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증권·금융 주식

속보

더보기

[홍승훈의 리턴즈] 유동성만 믿지마, 동학개미만 믿지마

기사입력 : 2020년09월10일 06:00

최종수정 : 2020년09월10일 08:09

[서울=뉴스핌] 홍승훈 선임기자 = 뭐든 나오기만 하면 역대급입니다. 최근 카카오게임즈 일반청약에 모여든 돈은 58조5543억원(경쟁률 1524대1). SK바이오팜의 증거금 신기록(30조9899억원)을 석달만에 깔끔히 지웠습니다. 외국인이 하루에 1조원 훌쩍 넘는 폭탄 매물을 쏟아내도 시장은 견고합니다. 조단위 매물에 3~4%씩 폭락하던 증시는 옛 기억이 됐지요. 이 모든 것이 동학개미 힘, 흘러넘치는 유동성 덕입니다.

향후 증시 방향성을 두고 낙관 혹은 비관적으로 보는 전문가들 모두 공감하는 지점이 하나 있는데요. 바로 '유동성'입니다. '기조적으로 꺾이기 어려운 장세'란 평가가 나오는 데는 흘러넘치는 증시자금이 핵심입니다. 장사가 안돼 많은 식당이 문을 닫고 종업원을 내쳐야만 하는 경기위축 국면임에도, 실물 경기지표와 주가간 괴리도가 비이성적으로 벌어지고 있음에도 강세론자가 대접받는 데는 다 이유가 있습니다.

대체 유동성은 얼마나 될까.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7일 기준 증시 대기자금인 예탁금은 63조원을 넘었습니다. 불과 2거래일 전인 3일 예탁금(47조3964억원)대비 16조원 늘었습니다. 펀드 등 금융상품을 살 수 있는 증권사의 종합자산관리계좌(CMA) 잔고도 13조원 늘어 58조원입니다. 하루만에 예탁금과 CMA로 들어온 돈이 자그마치 29조원. 카카오게임즈 청약 환불자금의 증시유입 영향이 크긴해도 단기 유입액으로 전례없는 규모입니다.

전체 유동 시총을 따져봐도 그렇습니다. 현재 코스피와 코스닥 시가총액이 총 1900조원 남짓인데요. 수급 주체별 비중은 대주주 30%, 외국인 35%, 기관 15~20% 가량으로 추정됩니다. 이를 더하면 80~85% 수준이지요. 이 수급주체들의 특징은 종목간 다소 변동이 있을뿐 단기간내 총량이 변할 가능성은 낮습니다. 결국 시시각각 움직이는 유동시총은 개인의 15~20% 수준이란 얘기지요. 금액으로는 300~400조원 가량인데 최근 유입되는 예탁금 규모와 추세를 봤을때 유동성의 힘으로 올라가는 시장이 이해못할 바 아닙니다.

국내의 금융자산 총액을 봐도 현재 주식시장 케파가 더 커질 가능성에 무게가 실립니다. 한국은행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경제주체들의 금융자산, 즉 예금과 보험, 주식, 채권, 금융상품 등을 합친 규모는 1경8937조원(3월말 기준)에 이릅니다. 이 가운데 개인이 보유한 금융자산은 3976조원인데요. 주식비중은 간접투자를 포함해 16.3%(647조원)에 불과하지요. 가계자산의 70% 이상이 부동산인 점을 감안하면 금융자산, 특히 주식 비중은 전체 가계자산의 5%도 안되는 게 현실입니다. 다시말해, 증시 예탁금과 신용잔고 증가 추이가 단기로 보면 과도해 보일 수 있지만 우리나라 전체 금융자산 규모, 부동산 중심의 가계자산 등을 감안하면 꼭 그렇지만도 않습니다.

