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금리 인하 폭 및 시기 검토중
신예대율 규제와 고객이탈 우려
[서울=뉴스핌] 김신정 기자 =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0.5%포인트(p) 인하하면서 은행들의 고민도 커졌다. 그동안 은행들은 고객이탈을 우려해 눈치싸움을 하며 금리인하를 미뤄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에는 큰 폭의 기준금리 인하다보니 은행들도 조만간 여수신 금리를 내릴 가능성이 크다.
실제 은행들은 지난해 한은이 기준금리를 0.25%p씩 2차례 내린 금리 인하폭을 지난달에서야 시중금리에 반영했다. 올해부터 적용되는 신예대율 규제를 맞추기 위해 예·적금을 늘려야하는 상황에서 인하 시기를 빨리 결정하기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17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주요 시중은행들은 한은의 기준금리 대폭 인하 결정에 따라 수신금리 조정을 검토하고 있다. 은행들은 당장 수신금리(예·적금 금리)를 내리진 않을 전망이다. 예대율 규제와 고객 이탈을 우려해서다.
[서울=뉴스핌] 25일 국민은행 여의도지점에서 행원이 마스크를 쓴 채 은행 업무를 보고 있다. [사진=국민은행] |
올해부터 신예대율 규제가 적용되면서 은행의 가계대출 가중치가 올라갔다. 예대율이란 은행의 예금잔액 대비 대출금 비율을 말한다. 이 때문에 신예대율을 맞추기 위해 은행들은 예·적금을 늘려야 할 상황이다. 은행의 시중금리 인하 폭과 시기를 고민하는 이유다.
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지난달 은행들이 시중금리를 내린 것은 이미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를 선반영한 측면도 있다"며 "다만 이번에는 큰 폭의 기준금리 인하다 보니 아마 은행들의 고민도 클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은행 관계자는 "한은이 기준금리를 0.5%p 인하함에 따라 시장 실세금리 등을 감안해 금리인하 시기 및 인하 폭을 검토할 예정"이라며 "아직 인하 시기 및 인하폭은 결정된 바 없다"고 말했다.
현재 시중은행들의 정기예금 상품은 모두 금리가 1% 초반대다. 지난달 시중은행 4곳이 잇따라 인하하면서 1%대까지 떨어뜨렸다.
비교적 시장금리와 연동이 빠른 대출금리 인하는 이르면 다음달부터 가시화될 전망이다. 기존 고정금리 대출은 해당되지 않는다. 신규 신용대출의 경우에도 기준금리 인하 폭을 반영해 금리가 더 떨어질 전망이다.
이번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는 다음달 중순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에도 반영될 예정이다. 코픽스 금리를 기준으로 하는 변동금리는 다음달부터 더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 코픽스는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 기준이 된다. 예·적금 등 국내 은행의 전월 자금 조달 금리를 가중 평균해 매달 중순 산정되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은행들이 시중금리를 인하하기까지는 시간이 다소 걸릴 것"이라며 "한은의 이번 대폭의 금리인하는 일반 가계보다는 자영업자와 중소기업의 대출 금리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aza@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