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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승훈의 리턴즈] SK바이오팜의 악몽

기사입력 : 2020년06월30일 06:00

최종수정 : 2020년06월30일 06:00

[서울=뉴스핌] 홍승훈 선임기자 = 내 이름은 SK바이오팜. 요즘 몸 둘 바를 모르겠다. 천정부지로 치솟는 몸값. 표정관리조차 어렵다. 이러다 연예인병에 걸리는 거 아닐까, 걱정이다.

지난 주 일반투자자 공모청약 경쟁률은 323대 1. 증거금으로 1억원을 쐈다면 많게는 16주(78만4000원어치), 적게는 11주(53만9000원어치) 받아갔다. 앞서 이뤄진 기관투자자 수요예측에선 경쟁률이 무려 836대 1. 이때 몰려든 자금만 575조원이다. 우리나라 1년 정부 예산을 넘는 규모다.

그래서 시장에선 온통 내 얘기다. 나 때문에 주식계좌를 처음 텄다는 '이들'과 청약하려고 퇴직금을 온전히 증거금으로 넣었다는 '그들',  그리고 신용대출이나 마이너스통장을 생애 최초 만들었다는 '저들'까지 다양한 분들이 나를 추종하고 있다나 뭐라나. 덕분에 많은 기록이 이번에 깨졌다. 청약증거금 31조원. 6년여전 증거금 최고치를 기록한 제일모직(30조원)을 뛰어넘었다. 내가 삼성을 이기다니. 생애 최고의 날이다.

 

그런 내가 드디어 이틀 뒤 링에 오른다. 본 게임 시작이다. 공모 때 날 사지 못한 이들이 미친듯 달려들 테지. 그래서 다들 기보유 종목 팔아 현금 챙기기에 바쁘단다. 그렇다고 날 쉽게 갖게 될 것이란 생각은 오산이다. 당분간 '점상'(개장직후 상한가)을 예상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내 몸값이 치솟는데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 일단 수급이다. 한마디로 역대급이다. 우리 주인이 날 너무 아끼느라 시장에 물량을 조금만 풀었다. 대주주 지분과 우리사주를 빼면 시장물량이 20%. 여기에 락업(보호예수)된 기관들 지분(15%)을 감안하면 당분간 유통물량은 달랑 5% 안팎이다. 아무래도 이참에 '묻지마 투자' 본좌가 되지 않을까 싶다.

게다가 때 마침 바이오업황은 왜 이리도 좋은건지. '셀트리온' 3형제는 물론이고 형님인 '삼성바이오' 분위기도 아주 좋다. 다들 신고가다. 우리야말로 진정한 코로나19의 최대 수혜주가 아닐까 싶다. 이런 분위기라면 코스피200지수 조기편입도 확실시된다. 이후 이어질 패시브 자금 유입은 덤이다.

산전수전 다 겪은 여의도 형님들 얘길 들어보면 일단 상장직후 공모가(4만9000원)의 2배인 10만원은 족히 갈 것 같다. 평소 바이오를 썩 내켜하지 않는 여의도 꼰대 형님들도 상장초기 내 몸값에 대해선 왠지 말을 아낀다. 시간이 지나면서 적정가치를 찾아갈 것이란 어정쩡한 중장기 전망만 읊조릴뿐이다.

그런데 이상하게 요즘 밤만 되면 악몽에 시달린다. 지금이야 다들 나를 찾고 치켜세우니 좋긴 하다. 하지만 상장이란 게 하루 이틀, 일년 이년하다 말 것도 아니지 않나. 이렇게 비행기 태우다 냅다 패대기친 경우가 한두 번인가.

지금의 나 역시 쉽게 만들어진 게 아니다. 오랜기간 피땀흘려 그 어렵다는 미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은 약만 2개다. 현재 임상중인 출중한 약들도 꽤 된다. 물론 아직 확실한 건 아니다. 잘 만들면 뭐하나. 잘 팔려야지. 먼저 상장된 형님들에 비해 부족한 게 많다. 그런데 이런 나를 깊게 알려는 이들은 별로 없다. 그저 내 겉 모습만 보고 흥분한다.

아직 이렇다 할 실적도 없다. 작년 기술 수출을 해서 선계약금으로 잡힌 1000억원 남짓이 역대 최대 연매출이다. 지난 달부터 팔기 시작한 세노바메이트(뇌전증치료제)도 갈 길이 구만리다. 아무리 좋은 약을 만들어도 글로벌 빅파마의 유통체인에 얹혀지지 못하면 쉽지 않은 게 현실. 미국 의료보험 적용 건도 솔직히 높은 벽이다. 차라리 라이센싱 아웃을 할 걸 그랬나 후회한 적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같은 대기업 계열이다보니 '삼바' 형님과 비교해 내 가치를 부풀리는 것도 솔직히 부담이다. 그 형님은 바이오 위탁생산(CMO)와 바이오시밀러가 주력이다. 미래 안정성 측면에서 꽤 안정적이다. 요즘 수주현황을 보면 더 그런 생각이 든다. 나와는 결이, 이익모델 자체가 다르다. 과거 나와 같은 신약개발사인 LG생명과학, 한미약품, 코오롱 인보사 등 쟁쟁했던 선배들의 시련과 아픔도 익히 들었다. 나 또한 그처럼 되지 말라는 법 없다.

