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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년 걸린 ESS 조사...화재 원인은 '시스템 결함' 결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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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S 화재사고 조사위, ESS 화재사고 원인조사 결과 공개
배터리 보호시스템·통합제어 미흡 등 4가지 원인분석 발표
ESS 제조·설치·운영 단계의 안전관리 강화…소방기준 신설
비상정지 시스템 강화… 정기점검 주기도 4년→1~2년 단축

[세종=뉴스핌] 정성훈 기자 = 2017년 말부터 전국에서 잇달아 발생한 에너지저장장치(ESS, Energy Storage System) 화재 원인에 대해 민·관합동조사단이 '시스템 결함'으로 결론 내렸다. 이에 따라 삼성SDI, LG화학 등 ESS 사업 확장에 나선 대기업 및 중소·중견기업들의 타격이 예상된다.  

11일 '민관합동 ESS 화재사고 원인조사위원회(조사위)'는 정부세종청사 산업통상자원부 기자실에서 최근 발생한 23건의 ESS 화재사고 원인조사 결과를 공개하고, ESS 화재사고 재발 방지를 위한 종합안전강화대책 및 ESS 산업생태계 경쟁력 지원방안을 발표했다. 

지난 1월 출범한 조사위는 그간 60여 차례 넘는 정기회의와 현장조사, 업계 간담회 등을 거쳤다. 특히 원인가능성으로 제기된 76개의 항목에 대한 실험·실증을 모두 마친 바 있다. 조사위는 전기, 배터리, 화재 등 관련 분야를 망라한 학계, 연구소, 시험인증기관, 소방전문기관, 정부 등 19명의 전문가로 구성됐다. 

이날 조사위는 "분석결과 전체 23건의 화재사고 중 14건은 충전완료 후 대기중에 발생했으며, 6건은 충전·방전 과정에서, 3건은 설치·시공중에 발생했다"고 밝혔다. 

ESS 화재사고 원인 및 안전대책 [자료=산업통상자원부]

ESS 화재 원인으로는 △전기적 충격에 대한 배터리 보호시스템 미흡 △운영환경 관리 미흡 △설치 부주의 △ESS 통합제어·보호체계 미흡 등 4가지 요인을 확인했다. 

조사위는 또 "일부 배터리 셀에서 제조상 결함을 발견했으나, 이러한 결함을 모사한 실증에서 화재가 발생하진 않았다"고 설명했다. 다만 "제조결함이 있는 배터리가 가혹한 조건에서 장기간 사용되면 위험요소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ESS는 태양광이나 풍력 등 발전소에서 생산한 전력을 저장해 놓고 필요할 때 꺼내쓸 수 있는 장치다. 리튬이온배터리가 층층이 쌓인 배터리 저장소, 중간에 전류를 바꿔주는 전력변환장치(PCS), 배터리 관리 시스템(BMS), 에너지관리시스템(EMS) 등으로 구성돼 있다. 

조사위는 이 중 배터리 냉각장치를 제어하고 열이나 과전압을 감지해 이상시 전원을 차단하는 BMS와 EMS 등이 제기능을 못한 게 주된 원인이라고 밝혔다.

또 산지 및 해안가에 설치된 ESS의 경우 큰 일교차로 인한 결로와 다량의 먼지 등에 노출되기 쉬운 열악한 환경인데, 배터리 모듈내 결로의 생성과 건조가 반복되면서 먼지가 눌러 붙고 이로 인해 절연이 파괴돼 화재가 발생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  

아울러 사고현장조사, 기업면담조사 및 시험실증과정에서 ESS 설계와 운영 과정에서 배터리·PCS 등 구성품을 하나로 통합해 시스템 차원에서 관리·보호하지 못했다는 점도 화재 원인조사 중 하나로 분석했다.     

정부는 이번 화재원인 조사결과를 토대로 ESS 제조·설치·운영 단계의 안전 관리를 강화하고, 소방기준 신설을 통해 화재대응 능력을 제고하는 종합적인 안전강화 대책을 시행키로 했다. 

구체적 계획으로 ESS용 대용량 배터리 및 PCS를 안전관리 의무대상으로 두고 ESS 주요 구성품에 대한 안전관리를 강화하도록 했다. 올해 8월부터 배터리 셀은 안전인증을 통해 생산공정상의 셀 결함발생 등을 예방하고, 배터리 시스템은 안전확인 품목으로 관리할 계획이다. 

