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무구조 개선 도움...신규 사업 확대는 쉽지 않아
[서울=뉴스핌] 최주은 기자 = SK증권이 지난 7월 SK그룹에서 분리 이후 두 차례 유상증자를 실시하며 홀로서기에 나서고 있다. 다만 자기자본 확대폭이 기대에 못미쳐 신규 사업 확대로 이어지기까진 쉽지 않을 전망이다.
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SK증권은 최근 655억원 규모의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실시했다. 앞선 10월엔 3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진행했다.
이번 유상증자의 목적은 재무 안정성 확보가 우선이다. 회사 관계자는 “SK그룹에서 분리 이후 신용등급이 하락했다”며 “자금 조달 금리가 올라가는 등 직간접적으로 불리한 측면들이 있어 재무 안정성이 우선 확보돼야 한다”고 언급했다.
금융투자업계 일각에서도 SK그룹에서 분리한 SK증권이 자금 조달에 있어 이전보다 상황이 나빠진 것으로 보고 있다. 증권사 한 관계자는 “SK증권 매각은 시장에 모두 알려진 이슈”라면서도 “그룹 분리 결정 이후 계열사를 지원한다는 기대감이 낮아지며 재무에 대한 평가가 하향곡선을 그릴 수밖에 없었다. 점진적으로 조달 금리가 상승했을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SK증권은 이번 유증으로 총 655억원의 자금을 조달한다. 이 자금으로 기업어음(CP)과 전자단기사채 등 단기차입금을 상환할 예정이다. 이달 13일 전자단기사채 200억원과 내년 1월과 2월에 각각 100억원 규모의 만기가 돌아온다.
이번 유상증자로 자본을 확충하거나 차입금을 상환해 순자본비율(NCR)이 소폭 개선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신용평가사 한 관계자는 “증자를 통해 자본을 늘리거나 차입금을 상환하는 것은 순자본비율 개선에 도움이 된다”며 “다만 신용등급 상향은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밝혔다.
SK증권의 순자본비율은 올초 229.6%에서 상반기 218.5%로 다소 떨어졌다. 같은 기간 증권업계 평균은 562.7%에서 533.%로 하향 패턴은 같지만 수치에선 큰 격차가 난다.
SK증권의 낮은 순자본비율은 신용등급 하락을 야기하기도 했다. 지난 7월 한국신용평가, 나이스신용평가, 한국기업평가 등 신용평가사들은 SK증권의 신용등급을 일제히 내렸다. 대주주인 J&W에 배당 지급 등 현금 유출 가능성이 있는 상황에서 순자본비율이 250% 하회한다는 것이 이유다.
두 차례의 유상증자가 재무구조 일부 개선에는 도움이 될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다만 이를 바탕으로 사업 기반 확대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게 업계 공통된 견해다.
무엇보다 전체 자본금 규모가 큰 폭으로 확대되지 않아서다. 앞선 SK증권 관계자는 “자본금이 많으면 여러 사업을 확대할 수 있다”며 “그렇지 않으면 사업 확대가 제한적이이서 기존 사업과 시너지낼 수 있는 아이템을 활용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SK증권의 자본금 규모는 지난 9월 말 기준 4381억원 수준이다. 증자를 완료하면 5000억원을 상회한다. 이는 KTB투자증권(4717억원)보다 많고 IBK투자증권과 DB금융투자(6000억원대)에 못 미치는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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