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관세 충격, 기업 실적 부진 영향에 外人 자신감 약화
"전문가 30%, 인도 비중 줄여야...5월과 상반된 반응"
국내기관투자자 강력 매수에 니프티 낙폭은 제한적
[방콕=뉴스핌] 홍우리 특파원 = 미국이 부과한 고강도 관세와 기업들의 실적 부진으로 외국인 투자자의 인도 주식 매도세가 강화하고 있다고 현지 금융 전문 매체 민트가 14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외국인 투자자들은 지난 13일 하룻동안 364억 4000만 루피(약 5786억 7000만원) 상당의 인도 주식을 매도했다. 이로써 이달부터 현재까지의 외국인 순매도액은 2226억 4000만 루피로 늘어나게 됐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7월에도 4766억 6000만 루피어치의 인도 주식을 팔아치웠으며, 7월부터 이달 현재까지의 누적 매도액은 1조 9200억 루피에 달한다고 민트는 전했다.
외국인 투자자는 올해 1~3월 인도 주식을 순매도했다. 이후 4월 매수자로 전환해 6월까지 매수세를 유지하면서 1~6월 3100억 루피 상당의 순매수를 기록했으나 7월부터 또 한 번 손바뀜이 일어났다.
인도와 미국 간 무역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진 것이 인도 증시에 대한 외국인 자신감을 약화시켰다. 일본 등을 포함한 아시아 주요 국가들은 미국과 무역 협정을 체결한 반면, 인도는 유제품과 농산물 시장 개방과 러시아 원유 수입 중단 등을 놓고 미국과 대립하며 협상에 난항을 겪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달 말 인도에 대해 25%의 상호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밝힌 데 이어 이달 6일에는 러시아산 원유 수입을 이유로 25%의 추가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추가 관세는 오는 21일부터 발효될 예정으로, 인도의 대미 수출품에는 50%의 고율 관세가 매겨진다.
인도가 가장 먼저 미국과 협상을 타결할 것이란 전망이 빗나가고, 일본(15%)과 중국(30%)이 인도보다 유리한 관세율을 확보하면서 외국인 투자자들은 이들 국가로 눈을 돌렸다고 매체는 지적했다.
뱅크 오브 아메리카(BofA)의 설문 조사에 따르면, 글로벌 펀드 매니저들이 가장 선호하는 시장 1위로 일본이 꼽혔고, 중국이 그 뒤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조사에 참여한 매니저의 30%가 인도에 대해서는 "비중 축소" 의견을 제시했다.
태국과 말레이시아에 대해 "비중 축소" 의견을 낸 매니저는 전체의 각각 20%, 10% 수준이었다.
블룸버그는 뱅크 오브 아메리카의 조사 결과에 대해 "5월 조사 결과와 완전히 상반되는 것"이라며 "당시 조사에서는 인도가 관세 전쟁에서 가장 안전한 피난처로 인식되며 일본을 제치고 가장 선호되는 시장이었다"고 전했다.
한편 이달 들어 13일까지 8거래일간 이어진 외국인 매도에도 불구하고 인도 증시의 낙폭은 제한적이었다. 뮤추얼 펀드 주도의 국내 기관 투자자(DII)의 강력한 매수가 시장을 뒷받침했다.
민트에 따르면, DII는 8월 들어 13일까지 5189억 9000만 루피 상당의 인도 주식을 매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DII 매수가 외국인 투자자 매도를 상쇄하면서 니프티50 지수는 0.6% 하락에 그쳤다.
올해 들어 현재까지 DII 매수액은 47조 루피를 넘어섰으며, 이러한 흐름이 남은 4개월 동안 지속된다면 DII의 올해 연간 매수액은 지난해의 52조 루피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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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뭄바이 로이터=뉴스핌] 최원진 기자= 인도 마하라슈트라주 뭄바이에 위치한 봄베이 증권거래소(BSE)에서 한 남성이 업데이트된 시장 뉴스를 보여주는 전광판 앞을 지나 가고 있다. |
hongwoori8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