또 PCS는 올해 말까지 안전확인 용량범위를 현행 100킬로와트(kW)에서 1메가와트(MW)로 높이고, 2021년까지 2MW로 확대키로 했다. 

ESS 안전조치 내용 및 재가동 방안 [자료=산업통상자원부]

아울러 ESS 설치기준을 개정해  옥내설치의 경우 용량을 총 600kWh로 제한하고, 옥외에 설치하는 경우에는 별도 전용건물 내 설치토록 규정해 안전성을 제고한다. 

모티너링도 강화해 과전압·과전류, 누전, 온도상승 등 이상징후가 탐지될 경우에는 관리자에게 통보하고, 비상정지 시스템을 갖추도록 했다. 

정기정검주기는 기존 4년에서 1~2년으로 단축하기로 했다. 특히 전기안전공사와 관련업체가 공동점검을 실시해 실효성을 높인다는 방침이다. 

기존 ESS 사업장에 대해선 전기적 보호장치, 비상정지 장치를 설치토록하고, 각 사업장에서 배터리 만충 후 추가충전 금지, 온도·습도·먼지 등 운영환경을 엄격히 관리하도록 할 계획이다. 

또 가동중단 사업장 중 옥내 설치된 시설에 대해서는 공통 안전조치 외 방화벽 설치, 이격거리 확보 등 추가 조치를 적용한 후 재가동하도록 조치한다. 공통 안전조치는 각 사업장 ESS 설비의 안전강화를 위한 것으로 소유자·업계가 비용을 부담하고, 방화벽 설치 등 추가안전조치는 옥내 설치된 ESS설비의 화재발생시 인명피해 방지를 위한 것으로, 정부가 비용의 일부를 지원할 계획이다. 

또 소방특별조사에 따른 후속 비용은 조사 결과에 따라 결정된다는 점을 고려, 향후 업계와 비용분담 방안을 협의해 나갈 예정이다. 

가동중단 사업장 중 소방청이 인명피해 우려가 높다고 판단한 ESS시설에 대해서는 국민안전 확보를 위해 소방특별조사를 실시하고, 그 결과에 따라 필요할 경우 옥외이설 등 안전조치를 시행할 예정이다. 

ESS 운영체계 [자료=산업통상자원부]

한편, 정부는 ESS 산업 생태계 경쟁력 강화 방안으로 ESS 핵심 구성품인 배터리 분야에서 화재 위험성이 적고 효율이 높은 차세대 배터리 개발 및 조기 상용화를 지원하고, PCS는 신뢰성 및 안전성 강화기능 향상을 위한 기술개발을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또한 ESS 생태계 전분야 구성원들이 참여하는 ESS 협회(가칭)설립을 추진해 업계 소통과 협업 수준을 대폭 제고할 계획이다. 

아울러 이번 화재로 미래 신산업인 ESS 산업의 성장활력 회복이 필요하다고 판단, 화재사태 이후 ESS 설치 중단기간을 고려해 신재생에너지 공급인증서(REC) 가중치 적용을 6개월 연장한다. 

현재 정부의 정부의 가동 중단 권고 조치로 전체 ESS 사업장 1490곳 중 35%에 달하는 522곳이 현재 가동을 멈춘 상황이다. ESS 1490개 설비의 총 용량은 4.5기가와트(GW)로 이중 1.5GW 가량이 가동을 멈춘 셈이다.   

이와 함께 안전조치에 따른 설치비용 증가 부담 완화를 위해 기존 보험료를 낮출 수 있는 단체보험 신규 도입을 추진하고, ESS에 대한 고효율 에너지기기 인증제 활용 확대를 지원한다. 고효율 에너지기기 인증제는 고효율 에너지기기 인증을 받은 ESS에 대해 투자금액의 3%(중견기업 5%, 중소기업 10%)를 법인세에서 공제하는 사업이다. 

중장기적으로는 해외에서 수요가 확대되고 있는 가정용 ESS 등 신규 비즈니스 모델 개발·적용도 적극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정부 관계자는 "이번 화재사태를 계기로, ESS 안전성을 세계 최고수준으로 끌어올려 지속성장할 수 있도록 최선을 지원을 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jsh@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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