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트니스 트래커 '우프'…연습·휴식·수면 등 최적 몸상태 알려주는 웨어러블 기기
전 하버드대 스쿼시팀 주장 개발…매킬로이·토마스·쇼플리·파울러 등이 사용하며 유행 조짐
국내 '마인드아이'에서도 원천 기술 갖고 있으나 스포츠 분야는 상품화 전단계
[뉴스핌] 김경수 골프 전문기자 = '저 선수 손목에 찬 것이 뭐래요?'
로리 매킬로이, 더스틴 존슨, 저스틴 토마스, 잔더 쇼플리, 리키 파울러, 스콧 매카런 등 세계적 선수들의 오른 손목을 유심히 살펴보면 뭔가를 차고 있다. 지난해 4월 오거스타내셔널 위민스 아마추어에서 2위를 한 마리아 파시도 그렇다.
얼핏 보면 시계나 애플·삼성의 스마트 워치, 피트비츠(FitBits) 또는 만보계 같기도 하지만, 그렇지 않다. '우프'(Whoop)라는 피트니스 트래커다.
손목에 착용하는 스트랩(오른쪽)과 그것을 통해 수집한 자료를 스마트폰에 나타내주는 '우프 3.0 스트랩' 구성품. [사진=우프] |
골프위크에 따르면 이 웨어러블 디바이스는 운동선수가 얼마나 트레이닝을 해야 하는지, 연습이나 경기 후 어떻게 효율적으로 회복해야 하는지, 적절한 수면시간은 무엇인지 등을 알려준다. 스마트폰과 연계되며, 스마트폰에서 우프 앱을 열면 자신의 몸상태, 수면의 질, 전일 대비 회복도 등을 알 수 있다.
이 기기는 2012년 윌 아메드라는 사람이 고안, 상품화했다. 아메드는 전 미국 하버드대 스쿼시팀 주장이다.
아메드는 "이 기기는 지시하거나 보여주거나 진동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다른 웨어러블 디바이스와 차별화된다. 기기 안에는 작은 전기적 센서가 있는데 이것이 초당 100회 심장박동수를 체크해준다. 그것을 통해 착용한 사람의 연습, 스트레스, 걱정 등으로부터 몸이 견딜 수 있는 중압감을 측정한 후 소정의 알고리즘을 통해 심장이나 몸의 적정상태를 알려준다."고 설명한다. 요컨대 우프를 통해 그 사람의 몸상태를 파악한 후 스마트폰 화면으로 알려주면, 착용한 사람은 그 자료에 따라 최적의 휴식·연습·경기 상태에 근접할 수 있는 것이다.
이 기기는 시계처럼 손목에 차는 것이 일반적이다. 배터리 자체 충전식이며, 한 번 충전하면 4~5일은 간다고 한다. 두께가 1인치 정도여서 스윙하는데 큰 방해는 안된다. 그래도 꺼림칙하면 위팔(상박)에 차도 된다. 매킬로이는 왼손목엔 시계를, 오른손목엔 우프를 찬 상태로 경기에 나선다. 존슨·토마스·쇼플리 등은 시계는 안차고, 오른 손목에 이 우프만 착용한 채 플레이한다.
유명 선수들이 차는 이 제품은 '우프 3.0 스트랩'이다. 일반인들도 구매할 수 있다. 손목에 차는 스트랩은 무료이고, 6개월동안 앱을 사용하는 조건으로 월 30달러, 총 180달러(약 21만원)를 받는다. 6개월 후에는 새로 앱사용 계약을 맺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스트랩은 무용지물이다. 요컨대 월 3만5000원 정도를 내고 영구히 사용하라는 얘기다.
이 회사의 마케팅 매니저인 A J 베이커는 "이 기기가 골퍼들에게 6번아이언샷에 페이드를 걸어 벙커를 넘긴 후 고약한 핀 위치에 볼을 멈추게끔 해주지는 않는다"며 "어떻게 연습하고 어떻게 회복하는지를 알려줘 대회가 열리는 특별한 날에 최고의 컨디션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하는데는 도움을 준다. 이 기기를 착용하면 라운드당 2~3타를 세이브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국내에서도 우프와 유사한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기업이 있다. (주)마인드아이라는 중소기업이다.
이 회사는 스마트폰 등으로 40초 정도 촬영한 동영상 이미지를 이용해 뇌파를 분석해주는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이른바 바이브라 시스템을 통해 그 사람의 심리 상태나 정신 기능 정보를 약 10가지(밸런스·집중도·스트레스·불안 등)의 감정차트로 즉각 표시해준다. 의료·헬스·보안·거짓말탐지 등의 분야에서는 실용화됐으나 스포츠 분야에서는 아직 상품화 전단계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사 최진관 대표는 "우프에 적용된 기술은 기본적인 것 중 하나다"며 "마인드아이는 더 다양하고 발전된 원천 기술을 갖고 있다. 앞으로 골프 분야에도 진출할 계획이다"고 말한다.
세계 톱랭커들이 우프를 착용함으로써 이는 곧 다른 선수들에게도 전파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몇년새 아마추어 골퍼들이 너나없이 거리측정기를 차고 다니듯이, 이 기기도 유행을 탈 날이 멀지 않은 것같다. 스코어 1~2타를 줄여준다는 데, 프로든 아마추어든 혹하지 않을 골퍼가 있을까.
선수들이 대회에서 우프를 사용하는데 대해 아무런 말이 없는 것으로 봐서, 이 기기는 영국골프협회(R&A)와 미국골프협회(USGA)로부터 사용해도 된다는 판정을 받은 듯하다. ksmk7543@newspim.com
지난 10월 제주에서 열린 미국PGA투어 더 CJ컵에서 우승한 저스틴 토마스. 그는 당시 오른 손목에 '우프 3.0 스트랩'을 차고 플레이했다. [사진=미국PGA투어] |
지난 11월 중국에서 열린 WGC HSBC 챔피언스에서 우승한 로리 매킬로이. 그가 오른 손목에 찬 것이 '우프 3.0 스트랩' 이다. 당시 그는 왼손목에는 일반 시계를 찼다. [사진=유러피언투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