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청, 2018년 12월 12일 한유총 실태조사 나서
1개월째 빈손...“유치원 3법 통과 위한 압박용”
[서울=뉴스핌] 김경민 기자 = 서울시교육청이 지난해 말 실시한 한국유치원총연합회 불법 행위에 대한 실태조사가 당초 일정보다 길어지면서 그 이유에 관심이 쏠린다. 유치원비리 사태 이후 한유총 실태조사 결과를 손꼽아 기다리던 학부모 사이에서 불안의 목소리가 나오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유치원3법 통과를 위한 압박용'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조희연 서울시교육감. leehs@newspim.com |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지난해 12월 6일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한유총 법인 운영 전반에 대한 실태조사를 진행하겠다”고 발표했다. 당시 조 교육감은 조사 결과에 따른 사단 법인 해체까지 시사하며 강경대응을 시사했다.
서울시교육청 실태조사반은 애초 지난해 12월 12일부터 6일간 예정된 한유총 조사를 현재까지 마무리 짓지 못하고 있다. 한유총의 △폐원 협박 △정치권 불법 쪼개기 후원 △당시 비대위원장이었던 이덕선의 직무대행 자격 등에 대해 위법 여부와 적정 여부 등을 확인하는 것이 주요 내용이었다.
이에 대해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불법성에 대해 아직 확정 지은 건 없고 아직 파악 중”이라며 “현장 조사는 끝났고 회의록 등 일부 미흡한 부분이 있어 정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1월 안에 법률 자문을 받아 결론을 내리고 한유총에 소명 기회를 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유총에 대한 실태조사가 차일피일 미뤄지자 학부모들 사이에서는 “막연한 불안감만 증폭시켰다”는 불만이 나온다. 학부모 서모씨(30·여)는 “조사가 미뤄지면 왜 미뤄지는지 정확하게 이유를 설명해줘야 한다”며 “학부모들에게 유치원은 내가 봐줄 시간에 대신 아이들을 책임지는 곳인 만큼 조사 결과를 확실하게 알아야 할 권리가 있다”고 말했다.
학부모인 40대 조모씨(남) 또한 “교육청이 감정적 분노 이상의 어떠한 대안도 도출하지 못하고 있다”며 “학부모가 원하는 것은 정치적 싸움이 아니라 아이들을 안정적으로 교육시킬 수 있는 환경”이라고 안타까워했다.
전문가들은 서울시교육청의 실태조사 시기를 언급하며 ‘보여주기식’이라고 꼬집었다. 이종배 공정사회를 위한 국민모임 대표는 “당시는 정부와 여당이 유치원3법 연내 처리에 사활을 걸었을 때”라며 “법안 통과가 만능인 양, 압박용으로 제시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고 비판했다.
특히 조사가 지지부진한 이유에 대해 유치원3법이 패스트트랙으로 지정됐기 때문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이 대표는 “지금 조사의 결론이 나지 않는 이유는 법안이 통과 여부로 단순화됐기 때문”이라며 “그래서 조사엔 신경을 쓰지 않고 있고 진정성도 느껴지지 않는다”고 평가했다.
이어 “현재도 학부모와 학생들이 유치원을 구하지 못해 피해를 입고 있다”며 “현장과 한유총 등과 소통해서 해결책을 제시해야 하는데 안타깝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한유총 관계자는 “사단 법인을 깨려고 하는 실태조사”라며 “지금까지도 부족한 부분이 있다며 실태조사반 측에서 자료를 계속 요청하고 있다. 우리는 100% 협조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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