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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이후 주목! 베이징 미식거리] 도성에서 유일하게 문 연 식당 '두이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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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년 풍상 정양문에도 코로나 19 그림자가...
베이징 10대 미식거리 '라오쯔하오 박물관'
건륭제가 변장하고 들러 요기 한 뒤 편액 하사

[뉴스핌 베이징 = 최헌규 특파원] 고궁(故宫,자금성)을 비롯해 중국 베이징의 많은 명소가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문을 닫았다. 텐안먼(天安門)이나 텐안먼 광장도 철저히 봉돼됐다. 옛 베이징 분위기가 남아있는 곳, 2환 도로 내에 밀집한 후통(단층의 옛 골목 집)거리도 주민증 없이는 출입을 못한다. 고궁 뒷쪽 난뤄구샹(南锣鼓巷) 후통과 그 옆 스차하이(什刹海)공원도 외부인 출입이 전면 금지됐다.

베이징은 요즘 코로나19 방역 때문에 여기저기 많은 곳을 폐쇄해 숨이 막힐 지경이지만 이 와중에서도 비록 제한적이나마 여전히 사람들의 발길을 허용하는 몇몇 명소가 있다. 고궁 남쪽 편의 첸먼대가(前門大街, 전문대가)와 고궁 뒷 편 베이하이(北海) 공원, 디탄(地坛)공원, 텐탄(天坛)공원, 시외곽 샹산(香山)공원 등이 바로 그런 곳이다.

샹산공원의 경우 개방은 해놨으나 일주일 전인 15일 만해도 입장객이 거의 눈에 띄지 않았다.  그런데 22일 베이징 신규 확진자가 없다는 발표가 나온 후 맞은 주말 샹산으로 가는 5환 도로는 코로나19 사태후 처음 심한 정체현상을 보였다. 하지만 테안먼 앞 출입을 2월초에 갑자기 폐쇄한 걸 보면 이런 곳들 역시 감염확산 추이에 따라 언제 또 통제할지 알 수 없다.    

이 가운데서도 첸먼거리는 비록 조사가 엄하긴 하지만 코로나19 우려에도 통행을 허용하는 베이징에서 가볼만한 곳중 대표적인 명소 중 한 곳이다. 22일 이곳에 들렀을 때 관리 책임자들은 체온검사와 주거지 파악 등 엄격한 심사를 거쳐 입장을 허용했다. "어디서왔느냐 , 후베이성 사람들과 접촉한 적 없느냐"고 꼬치꼬치 캐물었다. 신분증을 보여달라는데 없다고 양해를 구하자 한참 뜸을 들인뒤 그냥 들어보내 준다.

 

[뉴스핌 베이징 = 최헌규 특파원] 2월 22일 베이징 첸먼대가 거리가 행인의 발길이 뚝 끊긴 채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2020.02.23 chk@newspim.com

첸먼대가는 텐안먼 광장 남쪽의 첸먼(정양문)에서 남쪽으로 이어지는 폭 20미터, 약 1킬로미터 길이의 상업거리다. '라오쯔하오 박물관'이라는 별칭과 함께 베이징의 10대 미식거리로 유명하다. 평소 이곳은 밤낮 할 것 없이 국내외 유커들의 발길로 인산인해를 이루는 지역이다.

하지만 이날 체먼대가 거리로 들어서자 가장 전통적인 이 베이징 상업거리는 행인의 흔적을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한산한 모습을 하고 있었다. 랑팡(廊坊) 후통과 다스란(大栅栏) 센위커우(鲜鱼口) 등 골목은 외부인이 출입을 못하게 모두 폐쇄하고 있었다. 원래 다스란 골목을 통해 류리창(琉璃厂)까지 갈 수 있지만 이쪽도 모든 골목 진입을 물샐틈 없이 봉쇄하고 있었다.

첸먼대가 양편에 늘어선 수도 없이 많은 전통 라오쯔하오들과 일반 상점들 중에서도 문을 연 곳은 음식점 한 두 곳과 커피점과 편의점 한 곳 등 손으로 숫자를 꼽을 수 있을 정도였다. 첸먼대가 상업거리를 개방은 해놓고 있었지만 행인들도 드물고 사실상 상점들의 영업은 10% 정도도 채 이뤄지지 않는 것 같았다.