무엇보다 유통주식수가 너무 적어 단기 버블로 끝나는 게 아닐까 걱정이다. 자칫 단기 급등했다 추락해 가뜩이나 힘받고 있는 동학개미에 누를 끼치는 건 아닐까. 이럴 경우 내 이미지에도 좋지 않다. 시장에 상장돼 있는 수많은 바이오 동료들에게도 긍정적 영향을 주고 싶은 것도 내 진심이다. 다만 여의도에서 나를 두고 좋은 점만 부각시키다보니 마음이 무겁다. 증권사나 운용사야 '물 들어올때 노 젓는' 심정이겠으나 중장기 관점에서 내공을 쌓으면서 크고 싶다. 단기 트레이딩과 먹튀, 이런 분들이 그래서 무섭다.

어찌됐든 악몽은 여기까지다. 기왕 지금껏 달려왔는데 힘들다고 멈출 순 없지 않나. 이혼 앞둔 우리 주인님 지갑도 채워드려야 하고, 자신의 경영실적평가(KPI)가 주가에 달린 그룹 계열사 CEO 분들도 신경쓰지 않을 수 없다. 그러잖아도 실적이 떨어져 주가가 톡톡 부러지는 우리 그룹주를 위해서라도 내 한 몸 바칠테다. 그게 내 롤이자 운명이니까. 

deerbear@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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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日 여행객 'K-쌀' 사간다 [세종=뉴스핌] 이정아 기자 = 일본 여행객이 한국을 방문, 한국 쌀을 직접 구매해 들고 나가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일본 내 쌀값이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가운데 '밥맛 좋은 한국 쌀'이 대체제로 급부상하면서 벌어지는 현상이다. 3일 <뉴스핌>이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6월까지 상반기 동안 일본 여행객이 한국에서 직접 구매해 일본으로 들고 간 국산 쌀은 3만3694kg로 집계됐다. 일본은 지난 2018년부터 휴대식물 반출 시 수출국 검역증을 의무화한 나라로, 병해충과 기생식물 등 식물위생 문제에 매우 엄격하다. 특히 쌀처럼 가공되지 않은 곡류는 검역 과정이 매우 까다롭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본 여행객들의 한국산 쌀 열풍은 지속됐다. 지난해 한 해 동안 일본 여행객이 반출한 국산 쌀은 1310kg에 불과했지만, 올해는 상반기에만 무려 25배 이상 급증했다. 같은 기간(2024년 1~6월)으로 비교하면 작년 106kg에서 올해 3만3694kg로 약 318배 증가한 셈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일본 여행객들의 '쌀 쇼핑'이 열풍을 불면서 관련 문의가 급증했다"며 "한국쌀이 일본쌀에 비해 맛과 품질이 뒤떨어지지 않는다는 인식이 생기면서 반출되는 양도 많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쌀을 화물로 탁송하는 사례도 동반 상승했다. 올해 상반기 기준 화물검역을 통해 일본으로 수출된 국산 쌀은 43만1020kg에 달한다. 지난해 화물 검역 실적이 1.2kg에 그쳤던 것과 비교하면 폭증 상태다. 업계에서는 이번 흐름이 국산 쌀에 대한 일시적 특수로 끝나지 않고 국내에서 정체된 쌀 소비의 새로운 돌파구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임정빈 서울대 농경제학과 교수는 "일본에서 쌀 가격이 두 배 이상 올랐으니 한국에 와서라도 쌀을 구매하는 여행객이 늘어난 것"이라고 짚었다. 이어 "다만 일본의 쌀 관세율이 매우 높기 때문에 한국 쌀의 가격만 보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국산 쌀의 품질이 높기 때문에 이 부분에서도 합격점이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영종도=뉴스핌] 윤창빈 기자 = 11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에 중국발 여행객들이 입국하고 있다. 2023.03.11 pangbin@newspim.com 정부 역시 이같은 수요에 대응해 일본 관광객을 대상으로 검역제도 안내·홍보에 나서기로 했다. 현재는 농림축산검역본부를 통한 사전신청, 수출검역, 식물검역증 발급, 일본 통관까지 최소 3단계 이상이 요구된다. 다만 한국 쌀을 일본으로 반출할 때 한국에서 식물검역증을 발급받아야 한다는 사실을 모르는 일본 관광객이 일본에 돌아가 쌀을 폐기하는 일이 생기면서 홍보의 필요성이 대두됐다. 농식품부 고위 관계자는 "지난달 오사카 엑스포 현장 방문을 계기로 일본 농림수산성과 예방할 기회가 주어졌는데 그 자리에서 쌀 검역 문제가 논의됐다"며 "한국 정부는 일본 여행객이 애써 한국 쌀을 구매한 뒤 일본으로 돌아가 폐기하는 일이 없도록 제도 홍보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전했다. plum@newspim.com 2025-07-03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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