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조4850억 집계, 2016년 7조5795억-> 2017년 9조7787억
올해 지주사들 ‘성장보다 수익성 관리로 경영, 순익 10조 방어
[서울=뉴스핌] 한기진 기자 = 신한금융지주 KB금융지주 하나금융지주 우리은행(우리금융지주) 등 4대 금융지주가 당기 순이익 ‘10조원’을 사상 처음으로 넘어섰다. 이자이익뿐 아니라 비이자이익이나 해외수익도 크게 늘어나는, 이른바 ‘금융백화점’ 시대가 꽃을 피웠다는 평가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4대 금융지주사의 2018년 회계연도 당기 순이익은 10조4850억원을 기록했다. 지난 2016년 7조5795억원, 2017년 9조7787억원으로 이어진 급증세가 올해도 계속되며, 마침내 10조원 벽을 넘어선 것이다.
순이익 10조원 돌파는 4대 금융지주사가 고루 성장한 덕이다. 신한금융, 하나금융, 우리은행은 각각 3조1567억원, 2조2402억원, 2조192억원을 내며 전년동기보다 10~30%씩 성장했고 지주회사 설립 이후 사상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KB금융 역시 3조689억원으로 전년보다 7.3% 감소하긴 했지만, 순이익 3조원대를 지켜냈다.
사상 최대 순이익은 국내 이자이익뿐 아니라 비은행과 해외사업의 큰 성장도 있어, 내용면에서도 수익 다각화에 성공했다.
신한금융의 경우 순이익 면에서 신한은행이 33% 증가하고 비은행부문도 16% 늘어나며, 그룹 순이익 비중에서 비은행 비중이 31%로 확대됐다. 또한 글로벌 수익 비중도 14%로 전년대비 37% 증가하며, 국내 순이익 증가율 18%를 크게 앞질렀다. 최근 디지털금융으로 빠르게 전환하면서 디지털 플랫폼을 활용한 순이익이 1조1859억원 창출되는 성과도 냈다.
하나금융도 이자이익이 10.7% 늘어나고 비이자이익도 9.8% 증가했다. 우리은행은 비이자 이익 증가율이 4.8%로 두드러지지 않지만 글로벌 부문 순익이 19.7% 늘어 2000억원에 달하는 등 그 동안 해외공략 성과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우리은행의 해외네트워크는 국내 최대이자 글로벌 금융사 20위권인 26개국 441개에 달한다.
올해도 순익 10조원 달성은 무난하지만 성장세는 둔화될 전망이다. 오는 7월부터 주담대에 새 자금조달비용지수(COFIX·코픽스)를 적용하는 금리인하 방안이 도입되면 수익의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이자수익이 급감할 수 있다. 부동산 규제로 주택담보대출이 줄어 가계대출 이자수익 증가세도 꺾인다. 또한 비은행 핵심인 카드사의 실적도 안심할 수 없다. 이미 카드 수수료 인하 여파로 올해부터 3년간 신용카드사의 전체 당기 순이익이 총 1조5000억원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류승헌 신한금융지주 부사장은 “올해는 순이자마진 안정화로 이자이익이 소폭 개선되고 포트폴리오 관리로 이익 기반이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기환 KB금융지주 부사장도 “올해 경영전략은 수익성보다는 건전성 관리로 핵심예금 등 안정적 조달기반 확대와 대출 포트폴리오 재조정으로 대응할 수 있다”고 말했다.
hkj77@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