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금융, 20년만에 유상증자...정기 이사회서 최종 결정
원활한 자금 조달 차원...마진콜 사태 지적
증권사, 투자자 빚 증가...신용공여 조절 중
[서울=뉴스핌] 김신정 기자 = 개인투자자들의 빚이 갈수록 늘자, 은행에 이어 증권사들도 신용공여 조절 고삐를 바짝 죄고 있다. 증권사들이 신용융자 제공을 위해 자금을 조달해 가는 한국증권금융도 자본 확충에 나서고 있다.
증권금융은 증권을 담보로 금융투자업계에 자금을 대출해 주거나 투자자 예탁금을 맡아 운용하는 등의 업무를 한다. 증권사에 필요한 자금을 공급하고 주식 대차 업무 등을 지원하고 있다. 하지만 지난 3월 증권사들의 마진콜(증거금 추가납입 통지) 사태를 계기로 증권금융의 증권사에 대한 지원능력이 부족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면서 자본확충의 필요성이 제기됐다.
21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증권금융은 지난 2000년 이후 20년만에 유상증자를 검토하고 빠르면 다음달, 늦어도 오는 11월 정기 이사회에서 안건을 올려 이를 확정지을 예정이다. 증권금융 고위 관계자는 "현재 유상증자 규모 등 증자조건에 대해 검토중으로 추후 이사회 결의를 거쳐 확정될 예정이나, 아직 구체적인 증자조건 등은 확정되지 않은 상태"라고 말했다.
여의도 증권가 / 이형석 기자 leehs@ |
증자 방식은 기존 주주들이 신주를 떠안는 방식으로 배정 유상증자가 될 방침이다. 증권금융 주주들은 한국거래소, 우리은행, 하나은행, NH투자증권 등이다.
올 상반기 기준 증권금융의 자본금은 2조1589억원이다. 증권금융의 발행주식수는 6800만주다. 유상증자를 통해 추가적으로 6800만주를 발행하면 총 납입자본금 규모는 총 6800억으로 수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증권금융이 자본 확충에 나서는 이유는 지난 3월 글로벌 증시 폭락으로 국내 증권사들의 주가연계증권(ELS) 마진콜 사태를 겪을 당시 제때 지원이 어려웠기 때문이다. 또 최근 증권사들이 신용공여 조절에 들어간 가운데 원활한 자금조달 확보차원에서다. 증권금융은 "유증을 통한 자본확충으로 자본시장 지원 여력을 확대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통상 증권사들은 자기자본에서 또는 증권금융에서 돈을 조달해 투자자들에게 신용융자를 제공한다. 증권금융에서 1~2%대 금리로 돈을 빌려와 이자 수익을 붙여 고객에게 빌려주는 구조다. 증권금융을 통해 자금을 조달받고 있는 국내 증권사는 총 18개사에 달한다.
이들 증권사들은 최근 개인 투자자들의 대출이 커지자 신용공여 조절에 나서고 있다. NH투자증권은 이날부터 신용거래융자를 일시 중단했다. 앞서 한국투자증권과 삼성증권도 지난 11일과 16일부터 신용융자를 중단한 뒤 계속 유지하고 있다.
KB증권과 신한금융투자는 신용융자 기존대로 유지하되 보유 주식을 담보로 돈을 빌려주는 예탁증권담보대출은 중지했다. KB증권은 지난 7월23일부터 줄곧 담보대출을 중지하고 있고, 신한금투는 지난 16일부터 담보대출을 중단했다. 신한금융투자 관계자는 "담보대출 할수있는 한도가 차서 조절 중에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에 따르면 종합금융투자사업자(자기자본 3조원 이상 증권사)의 신용공여 합계액이 자기자본의 100%를 초과하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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