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장주연 기자 = 영화 '10년'은 글로벌 프로젝트다. 10년 후 자국의 미래 상황을 담는다는 취지로 2015년 홍콩에서 처음 제작됐다. 이 작품이 흥행과 비평면에서 모두 괄목할 성과를 내면서 태국의 '10년'과 대만의 '10년'이 연이어 제작됐다. 오는 12일 개봉을 앞둔 '10년'은 그 연장선으로 일본의 미래를 그렸다.
[서울=뉴스핌] 장주연 기자 = 영화 '10년'의 '플랜 75' 스틸 [사진=디오시네마] 2019.12.04 jjy333jjy@newspim.com |
영화는 옴니버스식 구성으로 총 다섯 가지 이야기로 묶여있다. 고령자들에게 안락사를 권유하는 세계 '플랜 75', A.I.(인공지능) 프로그램을 통해 아이들을 제어하는 세계 '장난꾸러기 동맹', 디지털 카드로 유산을 남기는 세계 '데이터', 방사능을 피해 지하로 숨어든 소녀의 세계 '그 공기는 보이지 않는다', 전쟁을 멈추지 않는 세계 '아름다운 나라'다.
다섯 편 모두 10년 후 일본을 배경으로 했지만 어째 남 이야기같지가 않다. 슬픈 현실이자 영화의 미덕(?)이다. 노인 인구 증가로 인한 안락사의 제도화, 인공지능 발달에 따른 개인 통제, 알 권리와 개인정보 침해의 충돌, 원전 사고에 따른 환경오염, 전쟁과 징병제 등 영화가 다룬 소재들은 우리에게 닥칠 미래와 크게 다르지 않다. 따뜻하나 날카로운 다섯 감독의 시선을 통해 관객은 현 사회의 문제점을 돌아보게 되고 이것이 야기할 불완전한 미래에 대한 경각심을 갖게 된다.
배우들의 탄탄한 연기 역시 이 영화의 강점이다. 국내 관객에 익숙한 배우들이 많아 보는 재미도 있다. '곡성'(2016)의 쿠니무라 준은 '장난꾸러기 동맹'의 학교 행정 관리인으로,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2014)의 주연 이케와키 치즈루는 '그 공기는 보이지 않는다'에 등장한다. '행복 목욕탕'(2017)으로 눈도장을 찍은 스기사키 하나도 '데이터'의 타이틀롤로 분해 극을 힘있게 끌고 간다.
다섯 편의 이야기는 모두 일본의 신인 감독이 연출했다. 총괄 제작은 지난해 '어느 가족'(2018)으로 칸국제영화제 황금종려상을 받은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이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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