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네이처셀, 건실한 바이오 벤처기업이라 볼 수 없어"
라정찬 "한결같이 억울해...끼워맞추기 통해 기소한 것"
[서울=뉴스핌] 이학준 기자 = 퇴행성 관절염 치료제에 대한 허위·과장 광고 등으로 주가를 조작해 부당이득을 취한 혐의로 기소된 라정찬 네이처셀 대표에 대해 검찰이 징역 12년과 벌금 300억원을 구형했다. 라 대표는 "한결같이 억울하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10일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3부(신혁재 부장판사) 심리로 진행된 라 대표의 자본시장과금융투자업에관한법률위반 혐의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피고인 라 대표에 징역 12년에 벌금 300억원, 235억5016만원을 추징해 달라"고 밝혔다.
같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전 네이처셀 최고재무책임자 반모 씨와 법무팀 총괄이나 변모 씨, 홍보담당 이사 김모 씨에게는 각각 징역 10년과 벌금 300억원이 구형됐다.
서울남부지법 / 뉴스핌DB |
검찰은 "피고인들은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줄기세포 치료제에 대한) 조건부 품목 허가를 받을 수 없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허위로 보도자료를 배포해 네이처셀 주가를 상승시켰다"며 "그 증거는 매우 많다. 허가 신청이 반려 처분을 받기 전 주식 70만주를 블록딜 매도하는 것이 대표적"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피고인들은 식약처 허가 결과와 상관없이 주식을 매도한 것이라고 말하지만 일반적인 주가 관리 행태와는 어긋난다"며 "결국 네이처셀은 식약처에 허가 신청을 했다는 보도자료가 필요했던 것"이라고 했다.
특히 검찰은 건실한 바이오 벤처 기업을 검찰이 죽여 놓은 것이라는 라 대표 측 주장에 대해 "본건을 수사하며 살펴본 임상 자료나 지배구조, 식약처 직원 증언에 의하면 네이처셀은 건실한 바이오 벤처 기업이라 볼 수 없다"며 "라 대표는 자본시장법 위반으로 대법원 확정 판결을 받기 전인데도 또 죄를 저질렀다"고 강조했다.
검찰에 따르면 라 대표는 2017년 6월 식약처에 퇴행성 관절염 줄기세포 치료제 '조인트스템'의 조건부 품목 허가를 신청하는 과정에서 허위·과장 보도자료 배포 등을 통해 주가를 조작, 235억원 상당의 부당이득을 취득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네이처셀이 임상시험에 성공한 것처럼 허위·과장 기사를 냈고, 주식 매도를 통해 확보한 자금을 줄기세포 개발비 등으로 사용한다는 허위 공시로 주가를 끌어올렸다고 의심하고 있다.
라 대표는 최후진술에서 "지금까지 본 사건에 대해서 저의 의견은 한결같이 억울하다는 것"이라며 "저는 주가조작범이 아니다. 주가조작을 통해 개인의 이익을 도모한 사실이 없고 이익을 얻은 바도 없다"고 항변했다.
특히 "환자들이 조인트스템으로 치료받게 하겠다는 마음으로 허가 신청에 최선을 다했지만 아깝게 실패한 것"이라며 "그걸 검찰에서는 주가조작을 했다는 등 끼워맞추어 기소한 것이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만약 수사검사께서 충분한 소명의 시간과 기회 줬다면 오해 풀어질 것이란 아쉬움이 있다"며 "판결을 통해 무죄가 밝혀지기를 바란다. 오직 난치병 치료를 위한 줄기세포 연구에 매진할 수 있기를 소망한다"고 전했다.
라 대표에 대한 선고공판은 내년 2월 7일 서울남부지법에서 열린다.
hakj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