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개 금융지주회사 자산 2650조원, 규모의 경제 가속화
NH·신한금융, 전년비 은행비중 크게 낮춰
[서울=뉴스핌] 한기진 기자 = 지난해 은행계 금융지주사들 자산이 2600조원을 넘어섰다. 매년 자산 100조원씩 늘어나는 등 뚜렷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다만 금융지주 도입(2000년) 20여년이 돼가는 시점에서 여전히 은행이 전체 수익의 80% 이상을 차지, 비즈니스 다각화 이슈는 여전히 풀어야 할 숙제로 남아 있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내 9개 은행계 금융지주의 지난해 말 기준 연결 총 자산은 2650조원으로 전년(2557조원)보다 100조원(3%) 가량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은행계 금융지주사는 신한금융∙KB금융∙NH농협금융∙하나금융∙우리금융∙BNK금융∙DGB금융∙JB금융그룹과 아직 지주사로 전환하지 않은 기업은행이 포함된다.
금융사별로는 KB금융이 479조원으로 1위다. 이어 신한금융 459조원, NH농협금융 417조원, 하나금융 385조원, 우리금융이 389조원 순이다. 기업은행은 289조원으로 300조원 고지를 앞두고있다. BNK금융, DGB금융, JB금융 등 지역기반 금융지주사들은 각각 119조원, 67조원, 46조원으로 선두와는 격차가 여전했다.
금융그룹들의 자산 성장세는 은행 이익 증가가 주된 배경이다. 9개 은행계 금융지주사의 작년 누적 당기순이익 15조1421억원 중 은행(12조436억원) 비중은 79% 수준이다. 그나마 금융지주회사 체제 출범 이후 80% 넘던 은행 비중이 지난해 처음으로 깨졌다.
그룹사별로는 우리금융과 하나금융의 은행 순이익 비중이 93%에 달하는 등 사업 편중현상이 심각했다. 수년간 증권과 생명보험 등 비은행 부문에서 적극적으로 인수합병(M&A) 등에 나서는 등 사업 다각화에 주력한 신한금융(69%), KB금융(72%), NH농협금융(75%)은 상대적으로 은행 비중이 낮아졌다. NH와 신한의 경우 전년도 각각 80%와 70%를 넘던 은행 비중을 크게 낮췄다.
우리금융과 하나금융의 경우 최근 롯데카드 롯데손보 하이자산운용 등 비은행 부문 M&A에 적극 나서고 있고, 신한금융과 KB금융도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글로벌 금융사 M&A를 추진하면서 국내 은행의 수익 편중 현상은 예년대비 완화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국내 은행계 금융그룹사들이 한단계 도약하려면 비은행과 글로벌부문에 대한 과감한 도전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이대기 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새로운 수익원 확보를 위해 신흥국 등 해외시장에 꾸준히 진출하고 디지털금융에 집중 투자하는 등 지속성장을 위한 기회창출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hkj77@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