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장주연 기자 = 영화 '졸업'은 학교란 부당한 권력에 맞서 서로를 지켜야 했던 상지대학교 학생들의 10여 년 여정을 담아낸 다큐멘터리다. 상지대 졸업생이자 메가폰을 잡은 박주환 감독이 직접 찍은 화면을 묶어 만들었다.
핵심 이야기는 사학비리다. 상지대의 사학비리는 1972년 교육부가 원주대(원주대는 1974년 상지대로 이름을 바꿨다)에 김문기를 임시이사로 파견하면서 시작됐다. 김문기는 결국 1993년 구속됐지만 이듬해 출소 됐고 다시 학교에 복귀, 2014년에 상지대 총장으로 취임했다. 두 번째 해임이 된 건 2015년 7월이다.
영화 '졸업' 스틸 [사진=시네마달] |
이 지난한 시간 중 박 감독의 카메라에 담긴 건 2009년부터 현재까지다. 주인공은 그 시기 학생회 간부로 활동했던 이들을 포함한 상지대 학생 모두다. 박 감독은 이들의 바로 옆에서 카메라를 들고 일거수일투족을 담아냈다. 카메라 속 상지대 학생들은 거대한 비리 권력에 맞서고 좌절하고, 또다시 투쟁하고 울부짖는다.
지난 10년간 일어난 일련의 과정이 한 편의 드라마니 극적 긴장감은 충분하다. 매 순간 뜨겁고 매 순간 울컥한다. 학교를 되찾기 위한 학생들의 이야기지만, 수많은 한국사회의 문제가 압축돼 담겼다는 점에서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진정한 공동체의 의미와 공동체의 위기 속 개인의 행동, 그 개인들의 연대와 신뢰를 짚는다는 점 역시 의미 있다.
다만 영화적 완성도까지 완벽한 작품은 아니다. 학내 민주화 과정이 깔끔하게 연결되거나 핵심 메시지를 일목요연하게 정리하지는 못한다. 오히려 소재가 소재인 만큼 시위, 투쟁 장면이 많아 화면은 위태롭게 흔들리고 놓치는 목소리도 많다. 아쉽다. 오는 11월 7일 개봉. 12세 이상 관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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