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와 지분양도계약 체결... 이와 별개로 보통주 10만주 무상증여도"
"특허지분 이전 후 6년간 선진각국과 경쟁하며 유전자가위기술 사업화 노력"
[서울=뉴스핌] 김민경 기자 = 툴젠이 크리스퍼 유전자가위 특허권을 서울대로부터 무단 취득했다는 논란이 불거진 것과 관련, 툴젠 측은 "특허 권리 이전은 정당하고 적법한 계약에 근거해 이뤄진 것"이라고 9일 밝혔다.
지난 7일 한겨레는 김진수 단장이 서울대학교 교수 재직 당시 연구비를 지원받아 개발한 유전자가위 크리스퍼 원천기술을 민간기업인 툴젠으로 빼돌렸다고 보도했다. 지난 2010년부터 2014년까지 서울대학교 한국연구재단으로부터 29억3600만원을 지원받았음에도 불구, 툴젠이 연구비를 지급한 것처럼 직무발명 신고를 조작해 서울대 산학협력단에 귀속돼야 할 특허를 툴젠으로 빼냈다는 내용이다.
툴젠은 이에 대해 "크리스퍼 유전자가위에 대한 권리를 이전받은 것은 서울대와 체결한 계약 내용에 따른 것"이라고 주장했다. 툴젠에 따르면 서울대와 툴젠은 지난 2012년11월20일 지분양도계약을 체결, 크리스퍼 유전자가위 기술의 핵심적인 첫번째 특허를 이전받았다. 툴젠은 "지분 양도 계약서에 따르면 크리스퍼 특허는 툴젠이 기존 서울대 산학협력단과 체결했던 연구계약에 근거해 서울대 지분이 툴젠에게 양도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울대가 수익을 남기지 않고 수천억원 가치의 세계적 특허를 민간기업인 툴젠에 넘겼다는 것도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툴젠은 "지난 2006년부터 2011년까지 5년간 서울대에 유전자교정에 대한 연구비를 지원하고 기술이전 대가를 지급하는 것과 별도로 2011년12월28일 서울대학교 발전기금에 툴젠 보통주 10만주를 무상으로 증여했다. 이는 현재 시가로 약 125억원에 달하는 금액"이라고 밝혔다.
향후 툴젠이 성장을 거듭할수록 서울대에도 수익이 분배되는 구조로 대내적으로는 기술개발을 촉진하고, 대외적으로는 민간으로서의 기술이전을 통한 산업의 발전에 기여함을 목적으로 하는 서울대학교 지식재산권 관리 규정 목적에 더욱 부합한다는 얘기다.
크리스퍼 유전자가위 특허의 가치가 현재 수천억원 규모로 평가받기까지는 권리를 이전받은 툴젠의 노력이 기여한 바가 크다고도 덧붙였다. 툴젠은 "서울대로부터 유전자가위 특허 지분을 이전받은 후 6년간 수십억원의 특허비용을 지출하며 세계 각국에서 특허가 등록되도록 최선의 노력을 기울였다. 특히 막대한 자본력을 갖춘 선진각국의 연구기관, 기업들과 경쟁해 대한민국 토종 유전자가위 기술을 성공적으로 사업화하기 위해 노력중"이라며 "툴젠의 노력의 결과는 툴젠과 서울대가 함께 나눠갖게 된다"고 말했다.
한편 이 같은 툴젠의 소명에도 불구하고 툴젠의 코스닥 이전상장은 늦춰질 것이라는 관측이 불거지고 있다. 툴젠은 현재 코넥스 시장에서 지난 7일 기준 시총 8071억원으로 시총 1위를 기록중이며 지난달 17일 코스닥 이전상장을 위한 상장예비심사를 청구, 현재 거래소가 심사중에 있다.
한국거래소 코스닥상장심사 관계자는 "사안의 경중에 따라 심사가 보류되거나 반려될 가능성이 있다"며 "매출 등 향후 영업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안일 경우 상장심사도 조사 결과가 나온 이후로 미뤄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툴젠의 이전상장 심사를 맡고 있는 한국거래소 기술기업상장팀 관계자는 "일반적인 경우 상장예비심사는 45영업일 이내 종료되지만 툴젠의 경우 사안 파악과 입장 표명 등에 따라 시간이 소요될 가능성이 있다"고 답했다.
cherishming17@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