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민 연구실장 "北, 성과 원하는 美 조급함 파악했을 것"
"6.12정상회담 공동성명 4개항 모두 교환하자는 의도"
"종전선언 변수될 것...속도감 붙으면 8~9월 실현될수도"
[서울=뉴스핌] 노민호 기자 =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의 방북 회담에서 북측은 7.27 종전선언을 거듭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미국은 종전선언이 비핵화 이후 진행돼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이른바 종전선언을 놓고 북미간 확연히 온도차를 보인 것이다. 이에 따라 종전선언과 비핵화 협상이 평행선을 그리며 향후 협상에서도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그런데 이 시점에서 북한은 왜 종전선언을 서두르는 모양새를 취했을까 의문이 남는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한지웅 기자 =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달 12일 싱가포르 카펠라 호텔에서 북미정상회담을 가진 뒤 취재진에게 손을 흔들어 인사하고 있다. 2018.06.12 |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지난주 폼페이오 방북 회담에서 생각했던 것보다 북미 간 온도차가 크다는 게 감지된 것은 확실하다"며 "다만 비핵화 접점을 찾기 힘들다는 개념은 아니다. 미국이 가지고 있는 비핵화 접근법과 시간에 대한 관념이 북한하고는 완전히 다르다는 것을 확인한 계기"라고 설명했다.
홍 연구실장은 이어 "미국은 어떻게든 초기에 비핵화 시간표에 해당하는 신고목록 등을 확보해 성과를 내야한다는 조급함이 있다"며 "거기에 비해 북한은 상대적으로 여유를 가지고 6.12 북미정상회담 공동성명 4개항에 있는 내용을 골고루 각각의 트랙에서 동시적으로 교환하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그러면서 "북한은 4개항 내용이 균형감과 동시적으로 진행되는 게 아닌, 비핵화 시간표에만 집중되는 모습에 1항에 있는 새로운 관계수립과 2항에 있는 평화체제 구축 등이 불균형하게 왜곡될 수 있다고 우려하는 것 같다"며 "완전한 비핵화라는 최종 목적지에는 북미 간 이견이 없는 것 같다. 단지 그 것을 풀어나가는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 이후 행보에 대해서는 양측이 갖는 속도감이라든가, 우선순위가 다른 것 같다"고 말했다.
홍 연구실장은 특히 "쉽게 볼 일은 아니다. 초기에 어떤 형태로든 유감과 갈등이 드러났다면 빨리 이것을 봉합하기 위한 한쪽의 양보가 필요하다"며 "결국 종전선언에 속도감이 붙을 것 같다. 북측이 말한 7월 27일(한반도 정전협정 체결 65년)은 미국이 체면을 구기는 셈이기 때문에 가능성이 적고, 최소 8~9월에 추진하는 쪽으로 가닥이 잡힐 가능성이 높다"고 관측했다.
no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