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한진칼, 지배구조 개선 기대감..3개월만 0.5~2배 ↑
[서울=뉴스핌] 최주은 기자 = ‘땅콩 회항’과 ‘물컵 갑질’ 등 조양호 회장 일가의 일탈 행위로 논란이 됐던 한진가에 대해 외부 세력의 관여, 즉 본격적인 주주활동이 시작됐다. 여론이 한진가에 등을 돌린 가운데 상황이 이렇다보니 한진 주가가 실적보다는 외풍에 크게 흔들린다.
21일 한진과 한진칼의 주가는 모두 하락세다. 한진은 전 거래일 대비 2350원(4.57%) 내린 4만9050원에 거래중이다. 한진칼은 전 거래일 대비 850원(2.72%) 내린 3만450원에 거래되고 있다. 그간 상승에 따른 차익 실현 매물이 시장에 쏟아져 가격 하락으로 이어진 것이라는 분석이다.

공교롭게도 이날은 KCGI가 ‘한진그룹의 신뢰회복을 위한 프로그램 5개년 계획’을 공개 제안한 날이다. 지난 11월 한진칼 지분을 사들인 이후 첫 공개 제안을 하며 적극적인 주주활동 시작을 알렸다.
KCGI는 한진그룹의 문제점으로 △글로벌 항공사 대비 높은 부채비율로 인해 신용등급이 강등된 상태 △유가 상승 등 잠재된 위험 요소에 대한 관리가 소홀 △빠르게 변화하는 시장환경에 대한 대응이 미흡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이 평가한 지배구조 등급이 4년 연속 C등급에 그치는 낙후된 지배구조 등을 지적했다.
그러면서 칼호텔네트워크, LA윌셔그랜드호텔, 와이키키리조트 등 항공업과 시너지가 낮은 사업부문에 대한 투자 원점 재검토, 유휴부지, 포스코, 하나금융 등 지분에 대한 매각 여부 검토, 토파스여행정보 기업공개(IPO) 등을 제안했다. 또 경영진 추천 사내이사 1인, 일반주주 의견을 수렴해 KCGI가 추천한 사외이사 2인, 외부전문가 3인 등 총 6이으로 구성된 지배구조위원회를 설치할 것을 요구했다.
앞서 지난 16일에는 국민연금이 기금운용위원회를 열고 한진과 대한항공에 대한 주주권 행사 여부를 내달 수탁자책임위원회를 통해 결정하겠다고 밝힌바 있다. 당일 한진과 대한항공의 주가가 모두 상승했다. 전 거래일 대비 한진은 5.79%(2900원), 대한항공은 2.92%(1000원) 올랐다. 코스피 지수가 8.92포인트(0.43%) 오른 것과 비교하면 크게 선방한 수준이다. 시장에선 한진그룹이 국민연금의 스튜어드십 코드 첫 타깃이 될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를 실으며 주가가 상승한 것으로 풀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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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적으로 행동주의 펀드가 지분을 매입하면 지배구조 개선에 대한 기대감으로 주가가 상승한다. 실제 한진칼과 한진도 KCGI의 지분 매입을 기점으로 주가가 0.5~2배 가까이 올랐다. 증시 전문가들은 "기업지배구조 개선 기대감에 올해 1분기까지 주가가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고 입을 모은다.
앞서 한진칼은 지난해 11월14일 KCGI가 의결권 있는 주식의 9%(532만2666주)를 취득했다고 공시했다. 실제 이들이 주식을 매입하기 시작한건 8~9월부터다. 당시 주가는 1만7000원대로 지금보다 43% 가량 낮은 수준이었다. 같은 시기에 한진 주가도 급등했다. 지난해 11월15일 장중 3만900원까지 내렸던 주가가 한 달 만인 지난해 12월20일에는 5만7700원까지 상승해 86.7% 올랐다.
다만 단기 급등에 따라 최근 차익실현 매물이 나오고 있다. 외국인과 기관은 차익 실현 후 최근 주식을 내다 파는 분위기다. 기관 및 외국인의 주식 보유 비율이 지난해 11월 한진칼 11%에서 6%대로, 한진 14% 후반에서 15%로 각각 내려 앉았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한진그룹 계열사의 최근 주가가 실적보다 외부 이벤트에 더 큰 영향을 받고 있다"며 "지배구조 개선을 통한 주주친화 정책이 가시화될 수 있다는 측면에서 주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겠지만 등락을 반복하는 장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 같다"고 예상했다.
june@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