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진 "육아와 돌봄 책임, 왜 여전히 여성에게만… 구조적 성차별 해소할 것"
[서울=뉴스핌] 정태선 기자 = '임금차별타파의 날'인 25일, 더불어민주당 중앙선대위 여성본부는 여성 소상공인, 프리랜서 방송작가, 마트 노동자, 재봉사 등 다양한 여성노동자들과 간담회를 열고, 고용형태와 성별에 따른 임금격차의 현실을 공유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강금실 중앙선대위 총괄선대위원장, 서영교 전 노동존중실천단장, 이수진 여성본부장이 함께 참석해 여성노동의 현장 목소리를 경청했다. 특히 서영교, 이수진 두 인사는 현실을 직시하며 제도적 개선의 필요성을 강하게 피력했다.
강금실 총괄선대위원장은 "대학 시절 YH사건을 겪으며 김경숙 열사를 기리는 데 우리가 소홀했다는 생각을 해왔다"며, "여성노동자 한 분 한 분이 민주주의를 이끄는 주체라는 자부심을 가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수진 여성본부장은 구조적 문제를 정면으로 지적했다. "지금도 육아와 돌봄의 책임은 국가가 아닌 여성 개인에게 지워지고 있다"며 일침을 가했다. 이어 "성별임금격차뿐 아니라, 고용안정성·돌봄노동 등 모든 측면에서 여성의 노동이 저평가되고 있다"며 "이 구조를 바꾸는 데 정치가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 |
'임금차별타파의 날'을 맞아 더불어민주당 관계자들과 여성노동자들이 고용형태와 성별에 따른 임금격차에 대해 논의했다. |
서영교 전 단장은 "여성노동자의 삶이 바뀌어야 대한민국이 바뀐다. 여성의 임금차별과 비정규직 차별, 일터에서의 차별을 끝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더 나은 조건의 노동환경을 만들고, 모두가 함께 나아지는 세상을 위해 끝까지 싸우겠다"는 다짐도 덧붙였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현장의 절실한 목소리도 잇따랐다. 필라테스 스튜디오를 운영하는 김나원씨는 여성 1인 사업장의 안전 문제를 제기하며 "위급상황 시 자동 알림이 가능한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프리랜서 방송작가 이가람씨는 "프로그램 형태별 표준계약서 의무화와 근로계약서 체결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22년차 마트 계산원 조이용씨는 "근골격계 질환이 심각하지만 여성은 여전히 승진에서 배제된다"고 지적했으며, 40년 경력의 재봉사 박인자씨는 "공임 단가가 30년째 제자리, 최저임금조차 받지 못하는 현실"을 고발했다.
간담회를 마친 참석자들은 '김경숙길'을 함께 걸으며 여성노동 현실 개선을 위한 연대와 결의를 다졌다. 고(故) 김경숙 열사는 1979년 YH무역 여성노동자 투쟁의 상징적 인물로, 노동운동 과정에서 안타깝게 목숨을 잃었다.
한편,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는 ▲'고용평등 임금공시제' 도입 ▲여성 1인 사업장 대상 안심벨 보급 ▲문화예술 프리랜서 대상 사회보험 확대 ▲4.5일제 도입 및 최소휴식시간 제도화 등 다양한 여성·노동정책을 발표한 바 있다.
이번 간담회는 단순한 청취를 넘어, 향후 입법 및 정책 대안 수립의 이정표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된다.
windy@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