 

[뉴스핌 베이징 = 최헌규 특파원] 2월 22일 관리인들이 베이징 첸먼대가의 번화한 거리 다스란 후통을 통제하고 있다.   2020.02.23 chk@newspim.com

첸먼과 첸먼대가는 베이징에서 가장 유서깊은 장소이자 이름난 관광 미식 거리중 한 곳이다. 첸먼은 명 때 처음 지어진 것으로 정식 명칭이 정양문이다. 명 청부터 중화민국 시기까지 이곳은 정양문대가로 불렸다가 1965년 정식 명칭이 첸먼대가로 바뀌었다.

처음 명나라때는 정양문 바로 옆, 체먼 입구와 센위커우 랑팡후통을 중심으로 상점들이 들어섰다. 주로 신선 물고기와 돼지고기 매탄 쌀 등 식량을 파는 가게들이 장사를 했다. 지금도 다스란 후통거리 서쪽끝의 매탄 거리가 과거의 역사를 전해주고 있다. 청때 이후 산시 등 외지 상인들이 하나둘 들어와 터를 잡으며 상권이 발달하기 시작했다.

또 2월 22일 현재 코로나19때문에 모두 출입이 막혔지만 첸먼대가 중간쯤에서 좌우로 갈라지는 센위커우와 다스란 거리는 이곳을 대표하는 랜드마크로 꼽힌다. 다스란에서 랑팡후통으로 이어지는 먼쾅후통에서는 루주(卤煮) 와 베이징 자장면, 궈테(锅贴, 속을 넣은 튀김}, 자관창(炸灌肠, 녹말 반죽 부침) 등 베이징의 다양한 민속 음식들을 만날 수 있다.

 

[뉴스핌 베이징 = 최헌규 특파원] 루주는 돼지고기와 내장 등을 지져 익힌 뒤 국물과 함께 끓여내는 음식으로 베이징의 대표적인 전통 요리중 하나다.  첸먼 먼쾅 후통골목의 한 루주 식당에서 대형 가마솥에 루주 요리가 끓고 있다.  2020.02.24 chk@newspim.com

1월초 이곳을 찾았을때 '라오류먼쾅바이녠루주(老六门框百年卤煮)' 주인은 전 중국에서 가장 유명한 루주(돼지고기와 내장등을 지져 익힌 뒤 가마솥에 끓여낸 요리) 식당이라며 엄지손가락을 꼽아보였다. 최근 한국인 밀집지역인 베이징 왕징에도 바로 이 먼쾅 루주라는 식당이 문을 열었다. 하지만 루주는 한국사람들로선 취더우푸나 샹차이 이상으로 입에 대기 힘든 음식중 하나다.

뭐니뭐니 해도 체먼대가의 명물은 다양한 분야의 유서깊은 전통 브랜드 라오쯔하오다. 이곳은 말그대로 라오쯔하오 박물관과 같은 곳이다. 첸먼 대가에만 류비쥐(六必居)병원, 취안쥐더(全聚德) 오리구이점, 퉁런탕(同仁堂)약국, 루이푸샹(瑞蚨祥)실크 점포, 창춘당(长春堂)약국, 네이렌성(内联升) 신발, 장이위안(张一元)차, 웨성자이(月盛斋) 고기점, 그리고 두이추(都一处) 샤오마이(烧麦)만두점 등 수 많은 라오쯔하오 점포가 들어서 있다.

매번 이곳 라오쯔하오 상점 주인들에게 물어보지만 그들 조차도 얼마나 많은 라오쯔하오가 이곳에서 영업하고 있는지 알 수 없다고 고개를 저었다. 언제가 한번 이곳 골목 골목을 다니다가 대표적 라오쯔하오인 다오샹촌(稻香村) 과자점의 숫자를 세어봤는데 15개 넘게 손을 꼽다가 포기하고 말았다.

