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용석 기자 = 프랑스오픈에서 동화 같은 일이 벌어졌다.
라파엘 나달(세계 2위·스페인)은 4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의 스타드 롤랑가로스에서 열린 프랑스오픈 테니스대회(총상금 3800만유로) 단식 16강전에서 세바스찬 코다(213위·미국)를 3대0(6-1 6-1 6-2)으로 꺾고 8강에 진출했다.
프랑스오픈 8강에 진출한 라파엘 나달. [사진= 로이터 뉴스핌] |
나달과 겨룬 세바스찬 코다는 그의 첫 메이저 대회에서 16강까지 올랐다. [사진= 로이터 뉴스핌] |
세바스찬의 누나 넬리 코다. [사진= 로이터 뉴스핌] |
넬리 코다의 자매 언니 제시카 코다. [사진= 로이터 뉴스핌] |
이로써 나달은 프랑스오픈서 8강에 진출한 최다 선수가 됐다. 조코비치는 13차례, 페더러는 12회, 아가시는 9번 프랑스오픈 8강에 오른 바 있다. 4회 연속 우승을 노리는 나달이 이 대회서 우승하면 로저 페더러(4위·스위스)가 보유한 메이저 대회 남자 단식 최다 우승 기록(20회)과 어깨를 나란히 한다.
하지만 세바스찬 코다는 졌지만 행복했다.
스무살에 불과한 그는 프랑스오픈으로 메이저 데뷔전을 치러 16강까지 올랐다. 이뿐만 아니다. 어릴적 영웅과 나란히 코트에서 경기를 했기 때문이다.
미국 태생인 세바스찬 코르다는 스포츠 가족이다. 부모 둘다 테니스 선수 출신이며 누나들은 유명한 골프 선수이다.
그의 아버지 페트르 코다(체코)는 1992년 프랑스오픈서 단식 준우승을 차지했다. 이후 1998년 호주오픈 챔피언이 됐다. 그의 부인인 레지나 코다도 세계테니스랭킹 26위까지 오른 뛰어난 선수였다.
코르다의 누나들인 제시카 코다와 넬리 코다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선수이기도 하다.
이날 세바스찬 코다는 1세트 초반엔 2차례의 브레이크를 하는 등 여러 시도를 했지만 37분밖에 1대6으로 패했다. 우상 앞에서 너무 긴장했는지 2번째 세트도 6대1, 세 번째 세트는 6대2로 졌다.
그러나 세바스찬 코다는 나달과 맞붙기 전부터 "지구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이다"며 마냥 행복해했다. '테니스 가족'이긴 하지만 나달을 동경한 나머지 테니스에 입문한 그였기 때문이다.
어릴적 '우상' 나달과 함께 찍은 사진은 SNS에 올린 세바스찬 코다. |
나달과의 대진이 성사 됐을 땐 어렸을 때 함께 찍은 사진을 자신의 SNS에 올렸다. '우상' 나달이 너무 좋아 그의 고양이 이름을 '라파(라파엘 나달의 준말)'라고 지을 정도였다.
세바스찬 코다는 프랑스오픈 공식인터뷰에서 "나달은 내 최고의 '아이돌'이다. 또 테니스를 하게 된 이유이기도 하다"며 환하게 웃었다.
나달은 세바스찬 코다에 대해 "20살밖에 되지 않았지만 괜찮은 볼을 치더라. 이날 비도 오고 바람이 많이 불고 지붕도 없는 상황에서 이 정도했으면 장래가 촉망된다"라고 치켜세웠다. 클레이(진흙)코트인 대회장은 비까지 내려 상황이 안 좋았다. 조코비치는 물이 흥건한 코트에서 직접 밀대를 들고 정리 작업을 할 정도였다.
특히 나달은 세바스찬 코다의 부친에 대한 기억도 끄집어냈다. 나달은 "어렸을 적 TV에서 페트르 코다를 본적이 있다. 나도 아가시 등을 동경하며 자랐다"고 말했다.
올해 34세가 된 나달은 "나도 나이가 많이 들었다는 생각이 든다. 아무튼 팬이 커서 유망한 선수로 자란 것은 좋은 일이다"라고 덧붙였다.
'패자' 세바스찬 코다는 당찬 모습을 보였다. 코다는 "아버지가 많이 도와주고 있다. 내 목표는 아버지보다 많은 두차례의 그랜드슬램 우승이다"며 당당하게 목소리를 높였다.
[동영상= 프랑스오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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