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진원, '재감사'로 드러난 비리에 고발·징계키로
최근 2년 새 직원 3명 ‘뇌물수수’로 잇따라 기소
정세균 "엄중 처벌·제도 개선으로 신뢰 회복해야"
[서울=뉴스핌] 김준희 기자 = 콘텐츠진흥원(콘진원)이 연이은 직원 비리로 몸살을 앓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최근 2년 동안 콘진원의 전·현직 직원 3명이 뇌물수수 혐의로 구속된 데 이어 산하기관 리모델링 과정에서 발생한 비리 사실도 추가로 확인됐다.
특히 최초 내부감사에서는 ‘주의’ 조치를 받았던 의혹들이 최근 재감사에서 대부분 사실로 밝혀지며 제 식구 감싸기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뉴스핌] 백인혁 기자 = 정세균 더불어민주당 의원(왼쪽)이 지난 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문화체육관광위원회 문화재청 국정감사에서 질의하고 있다. 2019.10.07 dlsgur9757@newspim.com |
17일 국회 문화체육위원회 소속 정세균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콘진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콘진원은 지난 8월 내부감사 결과, 콘텐츠코리아랩(CKL) 기업지원센터 리모델링 공사와 관련해 12건의 의혹사항 중 10건에 대해 ‘고발조치’ 및 ‘징계요구’ 등을 진행하기로 했다.
콘진원은 지난해 CKL기업지원센터 리모델링을 추진하며 보름 만에 공사 중단 위기를 맞았다. 이 과정에서 의혹이 불거진 △특정 건축사무소에 설계 및 감리용역 몰아주기 △경쟁입찰 대상 부당 수의계약 체결 △하도급 견적 뻥튀기 △경쟁입찰 대상 쪼개기 수의계약 등이 사실로 드러났다.
이 같은 감사 내용은 앞서 진행했던 최초 내부조사를 뒤집는 결과다. 콘진원은 지난해 12월 자체조사 결과, 공사 과정에서 불거진 의혹들에 대해 “조치가 미흡했다”고 지적하며 ‘주의’ 처분을 내린 바 있다. 이번 재조사는 정 의원실의 추가적인 문제 제기로 이뤄졌다.
리모델링 공사로 드러난 부실한 사업관리는 또 다른 비리 발생의 원인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문제가 크다는 지적이다.
콘진원은 이번 재조사 결과를 토대로 공사 관계자들을 정직·감봉 등 징계처분하기로 했다. 또한 국회 자료제출 과정에서 원본을 임의로 조작해 제출한 A차장에 대해 사전자기록 위·변작 혐의로 형사 고발할 방침이다.
[사진=한국콘텐츠진흥원] |
콘진원의 직원 비위행위 적발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12월 파면된 B차장은 2016년 영상제작 지원 시설인 스튜디오큐브 건립 당시 관급자재 납품 계약 과정에서 수천만원의 뇌물을 받아 대법원에서 징역 3년 및 벌금 4000만원을 확정 받았다.
또 C차장은 VR사업 등 지원사업 관련 뇌물을 수수한 혐의로 지난 6월 1심에서 징역 3년 6개월 및 벌금 1억원을 선고 받았다. 콘진원은 지난 8월 인사위원회를 열고 C차장에 대한 파면을 결정했다.
D과장은 지난 2014~2015년 독립제작사 인프라구축 당시 방송장비 납품과 관련해 뇌물을 수수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 그는 최근 1심에서 징역 5년 및 벌금 1억원, 추징금 6827만원을 받고 수감 중이다.
직원들의 뇌물수수 비리 사건이 잇따라 발생하면서 콘진원의 내부통제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다는 비판이 거세다.
정세균 의원은 “콘텐츠진흥원은 미래 먹거리 산업을 주도해야 할 중요한 기관”이라며 “이어지는 내부 비리 사건과 내 편 감싸기식의 솜방망이 처벌은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정 의원은 이어 “심지어 국회에 자료를 변조해서 제출하는 것은 국민을 기만하는 행위이기도 하다. 이번에 밝혀진 사건을 계기로 엄중한 처벌과 제도 개선을 통한 국민 신뢰 회복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방법원 yooksa@newspim.com |
한편 정세균 의원실에 따르면 콘진원은 청렴도 회복을 위해 ‘상임감사제’를 도입, 업무 전반에 대한 책임성 및 신뢰성 강화를 도모하기로 했다. 실효성 있는 감사와 심도 있는 내부 통제로 각종 부패행위를 사전에 차단하겠다는 설명이다.
또한 전문가 그룹 및 규격심의위원회를 구성·운영함으로써 입찰 과정의 공정성을 확보하고 외부 청렴도 조사를 통해 적극적으로 부패 예방을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 용어설명
*비위(非違) : 법을 어겼거나 어긋나는 행위
*비리(非理) : 부당하고 잘못된 처사, 도리에서 어긋난 행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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