 

[뉴스핌 베이징 = 최헌규 특파원] 베이징 첸먼대가에서도 먹자골목으로 유명한 셴위커우 골목이 2월 22일 오후 텅 빈 모습을 하고 있다.  2020.02.23 chk@newspim.com

22일 오후 첸먼 대가는 주말인데도 거리가 텅텅 비어있었다. 식사할 곳을 찾다가 운좋게도 간판격 라오쯔하오 식당인 '두이추(都一处)'가 문을 연 것을 발견했다. 커피점과 편의점 한 두 곳외에 두이추는 이날 첸먼 대가 전체를 통털어 장사를 하는 거의 유일한 음식점인 듯했다. 지난 1월초 인터넷 문화 해설사 리창 선생의 안내로 이곳을 찾았을 때 두이추에 대한 재미있는 얘기를 들은 터라 더더욱 구미가 당겼다.

"36.6도입니다. 자리에 앉기전에 방문록에 인적 사항을 작성해주세요" 두이추 라오쯔하오 식당에 발을 들여놓으려 하는데 종업원이 다가와 먼저 체온을 잰 뒤 주소지 전화번호 등 인적사항을 상세히 적게 하고 그다음에야 자리로 안내한다.

종업원의 안내를 받아 두이추의 자랑거리인 양고기 사오마이(烧麦,烧卖)만두와 목이버섯 되지고기 야채볶음 요리를 시켰다. 큰 좁쌀 죽 한대접을 포함해 가격이 120위안 정도로 대체로 저렴한 편이었다.

식사를 하다가 두이추를 소개하는 벽보를 쳐다 보니 라오쯔하오 두이추의 유래와 관련해 아주 흥미있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 두이추는 청나라 건륭시기인 1738년에 산시(山西)성 왕(王)씨라는 사람이 당시 정양문(현재의 첸먼)에서 멀리 떨어진 첸먼 외대가에 천막 주점으로 처음 장사를 시작한 것으로 전해진다.

[뉴스핌 베이징 = 최헌규 특파원] 청나라 건륭황제가 식당 이름 편액을 하사해서 유명해진 '두이추' 라오쯔하오 음식점이 2월 22일 첸먼대가 음식점 가운데 거의 유일하게 영업을 하고 있다.  두이추 식당은 체온검사는 물론 신상정보 기록 등 엄격한 검사를 거쳐 손님을 입장시키고 있었다.  2020.02.23 chk@newspim.com

왕씨는 나중에 돈을 번 뒤 1742년 첸먼대가 센위커우(鲜鱼口) 인근에 작은 점포를 지어 사업을 확장했다. 처음에는 사오빙과 두부튀김에 소주를 팔았으나 나중에 '사오마이' 만두와 자산쟈오(炸三角,삼각튀김)와 교자, 셴빙(馅饼) 등으로 요리 종류를 늘렸다고 한다. 이중 사오마이는 석류열매와 같이 오무린 꽃모양의 만두를 대바구니에 쪄낸 것으로 얇은 피에 소고기와 양고기 돼지고기 등 속을 가득 채운 것이 특징이다.

라오쯔하오 브랜드로서 두이추라는 상호가 정해진데에는 아주 재미있는 얘기가 전해오고 있다. 벽에 걸려있는 두이추 유래를 쳐다보는데 식당 지배인이 마스크를 쓴 채 옆 테이블로 다가와 보충 설명을 해준다. 수백년전 창업자 처럼 자신의 성도 왕(王)이라고 소개한 이 지배인은 "두이추는 베이징에 6개점이 있는데 왕징에는 없다. 잘왔다"면서 100밀리 짜리 작은 백주까지 한병 서비스로 권한 뒤 설명을 시작했다.

청나라 건륭황제가 어느날 수하 두명을 데리고 베이징 퉁저우 지방으로 암행시찰을 나섰다가 자금성으로 돌아오는데 날이 저물고 배가 출출해 식당을 찾았다. 하지만 때는 섣달 그믐날이어서 설 쇨 준비를 하느라 도성의 모든 식당들이 문을 닫았다. 건륭황제 일행은 간신히 불빛이 새어나오는 주막을 찾아들어갔는데 그 요리와 술 맛이 궁중음식을 뛰어넘을 정도였다. 

