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등 재택근무 옵션
"컨티전시 플랜 가동하며 공급다변화해야"
[실리콘밸리=뉴스핌]김나래 특파원= 글로벌 기업들은 코로나19 여파로 비상이 걸리면서 저성장의 뉴노멀 시대를 더욱 가속화 시키고 있다. 이에 글로벌 기업들은 컨티전시 플랜을 실험하고 있는 가운데 키워드는 언택트(Untact)와 공급망 다변화가 핵심으로 떠오르고 있다.
9일(현지시간) 마켓워치는 구글, 애플, 마이크로소프트(MS), 트위터 등 미국 실리콘밸리 기업들이 우한 코로나 확산을 막기 위해 자사 직원들에게 재택근무를 권장하고 있다고 전했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코로나19'가 전 세계로 확산되자 자사 직원들에게 "이달 9일부터 13일까지 업무가 허용한다면 자유롭게 원격으로 근무하라"고 했다. 그는 코로나19에 대해 "전례가 없는 사건"이라고 표현했다.
아마존, 애플, 구글, 페이스북 로고(왼쪽부터 시계방향). [사진= 로이터 뉴스핌] |
또 중단했던 재택근무를 되살리는 경우 외에 향후 코로나19 사태 악화로 학교나 돌봄시설이 폐쇄될 것을 우려하면서 대응에 나선 곳도 있다. 글로벌 회계 기업인 PwC는 직원들에게 학교나 탁아소를 폐쇄할 경우 회사에서 제공하는 연간 1000달러의 보육 보조금을 이용하도록 권장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코로나19 확산으로 글로벌 행사 불참 선언도 잇따르고 있다. 글로벌 종합 콘텐츠 행사 '사우스 바이 사우스웨스트(SXSW)'도 취소됐다. 이번 취소는 34년만에 처음이다. 또 페이스북은 5월 초 미국 새너제이에서 개최하려던 연례 개발자 콘퍼런스(F8)를 취소했고, 세계 최대 게임 개발자 콘퍼런스인 'GDC'도 올해 하반기로 연기됐다. 중국발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미국 실리콘밸리의 글로벌 IT 기업들을 비상 경영 태세로 몰아 넣고 있는 형국이다.
이에 따라 언택트 문화가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다. 기업용 메신저 '슬랙'과 화상회의 시스템 '줌' 같은 도구가 인기를 끌고 있다. 집에서도 동료나 상사와 회의를 진행하면서 직장에서처럼 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 것이다. 마이크로소프트(MS)도 재택근무자를 위해 기업용 협업툴인 MS 팀즈(MS Teams) 6개월 무료 평가판을 제공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기업들은 코로나19로 상황이 어려워지면서 일종의 컨티전시플랜인 비상 대책인 사업연속성계획(BCP)을 점검하기 시작했다. 이는 재난이나 위기가 발생했을 때 단순한 데이터 백업뿐 아니라 핵심 업무와 기능을 유지하도록 표준화한 대응체계를 말한다.
특히, 중국에 대한 생산 의존도가 높은 기업들은 매출다변화에 나서기 시작했다. 제조업은 생산 차질이 생기지 않도록 동남아시아와 인도에 주목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 2일(현지시간) 애플이 중국 내 제품 생산라인을 베트남으로 이전하는 논의를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애플은 에어팟, 아이폰 등 주력 제품 조립라인 일부를 베트남, 인도로 옮기고 맥북프로를 미국에서 조립하는 등 공급망 다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중국에 대한 수출입 비중이 높은 기업들은 생산과 구매 네트워크, 시장 진출전략을 재점검하고 수출시장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한 업계 대표는 "이제는 해외 투자 시 생산비용 절감이나 시장 확보 측면뿐만 아니라 전염병, 수출규제, 보호무역 등 다양한 요인을 고려한 글로벌 공급망의 다변화 전략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ticktock0326@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