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강서 이란이나 사우디와 대결... 8강 오르면 우즈벡 대기
[서울=뉴스핌] 김용석 기자 = “자초한 일이니 감수하고 극복하겠다”
‘피파랭킹 57위’ 한국 아시안게임 축구대표팀은 20일 밤9시(한국시간) ‘랭킹 92위’ 키르기즈스탄과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E조 마지막 경기를 치른다.
2차전서 ‘피파랭킹 171위’ 말레이시아를 상대로 충격패를 당한 김학범(58) 감독은 “흙길, 시멘트길 놔두고 가시밭길로 들어섰다. 이제 매 경기 총력전이다. 우리가 자초한 일이니 기꺼이 감수하고 극복하겠다”고 후회했다.
2018 아시안게임 태극전사 배번. [사진= 대한축구협회] |
김학범 감독은 1차전 바레인전서 6대0 대승후 조현우를 빼는 등 6명을 선발 교체했다. 이 결과는 골키퍼 송범근의 실수로 이어졌다. 여기에 무너진 수비는 패배를 불렀다. 방심이 부른 패배였다.
이날 후반12분 교체 출전한 손흥민은 경기후 “선수들이 ‘이 팀 정도야’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 한 배에 탄 20명 모두의 잘못이다”고 말했다.
말레이시아에 질 것이라고 예상하는 이는 별로 없었다. 말레이시아로서는 러시아 월드컵에서 세계랭킹 1위 독일을 잡은 한국을 꺾어 기쁨은 배가 됐다. 말레이시아는 2승(승점 6)으로 조1위, 한국은 1승1패(승점 3)로 2위다. 최종전에서 키르기즈스탄을 이기고 말레이시아가 바레인에 져도 말레이시아가 1위, 한국이 2위다.
한국이 조2위를 하면 거북한 상대 F조 이란이나 사우디아라비아를 만난다. F조는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란이 나란히 1승1무(승점 4)로 공동1위다. ‘피파랭킹 아시아 최고’를 유지하고 있는 이란을 상대로 한국은 지금껏 크게 웃지 못했다. 사우디아라비아도 껄끄럽다. 한국은 역대 A매치 전적에서 이란(9승8무13패)과 사우디아라비아(4승7무5패)에 열세다.
16강전 날짜도 조 1위에 비해 휴식 날짜도 하루 줄어든다. 또 8강에 올라가면 ‘우승후보’ 우즈베키스탄이 기다리고 있다. 우즈베키스탄은 올해 초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챔피언십 우승 팀이다. 당시 우즈베키스탄은 4강에서 한국을 4대1로 꺾은 후 결승전에서 베트남을 꺾고 우승했다.
‘와일드카드’ 손흥민은 키르기즈스탄전 선발 출격이 유력하다. 처진 분위기를 수습하고 동생들을 아우르는 형님 리더십이 그 어느때 보다 필요하다. 수문장 조현우도 다시 골대를 맡을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이승우 등의 투입 등 총력전을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예방주사’는 생각보다 따끔했다. ‘아픔만큼 성장한다’는 말처럼 2연속 우승을 향하는 태극전사들의 ‘자만’을 다잡는 계기가 되야 한다. 어디로 튈지 모르는 공은 침착하게 제 페이스를 유지하며 즐기는 선수들만이 지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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