 

[뉴스핌 베이징 = 최헌규 특파원] 2월 22일 베이징 첸먼대가의 라오쯔하오 두이추 식당은 체온측정에서 합격점에 들면 인적사항을 세밀히 적은 뒤 자리를 배정해줬다.  2020.02.23 chk@newspim.com

주인은 왕루이푸(王瑞福)라는 사람이었다. 평범한 행색을 한 건륭 황제는 만족스러운 표정을 감추지 못하고 주인에게 물었다. "밖에 호롱에 술주막(酒铺)이라고 적혀있던데 이 집 이름이 무엇이오".  왕루이푸는 "보잘것 없는 장사에 무슨 상호가 있겠소. 내 성이 왕이라 그냥 왕씨 주막이라고 한다오"라고 대답했다. 그러자 손님은 "섣달 그믐 모두가 설 쇠러 가고 도성에 식당이라곤 왕씨 주막 한 곳이라...". 이렇게 중얼거린 뒤 주막을 나섰다.

황궁으로 돌아간 건륭황제는 도성의 한 곳이라는 뜻으로 일필휘지 친필로 '두이추(都一处)'라고 써서 편액을 만들게 한 뒤 다음날 태감을 시켜 은 100냥과 함께 왕루이푸 주막으로 보내줬다. 어제 밤 식사를 하고 간 손님이 건륭황제라는 얘기를 들은 왕루이푸는 혼이 빠질듯 놀라 황망히 엎드려 절을 하며 황제가 하사한 두이추 편액을 받아들었다.

왕루이푸 술 주막은 졸지에 베이징 도성에서 황제의 편액을 달고 음식장사를 하는 유명한 요리점이 됐고 이후 두이추는 황제가 내린 두이추 편액을 보려고 사방팔방에서 몰려드는 손님들로 문전 성시를 이뤘다.  이미 설립한 지가 300년이 다 돼가는 두이추는 점포를 키우기 보다는 전통의 맛을 유지 계승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얘기를 마칠때 쯤 지배인 왕씨는 "그러고 보니 오늘도 체먼대가에서 문을 연 라오쯔하오 음식점이 우리 '두이추' 한 곳인 것 같습니다"라고 말하며 웃어보였다.

[뉴스핌 베이징 = 최헌규 특파원] 300년이 다 되가는 베이징의 라오쯔하오 두이추 식당이 가장 자랑하는 특징적인 요리는 화사한 꽃 모양에 석류 열매 처럼 생긴 사오마이(烧麦) 만두다.    2020.02.23 chk@newspim.com

