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부색 하얀 것이 미인이란 그릇된 인식을 심는다" 비판 쇄도
아시아제품 '미백(whitening)', '환해지다(lightening)' 표현 제거
[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다국적 생활용품 기업 유니레버(Unilever)가 해외 미백 화장품 브랜드 '페어 앤드 러블리'(Fair & Lovely) 명칭을 포기하기로 했다. '피부색이 하얘야 미인'이라는 잘못된 인식을 심어줄 수 있다는 비판이 일자 브랜드명을 바꾸기로 한 것이다.
인도의 한 상점 판매대에 있는 유니레버의 미백 크림 '페어 앤드 러블리'. 2020.06.25 [사진=로이터 뉴스핌] |
25일(현지시간) 미 온라인 매체 버즈피드(BuzzFeed) 뉴스에 따르면 유니레버는 이날 성명을 내고 "우리는 모든 피부톤을 포함하고 아름다움의 다양성을 추구하는 스킨케어 제품 사업 포트폴리오를 약속한다"며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페어 앤드 러블리 브랜드명을 바꾸고 제품에 '희다'(fairness), '미백'(whitening), '(안색이) 환해지는'(lightening) 등 단어를 제거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페어 앤드 러블리' 화장품은 주로 중국, 인도, 인도네시아, 가나 등에서 많이 팔리는 해외 주력 제품인데 최근 미국 에서 전 세계로 확산한 인종차별 반대 시위 움직임에 회사 미백 제품명 변경 압박이 커졌다. 페어 앤드 러블리는 직역하면 '피부가 희고 사랑스러운'이란 뜻이다.
영국 BBC에 따르면 유니레버의 '페어 앤드 러블리' 제품 생산 중단을 요구하는 2개의 청원은 1만8000명의 동의 서명을 받았다. 한 청원에는 이 화장품이 "우리의 피부색이 잘못됐고, 아름답다고 느끼기 위해서는 피부가 하얘야 한다는 잘못된 인식을 준다"고 썼다.
버즈피드는 백인경찰의 과잉진압에 흑인남성 조지 플로이드가 사망한 사건으로 촉발된 '흑인 목숨도 소중하다'(Black Lives Matter, BLM) 운동에 점점 더 많은 기업들이 동참하고 있다고 전했다.
유니레버는 자사 공식 인스타그램에 "우리는 인종 정의(racial justice)에 책임이 있다"며 "100만달러 이상"의 기부금을 사회 정의 기관과 운동가들에게 전달할 것이라고 밝혔다. 월마트, 아마존 등 미국 25개 대기업들도 후원에 동참하고 있다.
사회적 문제를 외면하고 있다는 비판은 소비자들의 보이콧으로 이어진 사례도 나왔다. 스타벅스는 직원들에게 'BLM'이 적힌 옷을 입을 수 없다고 지침을 내린 사실이 드러나 소셜미디어상에서 보이콧 움직임이 일었다.
wonjc6@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