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은미 신한BNPP자산운용 주식운용팀장 동행기
미국증시 체크로 일과 시작...회의, 전화, 미팅, PT
[서울=뉴스핌] 김민경 기자 = 증시 변동성이 이어지면서 자산운용사의 펀드매니저들도 한층 바빠졌습니다. 시장 변동기를 맞아 포트폴리오 재편에 여념이 없는 운용역들. 요즘 같은 때 이들의 삶, 일과는 어떨까요. 그래서 임은미 신한BNPP자산운용 펀드매니저의 하루를 살짝 들여다봤습니다.
임은미 신한BNPP자산운용 팀장. 2018.07.05. 한지웅 기자.hjw1014@newspim.com |
오전 5시 반. 눈을 뜨자마자 휴대폰을 잡고 미국 증시를 체크합니다. 어제는 휴장이라 장이 열리지 않았군요. 미국 시장 영향이 없으니 오늘은 어제보단 장이 덜 빠지지 않을까 약간의 기대를 하면서 출근을 서두릅니다.
7시 회사에 도착한 그는 모니터를 켜고 팀 회의를 준비합니다. 펀드별로 설정과 해지를 체크해 자금을 확인하는 것이 먼저입니다. 임 매니저가 운용하는 10여 개 펀드를 모두 살피고 뉴스를 모니터링한 뒤 업황과 종목에 대한 이슈도 챙겨 회의에 들어갑니다.
7시 40분부터 진행되는 팀 회의에선 화학 업체에 대한 얘기가 나왔습니다. 매니저들은 해당 종목의 현재 주가와 실적, 업황 등에 대해 의견을 주고받으며 적극적으로 논의합니다. 한 매니저는 "나는 그 종목을 담았지만 추천하고 싶지 않다"고 솔직하게 털어놓습니다.
회의를 마치고 나오니 이미 개장을 했군요. 어제 매수하다 말았던 종목을 마저 사들이고, 팔기로 한 종목은 털어냅니다. 아침 뉴스를 체크하면서 이슈가 있었던 종목은 신경 써서 살펴봅니다. 이 시간이 하루 중 가장 정신없는 시간입니다. 시장을 보면서 매매 방향을 정하고 하루 전략을 짜야 하거든요.
대충 관련 업무가 마무리되면 한쪽에 주식 거래 창을 띄워놓고 이메일을 엽니다. 임 매니저의 이메일엔 매일 아침 200여 통의 자료가 들어옵니다. 운용 지시를 내린 뒤 기업들과 시장 환경, 경제 지표 등 자료를 꼼꼼하게 들여다봅니다. 관심이 가는 종목은 애널리스트 세미나를 통해 스터디합니다.
요즘처럼 증시 변동성이 확대될 때는 포트폴리오를 부분적으로 바꿔야 합니다. 물론 임 매니저의 펀드 운용 스타일은 '바텀 업(Bottom up)', 가치주 우선의 포트지만 시장 분위기에 맞춰 색깔을 바꿔 주는 것이 중요하죠. 투자가치가 있는 새로운 종목들을 찾는 것이 요즘 임 매니저의 가장 큰 숙제입니다.
점심시간엔 다양한 사람들을 만납니다. 임 매니저는 증권가에서 애널리스트와 펀드매니저로 20년가량 일해 온 베테랑. 애널리스트나 동료 펀드매니저들을 만나 종목 얘기를 주로 나눕니다. 다들 오래된 사이인 만큼 정보 교환은 가감 없이 이뤄지는 편입니다.
오늘은 친한 마케팅 직원과 약속이 있습니다. 이 직원은 자리에 앉자마자 "업무 때문에 신한은행에 갔는데 창구 직원이 탑스밸류펀드 인기가 좋다고 했다"고 전해 줍니다. 탑스밸류는 임 매니저가 운용하는 대표 펀드. 최근 펀드 동향과 투자자 수요 등에 대해 얘기를 나누니 시간이 빠르게 지납니다.
사무실에 들어와서 잠깐 숨을 돌리고 오후에 예정된 기관투자자 운용보고를 준비합니다. 한 달에 3~4일 정도 진행하는 업무입니다. 요즘은 미·중 무역전쟁 여파로 장이 좋지 않아 발걸음이 무겁습니다. 하지만 임 매니저의 연간 펀드 수익률은 우수한 편이죠. 포트폴리오를 가져가서 기관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지난달 운용 결과와 다음달 계획을 브리핑합니다.
기관들은 가입한 펀드 수익률을 비교해 리밸런싱(자산 편입비중 재조정)을 합니다. 이 기관투자자의 '워닝(경고)'이 펀드매니저로서 가장 힘든 순간이죠. 성적표가 매일매일 숫자로 공개되니 스트레스가 이만저만 아닙니다. 보람 있을 때도 있고, 수익이 크게 날 때면 잠시 우쭐해지기도 합니다.
오후 3시가 넘어가면 매매는 거의 이뤄지지 않습니다. 장이 끝나면 기업 탐방을 갑니다. 현장 실사를 하면서 궁금한 점이 생기면 IR 담당자에게 바로 묻습니다. 탐방하면서 특이 사항이나 주목할 점이 있으면 다음날 아침 회의 때 공유합니다.
6시가 조금 넘어 퇴근합니다. 임 매니저는 워킹맘이기 때문에 이제부터 또 다른 노동(?)이 시작됩니다. 하지만 머리 한쪽에 주식과 관련된 생각들이 떠나질 않습니다. 오늘은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모바일 장보기'를 하다가 문득 A 유통업체에 관심이 생겼습니다. 내일 아침 의견을 나누고 종목 스터디를 해 봐야겠다고 생각하면서 다이어리에 메모를 해둡니다.
밤 10시 반. 미국 증시가 열립니다. 재미있고 긴장감이 감도는 순간입니다. 미국 장을 보면 매칭되는 관련 기업들이 많기 때문에 내일 한국 장에 대해 어느 정도 가늠할 수 있습니다. 오늘은 빨간 신호가 들어와 기분 좋게 잠자리에 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내일의 증시 상승을 기대하며…·
cherishming17@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