베이징= 최헌규 특파원 chk@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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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성과급 400%+1270만원' 잠정합의 [서울=뉴스핌] 이찬우 기자 = 현대자동차 노사가 장기간 이어진 교섭과 파업 끝에 올해 임금교섭 잠정합의안을 마련했다. 노사는 피지컬 인공지능(AI)과 로보틱스 등 미래 기술 도입에 공동 대응하고, 2028년까지 기술직 500명을 신규 채용하기로 했다. 현대자동차 노사 관계자들이 지난 6월 18일 현대차 울산공장에서 2025년 임금 및 단체협상 교섭 상견례를 했다. [사진=현대차] 현대차 노사는 25일 울산공장 본관 동행룸에서 열린 16차 교섭에서 잠정합의안을 도출했다고 밝혔다. 최영일 현대차 대표이사와 이종철 전국금속노동조합 현대자동차지부장 등 노사 교섭대표가 참석했다. 상견례 이후 111일 만이다. 올해 교섭은 7월 이후 노조가 파업에 돌입하면서 장기간 진통을 겪었다. 파업에 따른 차량 생산 차질과 직원 임금 손실이 발생했고, 부품 협력사의 경영 부담도 커졌다. 노사는 추가 피해를 막고 하반기 생산과 신차 출시 일정을 정상화해야 한다는 데 공감해 잠정합의에 이르렀다. 파업 여파를 조속히 수습하고 대내외 불확실성에 대응하는 데도 힘을 모으기로 했다. 이번 합의에는 임금과 근로조건뿐 아니라 미래 산업 전환에 관한 내용도 포함됐다. 노사는 피지컬 AI와 로보틱스 등 미래 기술 도입이 기업 경쟁력 확보에 필요하다는 데 뜻을 같이했다. 이에 따라 회사는 신사업과 신기술 추진 경과를 노조와 투명하게 공유하고, 노사는 미래 산업 전환 과정에 공동 대응하기로 했다. 변화 대응력과 생산성, 제조 경쟁력 향상을 위한 제도 개선 방안도 논의한다. 기술직 신규 채용도 진행한다. 노사는 2027년 하반기 핵심 직무를 중심으로 기술직 200명을 채용하고, 2028년에는 300명을 추가로 뽑기로 했다. 현대차는 국내 공장 재편에 따라 기존 1공장과 42라인 재건축을 추진하고 있다. 이에 따른 대규모 인력 배치 전환이 예정돼 있지만, 노사는 고용 창출이라는 사회적 책임을 고려해 신규 채용에 합의했다. 임금과 성과급은 기본급 10만원 인상과 경영성과금 400%+1270만원, 현대차 주식 15주, 해시포인트 50만원 지급 등으로 구성됐다. 기본급 인상분에는 호봉승급분이 포함됐다. 현대차 관계자는 "장기간의 교섭 진통과 파업으로 주주와 고객, 부품 협력사 등 이해관계자들에게 심려를 끼쳐 송구하다"며 "하반기 생산과 신차 출시에 총력을 다해 고객 성원에 보답하겠다"고 말했다. chanw@newspim.com 2026-08-25 0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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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 희소성 쇼크 몰려온다 *자금 풍요의 시대가 저물고 자금쟁탈의 시대가 도래했다. 글로벌 금융시장에 자금을 공급하던 주체들의 돈줄기는 저마다의 사정으로 가늘어지고 있다. 그 반대편에선 천문학적 부채를 안고 있는 주요국 정부들의 재정 차입 수요와 인공지능(AI) 기술혁명의 물결에 올라타려는 기업들의 투자 붐으로, 민·관의 자금조달이 봇물을 이룬다. 인플레이션 유령을 떨치지 못한 중앙은행들은 참전을 꺼리고 있다. 다음 ①~⑤편에서는 '과잉저축 시대'의 종언과 '대(大)차입 시대로 전환'을 불러온 동인과 이것이 자산시장에 갖는 함의를 짚어본다. ⑥~⑨편은 미래 매출과 수익을 담보로 자금조달 각축전을 벌이는 AI업계의 최근 동향과 이들의 부채 폭식이 초래할 금융 측면의 위험, 그 위험 너머의 기회를 살피기로 한다. [서울=뉴스핌] 황숙혜 기자 = 저축 과잉(Saving Glut)의 시대가 막을 내리고 자본 희소성(Capital Scarcity)의 시대가 본격화됐다. 