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윤혜원 기자 = 온라인에서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들에 대한 악성 댓글이 지속적으로 게재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악성 댓글 게시자에 대한 법적 대응도 여의치 않으면서 할머니들의 2차, 3차 피해가 우려된다.
2일 정의기억연대(정의연)에 따르면 최근 인터넷 포털사이트와 커뮤니티, 영상 플랫폼 등에 위안부 피해자들을 모욕하는 내용의 악성 댓글이 이어지고 있다. 댓글은 위안부 피해자 비하는 물론이고 여성 혐오적 표현, 역사 왜곡 등에 대한 내용이 주를 이루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뉴스핌] 백인혁 기자 = 25일 오후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린 제1406차 정기 수요 집회에서 소녀상 위에 꽃이 놓여져 있다. 2019.09.25 dlsgur9757@newspim.com |
'(위안부 피해자들이) 돈 받고 서비스해놓고 약자 코스프레 한다', '(위안부 피해자들은) 자진해서 (일본에) 간 것이고 잡혀가지 않았다', '위안부는 (당시) 고액 직업이었다' 등 확인되지 않은 주장을 비롯해 '위안부=XX녀', '위안부 안락사시켜라' 등 수위가 높고 자극적인 문구도 있었다.
이에 정의연은 악성 댓글에 대한 법적 대응을 고려하고 있다. 정의연은 현재 제보 받은 악성 댓글 중 일부를 수집, 보관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정의연 측은 "물적 증거 확보 차원"이라며 "피해자 명예훼손과 모욕의 소지가 있다고 판단되는 댓글을 중심으로 한다"고 전했다.
다만 실제 소송에 나서기가 쉽지만은 않은 상황이다. 위안부 피해자라는 집단에 대한 명예훼손 소송은 특정성 입증 문제가 따른다는 것이 정의연 측 설명이다.
정의연은 위안부 피해자 명예훼손과 관련한 다른 재판들의 결과에 주목하고 있다. 재판 결과에 따라 향후 악성 댓글 대응을 어떻게 할지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대법원에 계류 중인 '제국의 위안부' 저자 박유하 세종대 교수의 재판이 대표적이다. 앞서 박 교수는 저서 '제국의 위안부'에서 '일본군 위안부는 매춘'이라는 취지의 표현을 써 피해자들에 대한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됐다.
이를 두고 1심은 피해자가 특정되지 않았으며 학문과 표현의 자유를 인정해야 한다는 취지로 무죄를 선고했다. 그러나 2심은 역사 왜곡과 명예훼손의 고의성, 피해자 특정성이 인정된다며 1심을 뒤집고 유죄 판결했다.
정의연 관계자는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대한 인식의 환기가 꾸준히 이뤄져야 한다"며 "역사 왜곡과 피해자 인권 침해 방지를 위한 처벌과 역사 교육 강화가 절실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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