아시겠지만 증시로 돈이 흘러넘치는 이유는 돈 길이 막혀있기 때문입니다. 글로벌 유동성은 흘러넘치는데 저금리 기조에다 부동산마저 규제에 막혀 돈이 빠져나갈 구멍이 없습니다. 간접투자 역시 최근 이어지는 금융상품 사고들로 기세가 크게 꺾였습니다. '시중 유동성을 회수하진 않을까'란 걱정도 당분간은 할 필요가 없어 보입니다. 일각에서 나오는 인플레이션 우려 등은 최소 2~3년 이후의 시나리오입니다. 갈 곳 잃은 돈이 지금 증시로 몰릴 수밖에 없는 구조적 현실을 인정할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코로나에 대한 공포 역시 점차 증시에 유리해져 갑니다. 주식시장도 코로나에 면역력이 생겼고, 백신과 치료제는 언제든 치고나올 수 있는 재료지요. 단지 시간이 필요할 뿐인데 탈코로나의 가능성은 어제보단 오늘, 오늘보단 내일이 높아집니다.

다만 한가지. 모든 현상과 논리가 유동성으로 귀결되는 기승전유동성 시대에 우리의 관찰력은 보다 섬세해질 필요가 있겠습니다. 사람은 본래 자기가 보고 싶은 것만 보려는 경향이 있습니다. 심리학 분야에서 유명한 연구인 '고릴라 실험'이 이를 잘 보여주는데요. 20여년전 미국의 인지심리학 교수 2명이 이 실험을 했는데요. 실험 대상자들에게 여학생 6명이 둥글게 모여 농구공을 주고받는 영상을 보여주면서 '공이 몇번 전달되는지' 횟수를 적어내게 했습니다. 관찰력 테스트죠. 학생들이 횟수를 적어낸 뒤 교수가 갑자기 묻습니다. "고릴라를 본 사람?". 학생들 절반 이상이 고릴라를 보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다시 돌려본 영상에는 고릴라 옷을 입은 사람이 공놀이를 하는 학생들 한가운데로 들어와 가슴을 치고 나가는 장면이 나옵니다.

지금도 유튜브 등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영상인데요. 관찰력 테스트에 참가한 실험 대상자들은 왜 고릴라를 못봤을까. 다들 눈에 불을 켜고 봤지만 공의 토스 횟수에 집중하느라 놓친 겁니다. 이 실험은 앞서 갖고 있던 인간의 주의력과 인지능력에 대한 고정관념을 깼는데요. 이 실험에서처럼 우리는 눈 앞에서 벌어지는 변화와 상황을 못보는 경우도 종종 있습니다. 

증권가에선 예탁금이 향후 2~3년내 100조원을 넘어설 것이란 전망도 나오는데요. 사실 유동성이란 그 안에 있을땐 짜릿하나 한 순간 일거에 빠져나갈 수 있는 자금입니다. 지금 동학개미로 불리는 이들 역시 과거 동학농민운동 당시 농민들과는 본질이 다릅니다. 애국심이 아닌 철저하게 자기 이익을 위해 움직이는 투자자일뿐입니다. 위기가 닥쳤을때 이들의 포지션을 예측하기 어렵습니다.

유동성에 취해, 유동성에 기대어 우리가 미처 보지 못한 고릴라는 정말 없었을까. 기세등등하던 미국증시의 급격한 조정, 변화의 기미가 묻어나는 달러 방향성, 스멀스멀 올라가는 금리, 바짝 고개를 치켜든 변동성지수(VIX). 이제 이런 것들을 '더 높은 곳에서' '더 세심하게' 살피는 구간에 들어선 듯 합니다.