골드만 삭스를 포함한 월가의 공룡 투자은행(IB)은 기업부터 정부까지 자금 수요가 폭증하는 반면 돈줄이 말라 들어가면서 기간 프리미엄의 구조적 상승과 채권 자경단의 빈번한 출몰이 뉴 노멀로 자리잡기 시작했다는 데 한 목소리를 낸다. 중국의 과잉 저축과 IT 대기업의 자금력, 여기에 일본의 초저금리가 미국 정부의 국채 발행 물량을 흡수하면서 금리를 누르고 자산시장의 버블을 부추겼던 패턴이 깨졌다는 얘기다. 무위험 자산으로 통했던 미국 국채의 리스크 프리미엄이 상승하면서 자본 효율성이 낮은 기업이나 부채 규모가 큰 정부가 시장의 냉정한 심판에 직면하게 됐고, 저금리를 지렛대 삼은 자산 버블을 뒤로 하고 높은 레벨의 자본 비용을 전제로 한 새로운 투자 방정식이 자리잡고 있다는 데 월가 구루는 공감대를 형성한다. 골드만 삭스는 최근 보고서에서 인공지능(AI) 레버리지 청산과 미 국채 금리 급등, 호르무즈 해협 분쟁 등 2026년 여름 글로벌 금융시장을 흔든 세 가지 변수가 일회성 악재로 보기 힘들다고 주장했다. 지난 20여년간 지속된 과잉 저축 시대가 끝나고 자본 희소성의 시대가 열렸다는 사실을 알려주는 경고음이라는 얘기다. AI 레버리지 투자로 고수익률을 올렸던 헤지펀드가 7월 반도체 지수 폭락으로 160억달러 규모의 포지션을 시타델(Citadel)에 전량 매각한 사실이나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6차례 금리 인하에도 30년물 국채 수익률이 5.27%까지 뛴 점, 그리고 미국-이란 갈등으로 국제 유가가 급등락을 반복하는 가운데 미국 전략석유비축(SPR) 규모가 40년래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것은 20년간 저금리를 떠받쳤던 대전제가 무너진 데 따른 결과라는 얘기다. 저축 과잉 시대 종료와 자본 희소성 시대 개막 [AI 일러스트=황숙혜 기자] 해외 중앙은행의 미국 국채 보유 비중이 34% 선에서 24% 아래로 떨어진 것은 자금 공급의 축소를 의미하고, 연간 8000억달러 이상 AI 인프라 구축과 리쇼어링, 각국 방위비 증액, 여기에 국채 만기 도래에 따른 차환 수요까지 자금 수요는 폭발적이다. 자금시장의 수급 불균형으로 인해 자본의 가격에 해당하는 실질 금리, 즉 기간 프리미엄이 구조적인 상승세로 고착화될 수밖에 없는 실정이라고 골드만 삭스는 경고한다. 뿐만 아니라 주식시장과 국채시장, 원유시장의 유동성이 동시에 막히는 이른바 '유동성 트리플 킬(Liquidity Triple-Kill)로 인해 변동성 상승이 일상화되는 '고변동성 사이클(High Volatility Cycle)에 진입했다고 보고서는 판단한다. 골드만 삭스가 제시한 '유동성 트리플 킬'은 주식과 채권, 원유를 포함한 실물 자산 시장의 유동성이 한 시점에 동시에 막히면서 서로 악순환을 일으키는 유동성 경색을 의미한다. 실제로 높은 레버리지를 일으켜 AI 테마에 베팅했던 헤지펀드가 지수 폭락으로 담보 부족에 시달리게 되자 무차별 매도를 강행, 주가 하락과 강제 청산, 추가 급락의 악순환을 일으켰다. 채권시장에서는 미국 정부가 연간 1조달러를 웃도는 이자 비용과 재정 적자를 메우기 위해 매달 천문학적인 규모의 국채를 발행하지만 해외 중앙은행과 연기금의 매수는 위축되는 실정이다. 미 재무부가 시장에서 막대한 현금을 흡수하면서 빅테크를 포함한 기업들 자금줄이 바닥을 드러냈고, 장기물을 중심으로 금리 역주행이 벌어졌다. 설상가상, 호르무즈 해협 차단으로 유가 폭등과 인플레이션을 막아주던 미국 전략비축유가 40년래 최저치로 떨어지면서 유가 변동성을 완충해 줄 실물 유동성 버퍼도 거의 소멸했다. 골드만 삭스는 미국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이 4% 아래로 복귀할 수 있을지 여부는 연준의 손을 벗어난 문제라고 주장한다. 원유시장만 보더라도 호르무즈 해협 리스크 프리미엄이 일회성 충격에서 지속적인 할인 요인으로 전환했고, 원유 변동성지수(OVX)와 뉴욕증시의 공포지수(VIX) 간의 거대한 격차가 단기간에 줄어들기 어렵다는 얘기다. 2026년 여름을 기점으로 금융시장이 마침내 자본 희소성이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에 프리미엄을 지불하기 시작했고, AI 레버리지 청산과 미 국채 금리 급등, 호르무즈 분쟁이라는 세 가지 힘은 거대한 서사의 세 가지 단면일 뿐 이면에 깔린 구조적 동인들은 이제 본색을 드러내기 시작했다고 골드만 삭스는 강조한다. 