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자녀세 도입' 논란과 겹쳐 출산장려 광고 비난 목소리 높아져
[서울=뉴스핌] 이동현기자= 최근 중국에서 한 제약사가 ‘출산 장려 캠페인’을 지하철에서 실시하던 중 뜻 밖의 ‘여론의 뭇매'를 맞으면서 곤혹스러운 상황에 처하게 됐다. 앞서 저출산 문제 해결을 위해 ‘무자녀세 도입’을 제시한 중국의 교수가 최근 ‘여론의 집중포화’를 맞은 상황에서 나온 ‘출산장려 광고’이기 때문에 더욱 관심이 쏠리고 있다.
창사 지하철 내부에서 출산 장려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사진=바이두> |
중국 매체 신징바오(新京報)에 따르면, 임산부용 비타민 전문 브랜드인 엘레비트(elevit) 차이나는 창사(長沙)시의 지하철 차량벽면 전체를 ‘1001가지 출산을 해야 하는 이유’라는 광고 문구들로 채웠다.
창사시 지하철 객차 내부에는 “집안의 밥을 해치우려면 최소 3명의 입이 필요해, 우리 아이를 낳자” “ 다른 집 애들이 콧물 흘리는 것만 보지 말고 우리 아이를 낳자” “나 같은 미모를 지구상에서 사라지게 하면 안돼 우리 아이를 낳자” 등의 출산 캠페인 카피가 차량내부 곳곳에 게재돼 있다.
지하철 탑승객들은 출산 캠페인과 관련, “지하철과 같은 공공장소에 ‘아이를 낳자’고 독려하는 광고 문구가 어지럽게 도배돼 있어 위화감이 든다”며 “객차 곳곳에 광고카피가 있어 눈 돌릴 곳이 없다”며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이와 관련해 신징바오(新京報) 등 중국 매체들도 “출산은 결코 강요될 수 없는 사안이다. 출산 장려를 광고의 형식으로 실시하는 것은 불쾌감을 낳게 한다”고 지적했다.
중국 네티즌들도 온라인 상에서 “출산을 해야 하는 1001가지 이유는 너무 적다. 출산을 하지 않아야 하는 이유는 셀 수 없이 많다”, “다른 집 애들 콧물 흘리는 것을 보지 말라니 이 회사는 임산부 지갑에 군침을 흘리고 있네”, “여유도 돈도 없는 상태에서 출산을 강요하지 말라” 등 다양한 의견을 내놓으며 이 광고를 비판하고 있다.
창사시지하철 운영사측은 이번 광고 논란과 관련, “이 광고는 법률 심의 과정에서 문제점이 발견되지 않았다. 광고에는 허위 사실이나 과장된 내용이 없다”며 “다만 내부적으로 광고를 조기 종료할 지 여부에 대해서 논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최근 난징대학의 류즈뱌오(劉誌彪), 장예파(張曄發) 교수가 중국의 저출산 문제 해결을 위한 ‘무자녀세 방안’을 제시해 논란이 거세게 일고 있다. 이 교수들은 “두 자녀 미만의 40세 미만의 성인들은 소득의 일정비율을 ‘출산 기금’으로 납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베이징 대학의 저명한 인구학자인 량젠장(梁建章) 교수는 “출산 시점과 자녀 수를 결정하는 것은 온전히 가정 구성원들이 결정해야 되는 사안이다”며 “산아 제한은 물론 출산도 국가가 관여할 사안이 아니다. 다자녀 가정을 대상으로 감세 정책을 실시해 아이 낳기 좋은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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