deerbear@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SPC "8시간 넘는 야간근무 없앤다" [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SPC그룹이 27일 대표이사 협의체인 'SPC 커미티'를 열고 장시간 야간 근로를 폐지하고, 앞으로 생산직의 야근 시간을 8시간 이내로 제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SPC그룹은 야간 생산이 불가피한 일부 필수 품목을 제외하고, 가능하면 야간 가동 자체를 줄여나가겠다는 방침이다. 그룹 관계자는 "8시간 초과 야근 폐지를 위해 △인력 확충 △생산 품목 및 생산량 조정 △라인 재편 등 전반적 생산 구조를 완전히 바꿀 계획이다. 각 (계열)사별 실행 방안을 마련해 10월1일부터 전면 시행한다"고 설명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25일 경기 시흥시 SPC 삼립 시흥 공장에서 열린 산업재해 근절 현장 노사간담회에서 발언을 하는 모습. [사진=대통령실]  주간 근무 시간 역시 단계적으로 단축해 장시간 노동에 따른 피로 누적과 사고 위험을 사전에 차단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이번 근무체계 전환이 현장에서 안정적으로 정착될 수 있도록 노조와 협의를 병행하고, 내부 교육 및 매뉴얼 정비 작업도 함께 추진할 예정이다. SPC는 "생산 현장의 장시간 야간 근로에 대한 지적과 우려를 무겁게 받아들여 근무 형태를 비롯한 생산 시스템 전반에 대한 개혁을 추진하기로 했다"며 "앞으로 근로자 안전이 최우선시되는 일터를 만들 수 있도록 적극 개선하고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결정은 지난 25일 이재명 대통령이 SPC삼립 시화공장을 직접 찾아 현장 간담회를 주재하며 야간 노동과 과도한 업무 강도를 지적한 데 따른 것이다.  이 대통령은 지난 5월 SPC 시화공장에서 발생한 여성 노동자 사망 사고와 관련해 "수십 년이 흘렀지만 여전히 현장에서 노동자가 죽고 있다"며 "같은 방식의 사고가 반복되는 건 심각한 문제"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돈과 비용 때문에 안전과 생명을 희생하는 구조라면 반드시 바뀌어야 한다"며 "이번을 계기로 산재 사망률을 줄이기 위한 현실적이고 구체적인 대책이 마련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 김용범 정책실장, 문진영 사회수석 등 청와대 주요 인사들이 배석했으며, SPC 측에선 허영인 회장과 김범수 SPC삼립 대표, 김지형 컴플라이언스위원장, 김희성 안전보건총괄책임자, 김인혁 노조위원장 등이 참석했다. CJ푸드빌, 크라운제과 등 타 식품업체의 현장 책임자들도 함께 자리를 했다. wonjc6@newspim.com 2025-07-27 13:22
사진
특검, '공천개입 의혹' 윤상현 의원 소환 [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의 공천 개입 의혹을 수사 중인 민중기 특별검사팀이 27일 국민의힘 윤상현 의원을 소환했다. 윤 의원은 이날 오전 9시 25분께 서울 종로구 KT광화문웨스트빌딩에 위치한 특검 사무실에 출석했다. 현장에 모인 취재진이 공천 개입 의혹에 대한 입장을 묻자 윤 의원은 "진실되고 성실하게 조사에 임하겠다"고 답했다. 윤 전 대통령으로부터 김영선 전 의원의 공천과 관련한 연락을 받은 적이 있는지에 대한 질문에는 "그 부분은 조사에서 말씀드리겠다"며 말을 아꼈다. 윤 의원은 2022년 6월 치러진 경남 창원 의창구 국회의원 보궐선거 당시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을 맡았으며, 특검은 김건희 여사가 당시 전략공천에 영향을 미치는 과정에 윤 의원이 개입했는지 여부를 집중 수사 중이다. 김 여사는 제20대 대통령 선거 직후 '정치 브로커'로 알려진 명태균 씨로부터 여론조사를 무상으로 제공받은 대가로, 같은 해 6월 보궐선거에서 김영선 전 의원이 창원 의창에 전략공천되도록 개입한 혐의를 받고 있다. 앞서 공개된 통화 녹취록에 따르면, 윤석열 전 대통령은 2022년 5월 9일 국민의힘 보궐선거 공천 발표를 하루 앞두고 명태균 씨에게 "내가 김영선이 경선 때부터 열심히 뛰었으니까 김영선이를 좀 해줘라 그랬는데, 말이 많네. 당에서"라며 "상현이(윤 의원)한테 내가 한 번 더 이야기할게. 걔가 공관위원장이니까"라고 말했다. 특검팀은 이달 8일 업무방해 등 혐의로 윤 의원의 국회 의원회관 사무실과 자택 등을 압수수색하고 휴대전화 등을 확보했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공천 개입 의혹을 받는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이 27일 오전 소환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 종로구 KT광화문빌딩 웨스트에 마련된 김건희 특검 사무실로 출석하고 있다. 2025.07.27 mironj19@newspim.com wonjc6@newspim.com 2025-07-27 10:01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