‘인권 역공’을 가하는 모양새다.
북한 대남선전매체 우리민족끼리는 24일 “박근혜 패당이 조직한 ‘북인권법’은 폐기돼야 한다”며 “반(反)공화국 모략기구인 ‘북인권재단’도 마땅히 매장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우리민족끼리는 그러면서 “남조선 통일부가 북인권재단 출범을 위해 계속 노력해 나가겠다고 한 것은 그들이 아직까지 동족대결 관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이라며 “정세와 민심의 요구에 부응하려는 준비가 돼 있지 않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비난했다.
이는 최근 통일부가 북한인권재단 사무실을 비용문제 등으로 폐쇄하기로 결정하면서 동시에 “재단 출범을 위해 계속 노력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을 문제 삼는 것이다.
미 국무부 홈페이지에 게재된 북한 정치범 수용소 관련 보고서 [사진=미 국무부 홈페이지] |
통일부는 북한 선전매체의 이 같은 주장에 직접적인 언급은 피하면서도 ‘4.27 판문점 선언’ 정신을 강조했다.
백태현 통일부 대변인은 25일 정례브리핑에서 관련 질문에 “특별히 언급할 사안은 없다”면서도 “남과 북은 판문점 선언 정신에 따라 상호 존중과 배려의 입장 하에 새로운 남북관계 발전을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인권문제는 북한 입장에서는 ‘위협’으로 간주할 수 있다며, 이러한 위협을 북측이 점차적으로 제거하려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임재천 고려대 통일외교학부 교수는 “북한은 군사적 분야뿐만 아니라 인권문제에 대해서도 위협을 느낀다”면서 “사실상 체제위협으로 간주하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임 교수는 “때문에 위협으로 간주하는 것을 하나씩 없애나가려 할 것”이라며 “그에 대한 일환으로 우리 측에 일종의 ‘선제공격’을 펼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북한 내 '정치범 수용소' 위치.[사진=통일부 북한인권포털] |
또 다른 북한 전문가는 “북한인권문제는 유엔총회 등에서 해마다 제기되는 이슈”라면서 “최근 ‘정상국가’ 행보를 보이려는 북한이 유엔이 정한 인권규범을 제대로 지키지 않음에 따라 비정상적이라는 지적을 받을 수 있다는 가능성을 의식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우리민족끼리는 지난해 '세계 인권의 날'(12월 10일) 당시 한국과 미국, 일본을 겨냥해 “저들의 반인권 범죄에 대해 반성하고 제 집안일이나 바로잡을 것”이라고 비난한 바 있다.
no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