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뉴스핌] 정성훈 기자 = 한국지역난방공사의 자체조사 결과, 고양시 전체 열수송관 10%는 남은 수명이 0년으로 위험등급 1등급 판정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더욱이 이들 중 상당수가 아파트 단지·초등학교 인근 도로, 광장 앞 보도 등에 매설돼 사고발생시 다수의 인명피해가 우려된다는 지적이다.

윤한홍 자유한국당 의원(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위원회 소속)이 한국지역난방공사로부터 12일 제출받은 '고양사업소 위험현황도 기초자료'를 검토한 결과, 고양사업소 전체 1220개 구간, 341km 열수송관의 약 10%에 해당하는 127개 구간, 34.1km가 위험등급 1등급에 해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료=윤한홍 의원실]

위험등급은 열수송관의 기대수명에서 실제 사용연수와 보온재 손상, 잦은 보수, 인근 고압케이블 등에 의한 부식(전식) 등에 따른 수명저감을 고려해 평가한다. 일례로 지난 1995년 매설된 백석동 LPG 충전소 옆 도로 부근 열수송관의 기대수명은 40년인데, 실제 사용연수 23년, 보온재 손상 및 보수 등에 따른 수명저감 23년을 더하면 46년이 돼, 기대수명을 6년이나 초과하게 된다. 

한국지역난방공사는 지난 11월, 고양시 전체 열수송관에 대해 이 같은 위험현황도 조사를 실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지역난방공사 측은 "위험도 평가는 향후 열수송관 점검·진단의 관리 기준일 뿐, 해당 위험현황도 조사에서 기대수명이 0년으로 나왔다고 해서, 지금 즉시 열수송관을 교체해야 한다는 의미는 아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이번에 사고가 발생한 백석역 3번 출구 부근 열수송관 역시 기대수명은 40년이었으나, 사용연수 26년, 수명저감 21년으로 남은수명이 0년, 위험등급 1등급이었다. 특히 남은수명이 0년인 위험등급 1등급의 열수송관 다수가 아파트 단지 인근 도로, 초등학교 인근 도로 등에 위치하고 있어 사고 발생시 다수의 인명피해가 우려된다.

윤한홍 의원은 "지역난방공사는 자체 조사 결과 사고가 난 열수송관의 위험등급을 1등급으로 판정했음에도, 사고 당일 점검에서조차 '이상무'로 기록했다"며 "위험도가 높은 열수송관 조차 관리를 허술하게 한 것으로, 지역난방공사의 점검 실태를 신뢰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즉시 모든 열수송관에 대한 전수조사를 실시해 국민불안을 잠재우고 사고를 미연에 방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js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