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전쟁에 상하이지수 연 고점서 25% 폭락
투자자 진정, 경영권 방어 위해 자사주매입
[서울=뉴스핌] 백진규 기자 = 미중 무역전쟁과 경제 지표 악화로 중국 증시가 좀처럼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중국증시 A주 상장사들이 주가 지탱을 위해 경쟁적으로 자사주 매입에 나서고 있다.
12일 상하이지수는 2년반래 최저치인 2656.11포인트까지 하락했고 상하이·선전 증시 거래량 역시 4년래 가장 낮은 수준까지 내려앉았다. 거래량이 줄고 주가 하락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중국 상장사들은 일제히 자사주 매입을 늘리고 있다.
12일 중국 매체 21스지징지바오다오(21世紀經濟報道)는 올해 초부터 9월 11일까지 모두 490개 상장사가 241억위안(약 3조9500억 원)을 들여 자기 주식을 사들였다고 보도했다. 이는 ▲2015년 50억 위안 ▲2016년 109억 위안 ▲2017년 92억 위안의 3년치 매입액을 합친 것과 비슷한 규모다.
시장조사기관 WIND에 따르면 현재 자사주 매입 계획을 밝힌 기업은 모두 702개에 달한다. 이에 신문은 “앞으로도 210개가 넘는 기업들이 추가로 자사주 매입에 나설 수 있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올해 중국 A주 주가 폭락의 가장 큰 원인은 미중 무역전쟁과 같은 외부 불확실성에 있다”며 "이는 회사들이 주가 부양을 위해 딱히 손 쓸 방법이 없다는 의미"라고 밝히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상장사들이 투자자들의 불안감 해소와 함께 대주주의 경영권 방어를 위해 자사주 매입에 나선 것이라는 설명이다.
안신(安信)증권은 “지난 9월 6일 증감회에서 자사주 매입 관련 규정을 수정하면서, 앞으로 자사주 매입 건수와 규모가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주가가 연일 하락하면서 자기주식매매에 나선 기업들 대부분은 손해를 본 것으로 나타났다. 메이디그룹(美的集團, 000333.SZ)은 올해 7~8월 18억 위안을 들여 주당 평균 45.8위안에 자사주를 매입했으나 주가는 12일 기준 40.3위안까지 하락했다.
본토 상장사 외에도 텐센트(騰訊控股, 00700.HK) 알리바바(阿裏巴巴, BABA:NYSE) 등 해외 상장사들도 자사주 매입 대열에 합류했다. 텐센트는 3거래일 연속으로 모두 8518만 홍콩달러(약 122억 원)어치 자사주를 사들였다. 알리바바는 7일 “지난 2017년 5월부터 계획한 대로 2019년까지 모두 60억 달러 규모의 자사주 매입을 시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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