미국 30년물 국채 수익률 [자료=블룸버그] 저금리와 저물가, 풍부한 유동성이라는 과거의 공식이 더 이상 작동하지 않고, 장기 국채를 중심으로 고금리 고착화와 자본 조달 비용 상승으로 인한 기업 양극화, 채권 자경단의 지배력 강화, 자산시장 변동성의 일상화가 새로운 메커니즘으로 등장했다는 것. 월가의 황제로 통하는 제이미 다이먼 JP 모간 최고경영자(CEO)의 경고도 같은 맥락이다. 그는 지난 5월 블룸버그TV와 인터뷰에서 월가가 과잉 저축의 시대를 뒤로 하고 자본 희소성의 시대로 진입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 [자료=블룸버그] 저축 부족과 대출 수요 폭발로 시장 금리가 예상보다 훨씬 더 높은 수준까지 오를 수 있다는 것. 그는 미국을 비롯한 주요국 정부의 브레이크 없는 국채 발행과 이자 부담, 공급망 재편과 친환경 전환에 들어가는 거대한 인프라 자금, AI 및 국방비 지출 급증 등 세 가지를 '자금 폭식'의 주요인으로 꼽았다. 미국 30년물 국채 수익률이 5.27%까지 오르며 2007년 이후 19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했고, 2년물 수익률도 상승 흐름을 지속, 시장이 정부의 재정 적자와 인플레이션 리스크를 적극 반영하는 가운데 다이먼은 기업 신용 시장에 닥칠 '이중 고통'을 경고했다. 국채시장 뿐 아니라 회사채와 신용시장도 충격을 피하기 어렵다는 것. 국채 금리 상승으로 인해 모든 회사채의 이자율 벤치마크가 올랐고, 기업 부도 위험 재평가로 스프레드가 벌어질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막대한 부채를 짊어진 기업들이 만기 연장에 나서면서 과거보다 높은 이자 비용을 감당해야 하기 때문에 기업 신용 리스크가 본격적으로 누적, 차환 대란이 터질 수도 있다고 그는 말한다. 이 밖에 월가의 여러 전문가들도 흡사한 의견을 제시했다. 씨티그룹의 매크로 전략가 짐 맥코믹은 보고서에서 "인플레이션 우려가 확산되면서 채권 트레이더들이 30년물 수익률의 핵심 목표치로 5.5%를 겨냥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TS 롬바드의 스티븐 블리츠 수석 미국 이코노미스트는 보고서에서 "미국 10년물 수익률이 6%까지 치솟을 수 있다"며 "국채 장기 약세장이 이제 시작"이라고 경고했다. 재정 적자와 인플레이션, 그리고 차환 압박이 누적되는 가운데 고금리 장기화(higher for longer)가 고착되면서 채권과 신용시장이 앞으로 보다 가혹한 시험대를 직면하게 될 가능성에 월가는 무게를 둔다. 시장 전문가들은 저금리와 풍부한 유동성이 종료되고 자본 희소성과 고금리가 정착되는 새로운 국면에서는 과거처럼 연준의 금리 인하만 바라보고 주가 밸류에이션이 상승하기는 어렵다고 말한다. AI 레버리지 청산에서 보듯 악재가 터지거나 유동성 경색이 발생할 때 시장을 받쳐줄 '무제한 자금'이 실종됐고, 증시 전반의 변동성 상승과 재무 건전성에 따른 기업들의 극단적 양극화가 벌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다. 기대와 소문에 기대 오르는 주식보다 잉여현금흐름(FCF)과 실적이 우량한 종목으로 투자 영역을 좁히고, 인컴 및 현금성 자산의 비중을 늘리는 전략이 필요하다는 조언이다. shhwang@newspim.com 2026-08-25 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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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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